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반 : 이봐, 너.
나를 여기서 꺼내라.
병사 : 뭐, 뭐라고?
레이반 : 너희들의 적 중에
오스티아 후작의 동생이 있지 않나?
너희들에게 힘을 빌려줄 테니
그 후제를 처리하게 해 다오.
...오스티아엔 원한이 있다.
병사 : 마, 말도 안 되는 소리!
너는 키아란 후작에게
고용되지 않았었나!!
그 말을
믿을 수 있을 리가...!
레이반 : ...그렇다면 여기 문을 부수고
너를 쓰러뜨린 뒤 나갈 뿐이다.
너희가 인질로 삼은 루세아는
지금 이쪽에 있고 말이지...
병사 : 윽...
루세아 : 아, 안 됩니다
레이반님!
은혜를 진 키아란 후작님을
배신하다니...
레이반 : 닥쳐라, 루세아.
난 쓸데없는 싸움을
할 생각이 없다만...
...어떡할 거지?
병사 : ...아, 알겠다
괜찮겠지. 나와라!
단, 이상한 짓을 하면
네 동료의 목숨은 없는 걸로 알도록.
레이반 : 그래.
...하지만 그때는
네 목숨도 없을 거다.
병사 : 큭...
루세아 : 기, 기다리세요!
혼자서는 위험합니다!!
레이반 : 루세아,
넌 거기서 얌전히 있어라.
...나중에 데리러 올 테니까.
루세아 : 레이반님!!
레이반 : 너는...?
프리실라 : ?
레이반 : ...설마.
프리실라 : 저기...
레이반 : ...날
알아보지 못하는 건가.
무리도 아니지.
헤어질 때 너는
아직 어린애였으니까....
프리실라 : 네?
...혹시
레이먼드 오라버니인가요?
레이반 : 많이 컸구나.
프리실라...
프리실라 : 오라버니!
오라버니!!
레이반 : 어떻게 여기 있는 거야?
너는 10년 전에
에트루리아 왕국의
카를레온 백작의 양녀로...
프리실라 : 네.
그쪽 아버님께선
저를 친딸처럼 잘 대해 주세요.
하지만 제가 태어난 곳은
리키아의 콘월 가문인걸요.
어릴 적 기억에 남아 있는
아버님과 어머님,
그리고 레이먼드 오라버니를...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어요.
레이반 : ...프리실라.
프리실라 : ......콘월 가문이
몰락했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전...
오라버니가... 걱정돼서...
레이반 : 그래서 에트루리아에서
여기까지...
용케 무사히...
프리실라 : 에트루리아에서 친하게 지냈던
어느 분과 상의했더니
제자인 마도사분을
호위로 붙여 주셨거든요.
하지만 도중에 라우스에서...
제 정체를 안 후작에게
발목을 잡혀서 절망하고 있었을 때
엘리우드님 일행에게
도움을 받아서...
레이반 : 뭐라고...?
프리실라 : 헥토르님도, 린디스님도
무척 좋은 분들이세요.
저, 리키아에 오길 정말 잘했어요.
이렇게 오라버니도 뵙게 됐고...
레이반 : 놈들의...
동료가 된 거냐?
프리실라 : 오라버니?
레이반 : ......
...알았다.
그렇다면 난 네 아군이 되도록 하지.
프리실라 : 기뻐요, 오라버니!
함께 와 주시는 거군요?
레이반 : 여동생을 벨 수는 없으니까.
그리고...
프리실라 : ?
레이반 : ...아냐.
넌 모르는 편이 좋을 거다.
그것보다도 엘리우드 일행은
네 정체에 대해
알고 있나?
프리실라 : 아뇨, 말씀드리진 않았어요.
레이반 : 그런가...
...그거 잘됐군.
프리실라 : 오라버니?
레이반 : 프리실라, 우리 일은
비밀로 해 둬. 알겠지?
프리실라 : ...네,
그건 상관없지만...
레이반 : 그리고, 내 지금 이름은
레이반이다.
레이먼드라는 이름은
...버렸어.
프리실라 : 오라버니...
뭔가 사정이 있는 거군요.
네.
저는 오라버니와
함께 여행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레이반 : ......
프리실라 : 여행을 계속하다 보면...
분명 아버님과 어머님도
만날 수 있겠죠?
레이반 : ! ...프리실라
그건......!!
레이반 : 루세아.
루세아 : 레이반님!
아아, 용케 무사히...!
레이반 : 사정이 바뀌었다.
지금은 일단
키아란 편에 붙어야겠어.
루세아 : 다, 다행입니다...
제 말을 들어주신 거군요?
레이반 : ...오스티아를 향한 복수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
적의 품속에 있는 편이
이런저런 일을 하기 쉽겠지.
루세아 : 레, 레이반님...
레이반 : 가자, 루세아.
루세아 : ...네.
린 : 할아버님!
할아버님!! 어디 계세요!?
엘리우드 : 하우젠님은...
어디 계신 거지!?
헥토르 : 엘리우드.
여길 봐, 옥좌가 있는 곳에
...핏자국이 있어.
린 : !! 싫어!
거짓말이야!!!
엘리우드 : ...린디스
진정해.
상처를 입으신 것뿐일지도 몰라.
아무튼 후작님을 찾자...
린 : 그, 그래...
진정해야지...
린 : !! 거기!
누군가가 있어...!
엘리우드 : !? ...누구야?
모습을 보여라!
레일라 : ......
헥토르 : 너는...
레일라잖아!
레일라 : 네, 헥토르님.
오랜만입니다.
린 : 아는 사이야?
헥토르 : 응, 이 녀석은 레일라야.
우리 가문에서 일하고 있는...
뭐, 이른바 「밀정」이지.
레일라 : 페레 후작 공자 엘리우드님,
키아란 후작 공녀 린디스님이시군요?
레일라라고 합니다,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린디스님, 키아란 후작님은
안쪽에서 치료를 받고 계십니다.
린 : !! 할아버님은
무사하시단 거지!?
레일라 : ...목숨은
건지셨습니다.
린 : 아아! 아버지 하늘이시여
어머니 대지시여!
당신들의 자비에
감사합니다!!
헥토르 : 레일라, 너
여기서 뭐 하고 있었던 거야?
레일라 : ...저는
우제르님의 명령에 따라
페레 후작 실종 사건을
단독으로 조사하고 있었습니다.
린 : 아버님을!?
뭔가 알아낸 건 있어?
레일라 : 네.
자세히 말씀드릴 테니, 이쪽으로...
엘리우드 : ......
헥토르 : ? 엘리우드
빨리 와.
엘리우드 : 응...
헥토르 : ...고민하고 있어도
변하는 건 없다?
엘리우드 : 알고 있어.
...난 괜찮아.
가자...!
레일라 : ...결론부터
보고드리자면
엘리우드 : ......
레일라 : 페레 후작님은
...살아 계십니다.
헥토르 : ! 좋았어!
들었지 엘리우드!!
린 : 다행이다!
엘리우드 : 정말...로!?
레일라 : 저는 요 몇 달 간,
【검은 송곳니】에 일원으로 잠입했습니다.
그곳에서 입수한 정보이니
아마 틀림없겠지요...
엘리우드 : 【검은 송곳니】... 에릭이 말했던
암살 집단 말이지?
레일라 : 네, 그 존재 자체는
이전부터 확인되어 있었습니다.
헥토르 : ...설명해 줘.
레일라 : 【검은 송곳니】는, 브렌단 리더스
라는 남자가 만든 암살 조직입니다.
그 활동은 베른을 본거지로 하여
10여 년 전을 시작으로
점차 각국으로 퍼져나갔죠.
...【검은 송곳니】의 사상은 약자를 괴롭히는
귀족들만을 노리는 것이었기 때문에,
민중들은 그들을 의적이라고 하며
활동에 많은 지지를 보냈던 모양입니다.
헥토르 : ...의적이라.
레일라 : ...하지만 1년 전쯤, 브렌단이
후처를 들인 것을 계기로
그 활동이 조금씩
변해 갔다고 합니다.
...돈만 주면 아무리
어려운 암살이라도 해내지만,
악인이 아닌 자도 대상으로 삼는
무차별적인 것으로요......
린 : 할아버님한테 저렇게 심한 짓을 한 것도
그 【검은 송곳니】라는 놈들인 거지?
레일라 : 그 말씀대로입니다.
...후처의 뒤에 네르갈이라고 하는
수수께끼의 남자가 있다는 것 또한 알아냈죠.
【검은 송곳니】는 지금 네르갈의 지령으로
리키아에서 암약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네르갈의 심복인
에피델은, 라우스 후작을 꼬드겨
오스티아에 대한 반란을 계획했습니다.
라우스 후작의 요청에
...먼저 움직인 자가 바로
산타루스 후작이었지요.
엘리우드 : 헤르만님...
어째서 그런 일을...
헥토르 : ......
레일라 : 그리고 다음이
페레 후작 엘버트님이었습니다.
엘리우드 : !! ...역시
아버님은 반란에 가담하셨다는 거야?
레일라 : ...그건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라우스 후작 일행과
함께 계신 건 사실이죠.
【용의 문】...이라는 곳에 말입니다.
엘리우드 : 【용의 문】?
그게 어디야!?
레일라 : 리키아 남해에 있는 섬,
발로르에 있다고 하더군요....
죄송합니다.
제가 아는 건 여기까지예요.
헥토르 : 하필이면 발로르섬인가...
젠장!!
린 : 어떤 곳이길래?
엘리우드 : 한번 발을 들여서
살아 돌아온 자가 없어...
때문에 【마의 섬】이라는
이명으로도 알려져 있지.
엘리우드 : 하지만 그곳에 아버님이 계신다면
난 반드시 가서 찾아내겠어.
그 【용의 문】을!
헥토르 : 나도 간다.
말해 두겠는데 말려도 안 들을 거야.
린 : 나도 갈게.
엘리우드 : 린디스,
네 마음은 기쁘지만
키아란 후작님 곁에
있지 않아도 되는 거야?
린 : ...라우스 후작 일행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또 할아버님의 목숨이
위험해질지도 몰라.
린 : 게다가 엘리우드의
아버님과 관련된 일이니까 돕고 싶어.
부모를 잃는 건...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고통스러우니까...
너까지 그런 마음 고생을
하길 원하지 않아...
엘리우드 : 린디스... 헥토르...
고마워. 정말로 든든하다.
헥토르 : 신경 쓰지 말라니까.
린 : 우린 친구잖아
당연히 도와야지!
레일라 : ...저도
조금만 더 찾아보겠습니다.
린디스님.
키아란 후작님은 당분간 돌아가신 것으로
처리하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해요.
린 : 알았어.
꼭 그렇게 할게... 고마워.
레일라 : 아뇨.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헥토르 : 레일라!
레일라 : 네.
헥토르 : 네르갈... 그리고 에피델이라고 했었나?
그놈들은 어떤 녀석들이야?
레일라 : ...저도 아직 네르갈을
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에피델과는
몇 번 말을 나눠 볼 기회가 있었죠.
레일라 : 섬뜩한 남자더군요...
언제나 망토를 두르고 있어서
얼굴을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헥토르 : 그런데도?
레일라 : 금색으로 빛나는 눈동자만이...
다른 생물인 것처럼
뚜렷하게... 보였습니다.
엘리우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