헥토르 : ...젠장!
다렌 자식!
대체 어디로 간 거야.
엘리우드 : 아직 리키아에서
나가진 못했을 텐데...
헥토르...
그로부터 5일째야.
...산타루스 후작님의 죽음,
라우스성을 우리가 함락시킨 것도
전부 우제르님의 귀에
들어갔겠지.
하지만 움직일 기미가 없어...
어째서일까?
헥토르 : ...뭔가 생각이 있겠지.
게다가 지금은 오스티아가
움직일 수 없는 사정도 있고...
엘리우드 : 뭔데? 그게...
헥토르 : 베른이야.
지난 몇 달 동안 베른 왕국이
불길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현 국왕 데즈먼드는
리키아 동맹이 조금이라도 끼어들 만한
틈을 보이기만 하면
그걸 기회로 당장
쳐들어올 생각이라고.
형님은 리키아의 맹주인
오스티아 후작으로서
타국에 리키아의 현황을
알릴 수는 없는 거야.
엘리우드 : ...겉으로만큼은
평화롭게 보일 필요가 있다는 거구나.
헥토르 : 그런 거지.
지금 오스티아에는
각국의 밀정이 잔뜩 들어와 있어.
새 오스티아 후작의 동향을 통해
그 수완을 가늠해 보려고 말이지.
조금이라도 이상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즉시 자국에 보고할 거야.
엘리우드 : ...후작의 동생이 이 시기에
형의 곁에 없는 건
「이상한 움직임」에 안 들어가는 거야?
헥토르 : 후제는 별난 사람으로
유명하거든.
이런 때에 평소의 행실이
빛을 발한다는 거지.
엘리우드 : 그건 자랑할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헥토르 : 그건 그렇지.
켄트 : 켄트, 돌아왔습니다!
보고하겠습니다.
성 주위부터 이 숲 입구까지,
곳곳에 라우스 병사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 수는 대략 50으로 추정됩니다!
세인 : 린디스님, 진심이세요?
모처럼 탈출했는데
성으로 다시 돌아간다니...
죽으러 가는 거나 마찬가지라니까요?
린 : ...성에는
할아버님이 계셔.
일단 말씀대로
성 밖으로 도망쳤지만...
이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어!!
윌 : 하지만... 이 인원수로 하우젠님을
구출하는 건 어려울걸요.
세인 : 하... 어디선가
원군이라도 나오면 좋을 텐데...
켄트 : ...라우스병이 말하는 것을
엿들었습니다만,
아무래도 라우스에 쳐들어간 것은
엘리우드 공인 모양입니다.
린 : 엘리우드가!?
라우스엔 무슨 일로?
켄트 : 자세한 사정까진 모릅니다...
하지만, 라우스 후작은 성뿐만 아니라
친아들인 에릭 공까지 버리고
여기 키아란으로 도망쳐 온 것 같더군요.
세인 : 너무한걸... 친아들을
버리다니....
린 : ...어쨌든 엘리우드는
옆의 라우스령에 있다는 거네.
그렇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몰라...
어떻게든 연락해야 돼.
윌 : 놈들에게 들키지 않고 하려면...
숲을 빠져나가는 편이 좋겠네요.
제가 갈까요?
린 : 그래. ...숲에선
말이 움직이기 어렵고 불리하니까...
시간은 걸리겠지만
윌은 재빠른 편이기도 하고...
플로리나 : 린디스님!
제가 갈게요.
페가수스라면 숲을 넘어서 갈 수 있으니까,
제일 빨리 라우스에 도착할 수 있을 거예요.
린 : 플로리나!?
네가 혼자서 행동한다니
무리야!!
플로리나 : 켄트씨네 덕분에
제 남성 공포증도 나아졌고...
엘리우드님과도
만난 적이 있으니까
혼자라도
분명 괜찮을 거예요.
린 : 엄청 위험한 일이야...
알고 있어!?
플로리나 : 네.
...하지만
저, 린디스님을 위해서
강해지기로 결심했어요.
이젠 예전의
겁쟁이 플로리나가 아니니까요...
그러니, 안심하고
맡겨 주세요. 네?
린 : 알았어...
그렇다면 네게 맡길게.
단, 절대로 무리하지 마!
약속이다?
플로리나 : 네! 그럼 가 볼게요.
세인 : 그 마음 약한 플로리나가
힘껏 용기 있는 말을 하다니!
...멋진걸.
켄트 : 이젠 제 몫을 다하는
천마기사군요.
린 : 그러게.
윌 : 린디스님을 위해서라니
기특하네요!
린 : ...초원에 있었을 때는
계속 내가 지켜줬었는데.
섭섭하다...라고 말하면
벌 받으려나.
병사 : 바우커 장군님!
남쪽 상공에 뭔가가 보입니다!
바우커 : ...천마기사!?
숲을 넘어서 어디로 갈 셈이지?
뭐 상관없다. 누구도 키아란령에서
내보내지 말라는 분부가 있었으니까.
바우커 : 활 부대, 앞으로!
당장 쏴서 떨어뜨려라!!
플로리나 : ...라우스로 빠져나가려면
숲을 넘어서, 북쪽으로...
그리고...
플로리나 : ! ...저 사람들은 뭐지?
아무런 깃발도 없어... 하지만
플로리나 : !! 저기 선두에 있는 분은
엘리우드님이잖아!
키아란을 구하러
와 주셨구나... 다행이다.
린디스님이 숲 저편에 있다는 걸
빨리 알려 드려야 해!
헥토르 : 이봐, 적이 보이기 시작했어...
활 부대를 전위에 세워 놓고
뭐 하는 거지?
무서울 정도로 위를 노리고 있는데.
마커스 : 엘리우드님!
동쪽 하늘에 천마기사가!!
플로리나 : 엘리우드님!
엘리우드 : 설마...
플로리나야!?
플로리나 : 네! 저,
린디스님의...
엘리우드 : 플로리나!
아래!!
플로리나: 엣, 앗
꺄악!!!
엘리우드 : 플로리나!!!
헥토르 : 쳇!
플로리나 : ......
으...음.
엘리우드 : 정신이 들어?
플로리나.
플로리나 : 엘리우드님?
...저...
엘리우드 : 궁병한테 저격당할 뻔했어.
잘 피했지만
균형을 잃었던 모양이던데.
시민(아이) : 여러분의 군은 서로 사이가 좋습니까?
동료끼리 서로 의지하고 응원하는...
그런 관계가 근사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상대방과 친해지고 싶을 때는,
일단 그 사람에게 다가가는 게 먼저입니다.
궁합이 맞는 사람 옆에 계속 있다 보면
조만간 친해지게 될 거예요.
어떤 사람과 궁합이 좋은지는
점쟁이에게 물어보는 게 제일 좋지만,
너무 궁합 생각만 하다가
전투를 깜빡하진 마시길.
시민 : 무기는
그 재질에 따라 위력이 바뀌지.
너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 중엔
아마 철로 된 무기가 가장 많겠지만,
철, 강철, 은으로 갈수록
무기가 강해져.
세신 무기는 철보다
위력은 떨어지지만 다루기 쉽지.
좋은 무기는 비싸지만,
그만큼 위력이 충분하다구.
아주머니 : 파는 아이템의 종류는
가게마다 달라.
본 적 없는 물건을 팔고 있다면
하나 정도는 사 두는 게 좋을걸.
그나저나 바로 옆에 있는 도구점에
한번 가 보지 않을래?
아직 안 갔다면 꼭 가 봐.
내 딸이 하는 가게지만.
엘리우드 : 린디스!
린 : 엘리우드!?
어떻게 여기에...
엘리우드 : 플로리나가 알려 줬어.
이제 괜찮아, 우리도 협력할게.
린 : 고마워!
린 : ! 너도
아군이야!?
헥토르 : 그래,
그런 것 같아.
린 : 그렇다면 네게
하고 싶은 말이...
헥토르 : 지금은 바쁘니까
이따가 해.
린 : 뭐? 자, 잠깐
기다려!
린 : 플로리나!!
플로리나 : 린디스님!
린 : 무사했구나.
다행이야! ...정말로.
플로리나 : 저, 조금은
도움이 됐을까요?
린 : 물론이지!
덕분에 살았어, 고마워.
플로리나 : 우후후
앞으로도 더욱더
힘낼게요!
린 : 그래, 기대하고 있을게.
린 : 어라!? 너는
혹시...
매튜 : ...으ー음, 아마
착각일 겁니다! 그럼 이만!
린 : 기다려 매튜!
매튜 : ...용케 알아봤네요!
과연 린디스님.
린 : 무슨 이상한 소릴 하는 거야!
어디서 어떻게 봐도
매튜잖아!
매튜 : 으ー음, 1번만 임무를
수행했을 뿐인데
기억하다니,
나 밀정이 적성에 안 맞는 걸까.
린 : 밀정!? 너
도적 아니었어!?
매튜 : 아, 이런.
린 : 어떻게 된 건지 얘기해 줘!
매튜 : ...말 못 합니다.
극비 임무 중이라서요.
린 : ! 남한테 얘기하면
입막음을 당하는 거야...?
매튜 : 잘 알고 계시네요.
린 : ...알았어.
이제 아무것도 묻지 않을게.
하지만... 만약 곤란한 일이
있다면 얘기해 줘.
내가 힘이 되어 줄 테니까...!
매튜 : 아, 린디스님!
...지금 곤란한 건
자기 쪽이면서.
사람이 좋다고 해야 하나
뭐라고 해야 하나.
세라 : 아! 린!!
무사해서 다행이야!
린 : 세라! 왜
너까지 키아란에 있는 거야?
세라 : 나야 헥토르님과 함께
널 도우러 온 거지!
린 : 헥토르...?
세라 : 나 참,
헥토르님이라고 하면
당연히 오스티아 후작님의 동생을
말하는 거라고 알아들어야지!
참고로 엘리우드님과는
절친이야.
린 : 그렇...구나.
어쨌든 와 줘서
고마워 세라.
또 만나서 기뻐.
세라 : 뭐 그렇게 말할 것까지야!
절친의 위기인데
당연히 달려와야지!
린 : 절친?
세라 : 괜찮아! 난
신분이 다르다고
신경 쓰는 사람은 아니니까!!
계속 사이좋게 지내자,
린!
에르크 : 린디스님, 물러나 주세요.
전위로 들어가겠습니다.
린 : 어? 너는...
에르크잖아!
에르크 : 네.
오랜만입니다.
린 : 에르크, 무슨 일로
키아란에 온 거야?
에르크 : 사정이 있어서
엘리우드님의 부대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키아란 탈환에
힘을 보탤테니
린디스님께선 모쪼록
물러나 계시죠.
린 : ...성에는
할아버지가 계셔.
내가 싸우지 않을 수는
없어.
에르크 : ...공녀가 되어도
여전하시네요.
알겠습니다,
그럼 적어도
제 가까이에 있어 주세요.
엄호하겠습니다.
린 : 고마워, 에르크.
린 : 돌카스씨!
돌카스씨 맞죠!?
돌카스 : ...린, 무사했구나.
린 : 어째서 키아란에?
돌카스 : 지금은 페레 후작 공자에게
고용되어 있다.
키아란에 생긴 일을 듣고
널 걱정하고 있었지.
...늦지 않게 온 모양이군.
린 : 네, 감사합니다.
하지만... 할아버님은
아직 성에...
돌카스 : 알았다.
...어쨌든
최선을 다해 보도록 하지.
린 : 돌카스씨
리키아에는
나탈리와 함께 온 건가요?
돌카스 : 그래, 지금은 가족이 모두 함께
리키아로 이주했다.
일하는 동안
페레에서 기다리게 하고 있지.
린 : 그렇군요, 다행이다.
그립네요...
또 만나고 싶어요.
돌카스 : 그 녀석도 널
만나고 싶어 했었지.
언젠가...
한가해졌을 때라도
페레를 방문해 주겠나?
린 : 네, 물론이죠!
빨리 전투를 끝내고...
...그리고 나서 반드시
만나러 갈게요.
엘리우드 : 린디스, 이제 성내에 남은 적을 처리하면
성을 되찾을 수 있어.
린 : 고마워, 엘리우드.
너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야.
엘리우드 : 우리가 라우스 후작을
몰아붙여서 이렇게 된 거야...
당연히 도와야지.
린 : 사정은...
아까 들었던 대로 맞지?
아버지가 사라지셨다니,
내가 엘리우드였어도
같은 행동을 했을 거야.
그러니까 키아란에 일어난 일은
네 탓이 아니야. 신경 쓰지 마.
엘리우드 : 고마워. 하지만 성을 되찾기 전까지는
내가 책임지게 해 줘.
린 : 그래, 부탁할게.
헥토르 : 엘리우드! 이제
성 안으로 들어가자.
엘리우드 : 알았어.
린 : ...저 사람은 누구야?
엘리우드 : 아, 맞다
소개해야지.
헥토르!
헥토르 : 응?
엘리우드 : 이 애가 린디스야.
키아란 후작님의 손녀지.
린디스, 이 녀석은 헥토르라고 해.
오스티아 후작님의 동생이야.
린 : 후작의 동생!? 정말로?
헥토르 : 불만 있어?
린 : ...이 사람의 전투 방식
엘리우드하고는 완전 다르던데.
우리 기사들하고도
전혀 안 닮았고
그냥 힘만 믿고 막무가내라서
도저히 훈련을 받은 사람이라고는...
헥토르 : 미안하게 됐구만!
내 전투 방식은 아류거든.
린 : 아류인 건 상관없지만, 그렇게
도끼를 휘둘러 대면 주변 사람한테 민폐잖아.
조금은 아군의 움직임도 생각하면서
싸우는 게...
헥토르 : 뭐라고?
엘리우드 : 린디스?
왜 그래, 갑자기.
린 : 어? 아, 나도 참...
미안해.
비난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헥토르 : ......
엘리우드 : 확실히 헥토르의 전투 방식이
위험한 건 맞아.
하지만 그만큼
의지할 수 있는 아군도 없지.
주변을 안 보는 것 같아도
사실 엄청 잘 보고 있기도 하고.
헥토르 : 그렇게까지 칭찬하니까
오히려 거짓말하는 것처럼 들리는데?
엘리우드 : 린디스, 너도 함께
싸우다 보면 알게 될 거야. 반드시.
린 : ...그래.
미안해, 헥토르.
다시 한번 잘 부탁할게.
헥토르 : 딱히 신경 안 써.
나야말로 잘 부탁한다.
엘리우드 : 그럼, 성 안으로 들어가자.
다렌 : 마, 말도 안 돼...
바우커까지 패배하다니.
하우젠 : 다렌 공. 이제
여기까지일세, 포기하게나.
더 이상의 저항은 의미가 없어...
그대가 한 일은
결코 용서받을 수 없겠지만
아직 늦지 않았네...
모든 것을 엘리우드에게
털어놓게.
오스티아 후작에게 빈다면
험한 꼴은 면할 수 있을 테지.
다렌 : 나의... 패배...인가.
하우젠 : 자, 곧
엘리우드 일행이 여기에 올 걸세.
나도 선처를 구해 볼 테니...
큭, 크허억...!!!
에피델 : 곤란하군요. 라우스 후작님께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마시죠.
다렌 : 에, 에피델 공!?
에피델 : 이제 와서 뭘 하려고 해도, 당신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산타루스 후작에 이어...
키아란 후작까지
그 손으로 죽였으니까요.
다렌 : 뭐!? 둘 다
그대가 한 짓이 아닌가!!
나, 나는 원한 적 없어.
에피델 : 그렇지요. 제가...
당신을 위해서 한 일이니까요.
다렌 : 나를... 속인 건가?
에피델 : 당치도 않습니다.
전 제 주인님의 명령에 따라
당신의 야망을
이뤄 드리려고 하는 것뿐이라고요.
당신을 통일 리키아의 국왕으로...
그리고 언젠가는,
이 대륙을 지배하는 왕으로...
그렇지요?
다렌 : ... ... ...
...맞다. 그러기 위해서
다소의 희생은 어쩔 수 없어.
그랬었지?
에피델 : 그 말대로입니다.
...예정이 대폭 틀어지긴 했습니다만,
제 주인님의 힘이 있는 한...
우리에게 패배란 있을 수 없습니다.
자, 시끄러운 벌레 놈들이
오기 전에 탈출하죠.
라우스에서 데려온 병사는
전부 여기에 버리고 갑시다.
놈들의 발을 묶는 데 써야 하니까요.
다렌 : 병사를 전부... 두고 가자고?
그럼, 내 몸은... 누가 지킨단 말인가?
에피델 : 저와 【검은 송곳니】가 있다면
충분합니다.
더 이상
그 누구도 필요가 없지요.
다렌 : 그, 그래, 알았다.
그래서... 다음은
어디로 갈 셈이지?
에피델 : 【용의 문】으로 가죠...
그곳에 제 주인님이 계십니다.
주인님께서 보내신 소식에 의하면,
지난번에 잡았던 그 남자...
잘만 하면 그 한 명만으로
「의식」을 치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더군요.
다렌 : 오오! 그런가.
그렇다면 이제 아무 걱정도 할 필요 없겠군.
에피델 : 그 말대로입니다.
그럼 먼저 도망치시지요.
저는 여기서 몇 가지 지시를 더 내린 뒤
곧바로 따라가겠습니다.
에피델 : ...어리석은 남자로군.
에피델 : 레일라, 있나?
레일라 : 여기 있습니다.
에피델 : 엘리우드 일행이
성 안의 적과 싸우는 동안에
키아란 후작의 숨통을 완전히 끊고
시체를 숨겨 둬라.
이중으로 시간을 벌 수 있겠지...
레일라 : 알겠습니다.
에피델 : ...너는
【검은 송곳니】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다.
허나 그 실력은 상당하더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겠다.
레일라 :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