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 속 시그네가 이끄는
천마기사단을 쓰러뜨린 로이 일행은
일리아 지방 남부의 에데사성으로
군대를 진군시켰다
천마기사단의 본거지이기도 한 이 성은
원래는 용병 기사단의 수장
제로트를 주인으로 하고 있었으나
그의 부재 중 베른의 침공을 버티지 못해 항복
이후 베른의
일리아 통치의 중심지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이 땅에서는 본국으로 돌아간
베른 삼용장 머독 장군 대신
전 에트루리아 재상 로아츠가
베른 주둔군을 맡고 있었다
로이 일행 에트루리아군의 빠른 진격에
놀란 로아츠는
황급히 일리아의 여러 기사단에
편을 들도록 제의했지만
그 대답을 듣는 것은
순조롭지 않은 일이었다
로아츠 : 어떤가
병사는 모였나?
병사 : 그게...
일리아 지방에 흩어진
기사단에 참가하도록 명하고 있습니다만
머독 장군의 부름으로 참가해 온
기사단 외엔 아직 아무 곳도 반응이...
로아츠 : 에잇! 이게 무슨 일이냐!!
...그래, 분명 이 성의
성주의 부인과 기사의 가족을 붙잡아 놨었지
그 가족들은 어떠냐?
병사 : 네, 그것이...
그들은 용병으로서 각지를 전전하는지라
지금 어디에 있는지
파악조차 어렵다고 합니다
로아츠 : 으으음...
병사 : 베른군으로 참가하고 있던 천마기사단의
시그네 대장이 적에게 쓰러지고 나서
각지 기사단의 집결이
더욱 늦어지고 있는 모양이라...
로아츠 : 에잇!
이놈이고 저놈이고 화만 돋구는군!
내게, 에트루리아 왕국 재상인 이 내게
이런 변경에서 쓰러지라는 건가!!
시민 : 콜록, 콜록...
유노 : 괜찮아?
자, 이걸 걸치고 있어
시민 : 그, 그럴 순 없습니다
그래서는 사모님이...
유노 : 괜찮아, 추위에는 익숙하니까
천마로 눈 속을 나는 데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냐
시민 : ...감사합니다
콜록, 콜록
시민(아이) : 사모님, 저희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유노 :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희망을 놓지 말자
점령하고 있는 군이 철수할지도 모르고
남편 일행이 돌아올지도 몰라
앞으로의 나날이
어둡기만 할 거라곤 단정할 수 없어
시민(아이) : ...제로트님은
어디에 계신 걸까요?
유노 : 마지막으로 온 편지에선 리키아 동맹에
참가한다고 적혀 있었지만 그 뒤로는...
의외로 가까이에 있을지도 모르겠네
시민(아이) : 그렇다면 좋겠습니다만...
기네비어 : 로이님... 오늘도 또다시
싸움이 시작되는 거군요
로이 : 네, 이 성을 점령하면
다음은 베른 본국으로
진격하게 됩니다
기네비어 공주님
기네비어 : ...네
로이 : 이유를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제피르 왕이
부왕에게 암살당할 뻔한 이유를...
기네비어 : ...오라버니는 저와 모친이 달랐습니다
배다른 남매인 것이지요
로이 : 제피르 왕의 어머니께선
에트루리아의 왕녀라고 들었습니다만?
기네비어 : 네, 에트루리아와 베른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아버지의 아내가 되셨습니다
허나 아버지는 이미 사랑하는 여성이 있었지요
그분이 제 어머니입니다
로이 : ......
기네비어 : 오라버니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결혼은 주위에서...
다른 왕족과 중신들이
무리하게 결정한 사항이었던 듯해요
그 때문에 아버지는 오라버니의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으시고, 오라버니를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로이 : 그래서 베른 선왕과
제피르 왕의 관계가 나빠진 겁니까?
기네비어 : 아뇨, 오라버니는 그럼에도 아버지의 마음에
들고자 필사적으로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왕위를 이을 자로서의 지식과 교양도
군을 이끌 자로서의 수련도...
오라버니는 베른 왕국을 이을 자로서
더할 나위 없는 왕자로 성장했습니다
로이 :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베른 선왕은...
멀리너스 : 로이님!
공격 준비가 완료됐습니다!
로이 : 알았어, 금방 갈게!
기네비어 공주님, 죄송하지만...
기네비어 : 아닙니다
부디 조심하세요...
로이 : 눈보라가 심해지기 시작했어...
생각한 것보다 행군에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성을 점령하면 곧바로 베른으로 향하자
샤니 : 유노 언니!
유노 : 어머, 샤니
네가 왜 여기에?
샤니 : 이 에트루리아군의 장군님이
이끄는 군에 계속 참가하고 있었어
에데사가 베른군에게 점령당했다고
들었을 때는 깜짝 놀랐지만
유노 언니라면
분명 괜찮을 거라고 믿었어
유노 : 응? 어째서?
샤니 : 그도 그럴 게 유노 언니는
영광스런 천마기사단의 부대장이었으니까
그런 언니가
베른 따위한테 질 리가 없지
유노 : 고마워
그렇게 말해주니 기뻐
유감스럽게도 방금까진
포로인 몸이었지만 말야
샤니 : 그, 그건...
유노 : 그래도 나도 베른에
진 채로 있을 생각은 없어
나 혼자선 모두의 안전을 위해
여기 있는 게 고작이었지만
너희와 함께라면 베른군에
맞서 싸울 수 있을 것 같아
샤니 : 앗, 그럼 언니도
함께 싸워주는 거야?
유노 : 그래
샤니 : 정말? 만세!!
유노 : 어머어머
그렇게 기뻐할 것까진...
샤니 : 그야, 나는 유노 언니를
동경해서 천마기사를 꿈꾸게 됐는걸
함께 싸울 수 있다니
꿈만 같아!
유노 : 어머, 샤니도 참
변함없이 야단스럽구나, 후후후...
샤니 : 유노 언니!
유노 : 어머, 샤니
너도 이 군에?
샤니 : 응, 쭉 참가하고 있었어
에데사가 베른군에게 점령되었다고
들었을 땐 깜짝 놀랐지만
유노 언니라면
분명 괜찮을 거라고 믿었어
유노 : 응? 어째서?
샤니 : 그야, 유노 언니는
영광스런 천마기사단의 부대장이었잖아
그런 언니가
베른 따위한테 질 리가 없지
유노 : 고마워
그렇게 말해주니 기뻐
방금까지는
포로인 몸이었지만 말야
샤니 : 그, 그건...
유노 : 그래도 이제부턴
함께 싸울 수 있는 거네
샤니 : 어, 진짜?
만세!!
유노 : 어머어머
그렇게 기뻐할 것까진...
샤니 : 그야, 나는 유노 언니를
동경해서 천마기사를 꿈꾸게 됐는걸
함께 싸울 수 있다니
꿈만 같아!
유노 : 어머, 샤니도 참
변함없이 야단스럽네, 후후후...
티트 : 언니!
유노 : 티트...
왜 여기에?
티트 :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지금은 에트루리아군에 참가하고 있어
이곳 에데사가 베른군 손에
넘어갔다고 들어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무사해서 다행이다...
유노 : 그치만 너
지금의 에트루리아군이랑 싸우고 있던 세력에
고용되어 있던 거 아니었어?
너 설마...
티트 : 아니야!
일리아 기사의 맹세는 어기지 않았어
제대로 용병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그 뒤에...
유노 : 그렇네, 넌 무척이나 성실한 애니까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지
미안해, 괜한 말을 해서
티트 : 괜찮아, 신경 쓰지 마
그보다 언니, 그 군장은...
유노 : 이거? 후후후, 잘 어울리니?
아직 천마기사단 부대장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여?
티트 : 그거야 얼마 전까지는
실제로 그랬으니까...
근데 왜?
천마기사는 은퇴했던 게...
유노 : 이런 비상시에 그런 말을
하고 있을 순 없잖아?
나 혼자선 모두의 안전을 위해
여기 있는 게 고작이었지만
너희와 함께라면 베른군에
맞설 수 있을 것 같아
티트 : 그럼 언니도
함께 싸워주는 거야?
유노 : 그래
티트 : 정말 기뻐!
다시 언니랑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울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는걸
유노 : 후후후...
아직 너희에게 질 순 없지
티트 : 언니!
유노 : 티트...
너도 이 군에?
티트 : 응,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
이곳 에데사가 베른군 손에
넘어갔다고 들어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무사해서 다행이야
유노 : 그치만 너는
지금의 에트루리아군이랑 싸우고 있는 세력에
고용되어 있던 거 아니었어?
너 설마...
티트 : 아니야!
일리아 기사의 맹세는 어기지 않았어
제대로 용병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그 뒤에...
유노 : 그렇네, 너는 무척이나 성실한 애니까
그런 짓을 할 리가 없지
미안해, 괜한 말을 해서
티트 : 괜찮아, 신경 쓰지 마
그보다 언니, 그 군장은...
유노 : 이거? 후후후, 잘 어울리니?
아직 천마기사단 부대장으로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여?
티트 : 그거야 얼마 전까진
실제로 그랬으니까...
그치만 어째서?
천마기사는 은퇴했던 게...
유노 : 이런 비상시에 그런 말을
하고 있을 순 없잖아?
이제부턴 함께야
티트 : 정말 기뻐!
다시 언니랑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울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는걸
유노 : 후후후...
아직 너희에게 질 수는 없지
제로트 : 유노!
유노 : 여보...
제로트 : 괜찮아? 다치진 않았어?
심한 꼴 당하지는 않았어? 응?
유노 : 정말이지, 당신도 참
마치 어린아이 대하듯이 하네요
이래 봬도
전직 천마기사단 부대장이라구요
제로트 :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유노 : 괜찮아요, 다친 곳도 없고
심한 꼴도 당하지 않았어요
제로트 : 그렇구나 다행이다...
유노 : 그렇지만 어째서 에트루리아군에?
리키아 동맹에 참가했던 거 아니에요?
제로트 : 그게 말하자면 조금 복잡한데...
지금 내가 속해 있는 에트루리아군은
이름은 이렇지만 사실
본래는 리키아 동맹군이야
유노 : 어머, 그런 거였군요
제로트 : 미안해, 내가 부재중일 때
일이 이렇게 돼서
유노 : 어쩔 수 없잖아요
시간의 흐름이 이렇게 만들어버린 거니까
제로트 : 하지만 네게
군장까지 차려입게 만들어서...
유노 : 어머, 당신
천마기사인 내 모습은 별로예요?
제로트 : 아니, 그런 건 아니야!
결코 그런 건 아니지만...
유노 : 그렇다면 괜찮잖아요
그리고 이제부턴
항상 볼 수 있으니까
제로트 : 뭐라고!
너, 설마...
유노 : 네, 저도 전투에 나갈게요
제로트 :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너는 군에서 물러났잖아
그러니 싸움은
우리에게 맡기고...
유노 : 하지만 그렇게 기다리고 있어도
결국 싸움에 휘말렸잖아요
지금 이 시대에
안전한 장소 같은 건 없다구요
제로트 :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
유노 : 그러니 저도 싸울 거예요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시대가
조금이라도 빨리 찾아오도록...
제로트 : 유노!
유노 : 여보...
제로트 : 괜찮아? 다치진 않았어?
심한 꼴 당하진 않았고? 응?
유노 : 정말이지, 당신도 참
마치 어린아이 다루듯이 하네요
이래 봬도
전직 천마기사단 부대장이라구요
제로트 :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유노 : 괜찮아요, 다친 곳도 없고
심한 꼴 당하지도 않았어요
제로트 : 그렇구나, 다행이다...
유노 : 그치만 어째서 여기에?
리키아 동맹군에 참가했던 거 아니에요?
제로트 : 그게 지금 상황이...
이 군을 이끌고 있는 로이 장군은
지금의 리키아 동맹군도 이끌고 있어
유노 : 어머, 그런 거였군요
제로트 : 미안해, 내가 부재중일 때
일이 이렇게 돼서
유노 : 어쩔 수 없잖아요
시간의 흐름이 이렇게 만들어버린 거니까
제로트 : 하지만 네게
군장까지 차려입게 만들고...
유노 : 어머, 당신
천마기사인 내 모습은 별로예요?
제로트 : 아니, 그런 건 아니야!
결코 그런 건 아니지만...
유노 : 그렇다면 괜찮잖아요
그리고 이제부턴
항상 볼 수 있으니까요
제로트 : 뭐라고!
너 설마...
유노 : 네, 저도 싸울 거예요
제로트 :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너는 군에서 물러났잖아
그러니 싸움은
우리한테 맡기고...
유노 : 하지만 그렇게 기다리고 있어도
결국 싸움에 휘말렸잖아요
지금 이 시대에
안전한 장소 같은 건 없다구요
제로트 : 그건 뭐 그렇지만...
유노 : 그러니까 저도 싸울 거예요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시대가
조금이라도 빨리 찾아오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