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 북방군의 사제 장군 마텔을 쓰러뜨리고
숲을 빠져나온 로이 일행을 기다리고 있던 건
일리아 지방 특유의 빙설 폭풍
...블리자드였다
이 혹독한 일리아의 기후는
지금까지 몇 번이나 외적의 침공을 물리쳤기에
두려움과 경의를 담아
『동장군』이라고 불려 왔다
그 일리아 최강의 장수 『동장군』이
베른에 도착한 천마기사 시그네 부대와 함께
로이 일행을 습격한다
병사 : 시그네 대장님! 적이 산 너머에
다다랐다는 보고가...
시그네 : 온 건가
드디어 때가 됐구나
병사 : ...시그네 대장님
괜찮은 겁니까?
시그네 : 뭐가 말이지?
병사 : 적은 베른의 지배로부터
대륙을 해방하겠다고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일리아의 독립도...
시그네 : 너, 녀석들이 하는 말을
진심으로 믿고 있는 거냐?
사람을 위해 전쟁을 하는 멍청이가
세상에 있을 리 없잖아?
베른을 이기고 난 뒤엔
결국 일리아를 지배할 생각일 거다
병사 :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
시그네 : 우리는 힘 있는 쪽에 붙어 있으면 된다
베른 쪽이 더 싸움에 능하니까 말이야
병사 : ......
시그네 : 그런 데에 신경 쓸 틈이 있다면
눈앞의 적을 쓰러뜨리는 데 집중해라
슈터 준비는
끝난 거냐?
병사 : 네, 아처는
전원 배치된 곳에서 대기 중입니다
시그네 : 후후후... 적은 눈보라에 휩싸여서
주변도 제대로 살필 수 없겠지
일리아의 명물인 『동장군』의 무서움을
똑똑히 맛봐라
로이 : 지독한 눈보라인걸
이래선 주변이 전혀 보이지 않을 거야...
니이메 : 홋홋홋, 일리아의 겨울은
언제나 이런 법이지
겨울에 전쟁을 하겠다는 것이니
어쩔 수 없네
로이 : 베른에게 재정비할 여유를
줄 수는 없으니까요...
니이메 : 뭐어, 그건 그렇지
『마룡』이 정말로
부활했다면 큰일이고
로이 : 니이메씨
『마룡』은 어떤 모습일까요?
지금까지 봐온 『용』과 마찬가지로, 어쩌면
『마룡』도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다든가?
니이메 : 그렇지
『용』은 모두
지금은 인간의 모습을 취하고 있을지도 모르네
거짓인지 진실인지는 모르지만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용족이 있다는 말도 들은 적이 있을 정도라네
로이 : 나바타의 마을...
니이메 : 응? 뭐라고 했나?
로이 :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니이메 : 자세한 건 모르지만
『종말의 겨울』 이후로
용은 인간의 모습을 하기 시작했다고
분명 고문서에서 본 적이 있네
로이 : 『종말의 겨』...
니이메 : 들어 본 적은 있겠지?
로이 : 네, 전승을 통해 배웠습니다
「그날
세상의 『질서』는 미쳐
낮이 밤이 되고
여름이 겨울이 되고
하늘과 대지는 마치 생물을
배제하는 것처럼 미친 듯이 날뛰었다」라고
니이메 : 그렇지, 너무나도 오래 전 일이라
책에 적힌 내용만으로는 모호하지만
어찌 됐든 『종말의 겨울』이란 세상을
바꿀 정도의 대재해가 일어난 사건이라네
로이 : 뭐가 원인이었던 걸까요?
니이메 : 그것이...
일설로는 『용』이
방대한 마력을 사용한 것 때문에
자연의 이치가 일그러졌다고 하지만
그에 대한 진실은 나도 알 수가 없네
허나 『용』이 인간의 모습을 하기 시작한 게
그 이후라는 건 확실한 것 같구먼
완전히 관계가 없다고는 생각되지 않아
로이 : 확실히 그렇네요
니이메 : 뭐, 아무튼 『용』에 대한 진실은
베른에 있다는 거겠지
시민 : 이런 황무지까지
올 수 있을 줄이야...
역시... 예언은 맞았군요
세상은 지금 소용돌이치는 폭풍 같고...
빛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이 책은 그 암운을
몰아낼 한 줄기 바람
그리고 당신이야말로...
거기를 비추는 한 점의 빛
시민 : 이대로 베른에 굴복해 살아갈 것인지...
아닌지...
제법 고민했습니다만...
겨우 마음을 정했습니다
이걸 드리겠습니다
이것은 내부에 깃든 힘을
각성시키는 반지
사용하면 막대한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부디
이 땅에 안식을...
시민 : 일리아에 있는 베른군의 거점...이요?
으음 분명 에다... 에레...
에데... 에데사인가 하는 성이었어요
여기서 북동쪽에 있다는 것 같아요
시민 : 동쪽에 있는 슈터를 알고 있나?
여기라면 아직 괜찮겠지만
바로 근처에 있는 도구점은
위험하다고 보는데...
시민 : 천마기사
거기에 슈터...
일리아의 시그네가
당신들을 노리고 있어
눈보라 안에서
지그시 숨죽이고 있으라고
시민(아이) : 당신들도 운이 없네요
여길 지키고 있는 건
『하얀 악마』 시그네 부대예요
일리아의 천마는
이 폭풍 속을 날아다녀요
흰 눈 맞은편에서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죠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었고...
아아... 생각만 했는데도
소름이...!
로이 : 멀리너스, 이 편지를
에트루리아에 있는 요델 사제님께 보내 줘
멀리너스 : 편지인가요... 내용을 여쭤봐도
괜찮겠습니까?
로이 : 니이메씨한테서 들은 이야기야
베른이 부리는 『용』에 대해서지
멀리너스 : 호오!
대체 어떤 이야기를 하신 건지?
로이 : 말하면 길어질 거야
아직 봉하지 않았으니까
편지를 한번 훑어봐
멀리너스 :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기네비어 : ...로이님
로이 : 기네비어 공주님
왜 그러시죠?
기네비어 : 이야기를... 이야기를 들어주시겠어요?
오라버니에 대한 이야기를
로이 : !!
...괜찮으신 건가요?
기네비어 : 네... 역시 베른에 들어가기 전에
알고 계셨으면 합니다
베른 왕가에 일어난
꺼림칙한 사건을
...지난번에 오라버니가,
베른 국왕 제피르가
선왕인 아버지를 죽인 건지 아닌 건지
물어보셨지요
로이 : 네...
기네비어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사실입니다
로이 : ! 그럼 정말로 제피르 왕은
왕위를 노리고 친아버지를...
기네비어 : 그건 아닙니다!
로이 : 아니라뇨? 왕위 때문에
선왕을 암살한 게 아닌 건가요?
기네비어 : 그게 아니에요... 먼저
암살을 꾀했던 건... 아버지였습니다
로이 : 뭐라고요!
그, 그럼 제피르 왕은...
기네비어 : 포학한 행동을 견디지 못하고
아버지를... 아버지를 자신의 손으로...
로이 : 그건 대체...
멀리너스 : ...이야, 불가사의한 생물이군요
『용』이란 건...
응? 무슨 일 있었습니까?
두 분 모두
기네비어 : 아뇨... 그...
조만간 다시...
멀리너스 : ...혹시 지금 여기에 온 건
잘못한 건가요?
로이 : 아니, 그런 건 아니야
그것보다 편지는 보내 뒀어?
멀리너스 : 네, 읽은 후에
봉해서 바로...
로이 : 그래, 고마워
로이 : 베른 선왕은 어째서 친자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