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 최대의 부족 쥬테족을 격파한
로이 일행 에트루리아군은
사카 초원 최대의 도시 불가르에 진입한다
에트루리아, 베른, 일리아 세 지방을 잇는
교통과 상업의 요충지로서 발달한 불가르는
자유 도시로 번창해 왔지만 지난 베른의
침공으로 그 역사에 종지부가 찍히고
현재는 전 에트루리아 재상 로아츠가
베른의 보호 아래 이 땅을 다스리고 있었다
사카를 베른의 손에서 되찾기 위해
그리고 베른 진공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로이 일행은
지금 그 땅으로 군을 전진시킨다
로아츠 : 으윽... 마침내 왔군
그것도 이렇게나 빨리...
이래선 싸울 준비도
못 하지 않나!
켈 : 적은 우리가 막겠다
귀공은 건물 안에서
마중할 준비나 하는 게 좋겠지
로아츠 : ...승산은
있는 건가?
켈 :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로아츠 : 이길지 질지도
모른다면...
켈 : 그럼 어떡할 거냐?
여기서도 도망칠 셈인가?
지금 귀공이 갈 수 있는 장소가
어디에 있지?
로아츠 : 으으..
켈 : 브루냐님으로부터
귀공을 도우라는 명을 받은 이상
나는 전력으로
귀공을 지킬 거다
그러니 귀공도
싸울 각오를 하도록!
로아츠 : 으윽...
아, 알았다
그럼 다른 일은
맡기지
병사 : ...저런 남자가
에트루리아의 재상이라니
저런 남자를 위해서
우리는 싸워야 하는 겁니까?
켈 : 말하지 마라
브루냐님도 결코 좋으셔서 우리에게
저 남자를 지키라고 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무인으로서
그 임무를 완수하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병사 : ......
켈 : 『잿빛 늑대』 일파가 이 불가르에
잠입했다는 정보도 있다
경계를 게을리하지 말도록
병사 : 넵
로이 : 기네비어 공주님
기네비어 : 로이님...
오늘도 또 전투가 시작되는군요
로이 : 네, 천천히 얘기를
들을 시간이 없어서...
죄송합니다
기네비어 : 아니에요
애초에 원흉은 오라버니인걸요
로이 : 기네비어 공주님
기네비어 : ...네
로이 :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제피르 왕이
부왕에게 암살당할 뻔한 이유를...
기네비어 : ...오라버니는 저와 모친이 달랐습니다
즉, 이복 남매예요
로이 : 제피르 왕의 어머니께선
에트루리아의 왕녀라고 들었습니다만?
기네비어 : 네, 에트루리아와 베른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아버지의 아내가 된 분입니다
허나 아버지는 이미 사랑하는 여성이 있었지요
그게 제 어머니입니다
로이 : ......
기네비어 : 아버지와 오라버니의 어머니의 결혼은
주위에서... 다른 왕족과 중신들이
무리하게 결정한 사항이었던 듯해요
때문에 아버지는 그분을 사랑하지 않으시고,
오라버니를 눈엣가시처럼 여겼던 모양입니다
로이 : 그래서 베른 선왕과
제피르 왕의 관계가 나빠진 겁니까?
기네비어 : 아뇨, 오라버니는 그럼에도 아버지의 마음에
들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왕위를 이을 자로서 지식과 교양도
군을 이끌 자로서 수련도...
오라버니는 베른 왕국을 이을 자로서
더할 나위 없는 왕자로 성장했습니다
로이 :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베른 선왕은...
멀리너스 : 로이님!
공격 준비가 완료됐습니다!
로이 : 알았어, 금방 갈게!
기네비어 공주님,
죄송하지만...
기네비어 : 아닙니다
부디 조심하세요...
니이메 : 이런 이런
드디어 시작됐구먼
다얀 : ...그런 모양이군
시민 : 얼마 전에 베른이 쳐들어오는가 했더니
이번엔 에트루리아야?
이젠 좀 봐달라고
다얀 : ......
니이메 : 뭐 어쩔 수 없지
이 마을은 교통의 요충지니까
누구든지 갖고 싶어할 거고
...영차
시민 : 자, 잠깐 할머니
어딜 가는 거야
니이메 : 싸움 구경하러 가지
소문의 로이라고 하는 장군의
실력을 보고 싶어서 말일세
시민 : 그, 그런
한가로운 소릴 할 때가...!
니이메 : 뭐 어떻다고
괜찮네 괜찮아...
시민 : 어라? 잠깐
아저씨도 어디 가는 거야!
켈 : 슬슬 원군이 도착할 때가 됐군
어이, 정문의 문을 열어서
원군을 마을로 맞이해라
병사 : 넵
병사 : 슬슬 때가 됐군...
좋아, 문을 열어야지!
켈 : 마을에 숨어 있는 녀석들에게
공격에 가담하라고 전해라
병사 : 예
시민 : 전쟁 전에는 베른군에게
이것저것 무기를 팔고 있었는데...
여기를 점령하고 나면
놈들은 돈 따윈 지불하지 않겠지
이 녀석은 후불로 괜찮으니까
어떻게든 좀 해줘
베른 놈들한테서
이 드래곤 킬러를 숨겨 놨거든
놈들한테 들키면
무조건 몰수당할 테니까
왜인지는...
알고 있지?
시민 : 에트루리아의
마법 반지는 어떠신가요?
라고 말하면서 얼마 전까지는
많이 팔았었는데...
전쟁으로 가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게 되어버렸어요
하나 드릴게요
어차피 안 팔리기도 하고...
시민 : 이건 행운을 부르는 여신상이야
이렇게 말하면 여행자 놈들은
싹 다 속아 넘어갔는데
지금은 전쟁이니까
장사도 못 해
갖고 싶다면 줄게
어차피 행운은 안 올 테지만
시민(아이) : 영차...
영차...
전장에 떨어져 있었으니까
도둑은 아니지?
이거라면 반드시
비싸게 팔리...
시민(아이) : 와앗!
베, 베른 사람이야?
어라라, 이 칼은 뭘까?
난 모르겠는걸
자 여기
시민 : 이건 사카가 자랑하는 장궁이야
하나 가져갈래?
대금은 필요 없어, 그 대신
베른 놈들을 어떻게 좀 해주라
이 불가르에서
놈들을 쫓아내 줘
니이메 : 홋홋홋
자네들 제법 하는구먼
로이 : 누, 누굽니까
당신은?
병사 : 이봐 기다려! 멋대로 들어오지 마라!
로이 장군님은 바쁘시단 말이다
로이 : 어떻게 된 거야?
병사 : 넵, 이자가 로이 장군님을
만나게 해 달라고 귀찮게 굴어서
바쁘시다고 하면서
돌려보내려고 했습니다
니이메 : 얘기를 듣고 나서라도
괜찮지 않나?
나는 자네에게 있어서도
흥미로울 얘기를 가져왔는데
로이 : 흥미로울 얘기요?
니이메 : 인간의 모습을 했으나
인간이 아닌 생물에 관한 것이지
로이 : ...잠깐
이 사람과 대화를 할게
너희들은
방 입구를 감시해 줘
병사 : 넵
니이메 : 호호, 안색이 변했구먼
로이 : 할머니,
그 생물이란 건 혹시
니이메 : 『용』 말일세
로이 : 할머니께서 말하는 『용』이라는 건
용기사가 타는 비룡이 아니라
베른 병사 중에 있는...
니이메 : 그래 그거
그건 과거 인룡전역에서
멸망했을 터인 『용』이라네
로이 : ! 당신은 대체...
니이메 : 나는 니이메라고 한다네
산속에서 고대의 암마법을 연구해서 그런지
『산의 은자』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이번 소동이 처음에는 평범한 전쟁인가
싶어서 옆에서 보고 있었는데
어쩐지 불길한 것이
병사 안에 섞여 있어서 말일세
신경 쓰여서 조사해 봤지
로이 : 그래서 뭔가
알아내셨나요?
니이메 : 흠 그게, 『용』은 수수께끼가 너무 많네
여러 오래된 책들을 뒤져봤지만
별로 해답이 될 만한 기록은 없었지, 다만...
로이 : ...다만?
니이메 : 녀석들은 『마룡』을 부활시킨 게
아닐까 싶어서 말이네
로이 : 『마룡』...이라면 영웅 하르트무트가
쓰러뜨렸다고 하는 용의 수장이?
니이메 : 그래
『용』은 인간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난 생물이지
그 생명력 하며, 그 지능 하며...
하지만 자손을 만드는 힘... 번식하는 힘이
인간에 비해 결정적으로 뒤떨어졌던 것 같구먼
하지만 그중에서도 『마룡』만큼은
『용』들을 만들어 내는 힘이 있다고
확실히 고문서에서 본 적이 있네
로이 : 그런 힘이...
니이메 : 『용』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존재
베른은 그것을 부활시켰고
『용』을 손에 넣은 것이 아닐까?
로이 :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니이메 : 그래서 이렇게 상담하러 왔지
나는 고대 마법을 탐구하고 있어서 그런지
좀 더 『용』에 얽힌 수수께끼를 풀고 싶다네
나를 자네들과
동행하게 해줄 수 있겠나?
나는 암마법을 쓸 수 있으니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는데
로이 : ...알겠습니다
『용』에 대해서는
우리도 궁금한 게 잔뜩 있으니까요
위험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함께 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