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인의 검』을 손에 넣은 로이 일행은
베른 왕도로 군을 돌린다
그곳에는 로이 일행이 쓰러뜨려야 할 상대
이 대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인
베른 국왕 제피르가
막강한 베른 왕국 근위군을 이끌고
기다리고 있었다
로이 일행은 곧장
베른 왕도로 서두른다
이 긴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 그리고
대륙에 다시 안락한 날을 가져오기 위해서...
제피르 : 그렇군,
머독이 패배했나...
브루냐 : ...원통합니다
제피르 : ...에트루리아군의 동향은 어떻지?
브루냐 : 『봉인의 신전』을 제압한 후
이쪽으로 향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피르 : 음...
그렇다면 이곳 왕도에서 맞붙어주마
브루냐 : 네,
좀이 쑤시는군요
제피르 : 아니, 브루냐 너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
브루냐 : 네...?
제피르 : 이둔, 이둔은 어디 있나
이둔 : ...여기 있습니다
제피르 : 나는 여기서
에트루리아군에 맞설 거다
너는 이곳에서 탈출해라
전투가 끝날 때까지 몸을 숨기도록
이둔 : ...폐하께서
브루냐 : 그리 명하신다면
제피르 : 브루냐, 너는
이둔을 지키면서 이곳을 탈출해라
브루냐 : 그, 그럴 수가...
저도 폐하의 곁에서 싸우게 해 주십시오!
제피르 : 안 된다 ...이 전투는 격렬할 거다
여기서 이둔을 잃을 수는 없지
그렇지 않으면 이 전쟁이, 나의 싸움이
의미 없는 일이 될 거다
멀리너스 : 하지만 폐하!
저는, 저는...
제피르 : 끈질기다 브루냐, 이건 명령이다!
아니면 너는
내 명령을 듣지 않겠다는 건가!
멀리너스 : 아뇨,
이둔 : 결코 그런 것은...
제피르 : 이둔, 설령
내가 쓰러져도... 알고 있겠지
이둔 : 네... 폐하의 명대로
세상을 『해방』시켜 보이겠습니다
제피르 : 그래,
내가 봤던 꿈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네가 죽지 않는 한
나의 꿈은 계속 이어진다, 영원히
이둔 : 네
병사 : 에트루리아군...
드디어 온 건가
네놈들을 폐하의 앞에...
『알현실』에는 보내지 않겠다
병사 :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장치』는 반드시 지켜 보이겠다!
로이 : 여기가
베른 왕궁...
멀리너스 : 로이님,
베른 국왕 제피르는
이곳의 중심부
『알현실』에 있는 모양입니다
다만 이 성의 『알현실』에는
공격당했을 때를 대비해서
특별한 『장치』가 있다고 하는군요
로이 : 그게 뭔데?
멀리너스 : 베른군 포로에게서
얻어 낸 정보에 따르면
멀리너스 : 왕궁의 양측에 있는
안쪽 방에 각각 『장치』가 있고
먼저 양측의 『장치』를 해제해야 된답니다
로이 : 상당히 번거롭겠네...
멀리너스 : 아직 더 있습니다
그 후 『알현실』문에
『보주』를 꽂아야 합니다
그러면 마지막 장치가 해제되어
문이 열린다고 합니다
로이 : 『보주』?
『파이어 엠블렘』을 말하는 건가?
멀리너스 : 아마도요
로이 : 그거라면 지금 내가 가지고 있어
나는 왕좌를 향해 나아가면
되겠구나...
멀리너스 : 그것이 지름길이겠지요
로이 : ...하지만 그런 중요한 정보를
간단히 말해도 되는 거야...?
적의 함정일 가능성은...?
멀리너스 : 아뇨, 그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각각의 장소는
강력한 남자들이 지키고 있다」
「네놈들이 안다고 한들
어찌할 수 없을 거다」라고
로이 : ...해낼 수 있을지 없을지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어
지키고 있는 적은
힘겨울지도 모르지만
우리 역시
질 수는 없으니까!
제피르 : 왔는가... 흠, 이런 소년에게
나의 앞길을 방해받을 줄이야
로이 : 베른 국왕 제피르...
한 가지... 묻고 싶다
어째서 타국을 침략한 거지!
제피르 : ...인간이 지배하는 세상을
끝내기 위해서다
로이 : ...뭐라고?
제피르 : 인간은 추악하다
강자에게 빌붙어서 지금껏 신뢰해 온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배신하지
네놈도 몇 번씩이나 배신자에게
고난을 겪지 않았느냐?
로이 : ......
제피르 : 질투, 시기, 선망...
그런 부질없는 감정에 휘둘려
육친, 동료가 서로 다루고
자기 자신만을 소중히 여겨 자식을
제 손으로 죽이려 하는 아비가 태어난다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고 인간이 인간 위에
서는 이상 이런 일들은 끝나지 않는다
로이 : 하지만
당신이 하고 있는 건 그야말로
인간이 인간을 지배하는 게 아닌가!
제피르 : ...인룡전역의 결말은 알고 있겠지
로이 : 당신의 조상, 영웅 하르트무트에 의해
『마룡』이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제피르 : 그건 잘못된 것이었다
로이 : 잘못돼?
제피르 : 인간은 이기면 안 됐던 거다
인간이 이겼기에 이 세상은 인간에게 지배당해
부질없는 감정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추악해져 버린 것이다
로이 : ......
제피르 : 잘못은 신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나는 세상을 『용』에게 내어준다
세상을 인간의 지배로부터 『해방』시켜
다시 한번 인룡전역의 결과를 바로잡을 거다
로이 : 그, 그러면 당신이 『마룡』을
부활시켰다는 건 사실인 건가?
제피르 : 글쎄,
직접 확인해 보면 될 일이지
로이 : ...지금 『용』에게 세상을 내어준다고 했지만
그렇다면 인간이 용으로 바뀔 뿐이지 않나!
제피르 : 하지만 되살아난 『용』들은
싸우기 위해 만들어진 도구...
그들에겐 『나』라는 개념이 없다
지배당하던 세상은
공평하고 조용한 모습이 될 테지
로이 : 나는 그게 좋은 세상이 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아!
확실히 인간은 여러 가지
잡념에 사로잡히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그것을 이겨내는 것 또한
인간이다!
제피르 : 흥... 겉치레뿐인 얘기를
로이 : 나는 인간의 가능성을 믿어!
인간에게 절망해 자기 자신조차 부정하고 있는
당신에겐 절대로 지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