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베른의 잔존군을 쓰러뜨린
로이 일행은
과거의 『팔신장』들이
걸었던 것과 같은 길을 걸어
마침내 『용 신전』에 들어간다
『어둠의 무녀』를 쫓아 다시 세상을
『인룡전역』의 비극에서 지키기 위해...
하지만 여기서 로이 일행은 구전되어 온
전설의 본모습을 알게 된다
그것은 그동안 로이 일행이 믿어 온 것을
뿌리부터 뒤집는 것이었다...
로이 : 여기가 『용 신전』...
이상한 분위기인걸
과거의 『팔신장』도
이런 위압감 속에서 싸웠던 걸까...
야안 : 또다시 우리들의 앞을
가로막는가 인간들이여
로이 : !! 네놈은 누구냐!
언제 거기에...
야안 : 이 몸의 이름은 야안
이 『용 신전』에 남은 최후의 『용』
로이 : 최후의 『용』?
지금까지 싸워 온 『용』과는
뭔가 다른 느낌이...
혹시 당신이
『마룡』인가?
야안 : 네놈들과 지금까지 싸운 『용』은
싸움밖에 모르는 『전투룡』
그리고 『마룡』도
나와는 다른 존재이다
나는 한때 네놈들 인간과
세계를 걸고 싸운 순혈 『용』이지
로이 : 다르다는 건 무슨 의미지?
『마룡』은 용족의 수장이었던 게...
야안 : 인간이여, 『마룡』이란 다시
우리 『용』에게 영광을 가져다주는 『것』이지
용족의 수장 같은 게 아니다
로이 : !
그럼 『마룡』이란 대체?
야안 : 아무래도 네놈들은
『마룡』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군
로이 : 알려 줘야겠어
『마룡』은 사실 어떤 존재인지
우리들은, 아니 나는
싸우는 상대의 진실을 알아두고 싶어!
야안 : 알려 줘야 하는 이유도
알려 주면 안 되는 이유도 없군
그럼 어떻게 할까...
로이 : ......
야안 : ...그래
그럼 네놈이
진실을 알기에 합당한 자인지 시험해 보마
나는 이 『용 신전』의 안쪽에 있다
우리의 공격을 견디고 도달해 봐라
로이 : 안쪽에?
네놈은 지금 거기에...
야안 : 지금 네놈이 보고 있는 내 모습은
내 진실된 모습이 아닌 단순한 환영이다
모든 것을 알고 싶다면
내 앞까지 와라
네게 나와 싸울 만한 힘이 있다면
진실을 알려 주도록 하지...
로이 : 너는...!
진짜인 건가 아니면...
야안 : 여기는 아직 입구에 불과하다
내가 있는 곳까진 멀었지
하지만 쉽사리 쓰러져 버릴 정도로
약하진 않은 모양이구나
로이 : 물론이지
우리는 여태까지
수많은 시련을 극복하고
여기까지 왔어
야안 : 과연
그렇다면 『마룡』에 대해
조금 알려 주도록 하지
야안 : 『마룡』은 네 생각과 달리
용의 수장이 아니다
우리 『용』에게 승리를 가져오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지
로이 : 만들어졌다고!?
『마룡』이 『용』을
만들어 내고 있던 게 아니었나?
야안 : 네가 말하는 그 『용』은
정확히는 『전투룡』이라고 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나 같은 진짜 『』과는 다르지
야안 : 『전투룡』은 『마룡』이 만들어 내는 것
그리고 『마룡』은 우리 순혈 『용』이
네놈들 인간에게 승리하기 위해
우리 종 중에서 가장 강한 힘을 가진 『용』인
『신룡』을 재탄생시킨 것이다
로이 : ! 『신룡』을 재탄생시켰다고?
그럼 『마룡』의 본래 모습은...
그 『신룡』은
동의하고 나서 『마룡』이 된 건가?
야안 : 동의고 뭐고 없다
우리 수장의 명령을 듣도록
『마음』을 빼앗았으니까
로이 : 뭣!
뭐라고...!
야안 :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지
『신룡』의 힘을 가질 필요가 있었다
우리 『용』 전체와 관련된 일이다
수단을 가릴 수는 없지
로이 : 『신룡』의 힘이 필요했다니...
고작, 고작 그것 하나 때문에
왜 『마음』을 빼앗는 짓을!
야안 : 왜 라고 묻는가
답해 주길 원한다면 앞으로 나아와라
너희의 힘을 한층 더
보여 주지 않겠나
야안 : 제법이군
하지만 어디까지 올 수 있을까
로이 : 약속대로
뒷이야기를 들려줘야겠어
야안 : ...몇 번을 싸워도
네놈들 인간은 계속해서 늘어났다
우리는 점차 그 수에 밀리기 시작했고
압도적인 개체 수의 차이를 메꾸기 위해
『신룡』이 가진 힘을 모아 『전투룡』을
만들어 내기로 했지
로이 : 『전투룡』...
싸우기 위한 용이라고 말한 그건가?
야안 : 그렇다, 하지만 『신룡족』은 반대했지
그건 자연의 이치에 반대된다고
우리 다른 『용』이 어떻게
『신룡』의 힘을 얻을까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
갑자기 『신룡족』은 우리 앞에서
모습을 감췄다
로이 : 어째서지?
야안 : 아마도
이용당하지 않으려는 생각이었겠지
그 행방은
결국 알아내지 못했지만
운 좋게도 붙잡을 수
있었던 『신룡』이 있었다
로이 : 그게 『마룡』?
야안 : 그렇다
그 『신룡』...이었던 『마룡』 이둔은
우리 다른 『용』과 『신룡족』이
둘로 갈라서 버리는 것에
미련을 느끼고 있었던 모양이다
미련이라는 건 너희 인간과 다르게
우리와 전혀 상관없는 감정이었을 텐데
로이 : 그럼 그 미련이 족쇄가 돼서...
야안 : 『신룡족』과 함께 모습을 감추기 직전
우리에게 발견된 것이겠지
아직 조금 성숙하지 않은
『신룡』이긴 했지만
『전투룡』을 만들어 낼 힘을
가지기엔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단 하나 우리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다는 걸 제외하면 말이지
로이 : 그래서
『마음』을 빼앗았다는 건가?
야안 : 그렇다
『마음』을 빼앗아 우리 『용』의 수장의
명령만을 듣게 만든 거다
로이 : 대체 무슨 짓을...
야안 : 이번엔 이 정도로 해두지
더 많은 내용을 알고 싶다면
다시 한번 네 힘을 보여 주도록...
야안 : 조금 가까이 왔군
하지만 앞은 아직 멀다
로이 : 반드시 도달해 주마!
야안 : 기세는 충분한 것 같군
그럼 다음은 무엇이 알고 싶지?
로이 : ...『마룡』을 만들어 내는 것에 성공한
너희가 어째서 『인간』에게 패배한 거지?
야안 : ...계획대로 『마룡』이 된 그것은
우리 수장의 명령에 따라
강화해 둔 『신룡』의 힘을 사용해 『전투룡』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계속해서 말이지
그리하여 우리는 세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로이 : ......
야안 : 헌데 그 사이 인간 놈들에게
『마룡』의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해
더 이상 수만으로는
승부를 낼 수 없다고 생각한 인간 놈들이
우리 『용』에 대항할 수단으로
마력을 이용해 강력한 무기를 만들어 냈다...
너희들이
『신장기』라고 부르는 물건이지
로이 : 그 이야기는
우리 『인간』의 전설과 똑같아...
야안 : 그리고 인간 놈들 중에서
보다 빼어난 자들이 그 무기를 손에 쥐고
우리의 본거지인
이 『용 신전』으로 쳐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인간 놈들의 강력한 무기가 가진 마력
그리고 우리 『용』이 사용하는 강력한 힘
이 두 힘이 이곳 베른 땅에 집중되었을 때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졌다
로이 : 대체 무슨 일이?
야안 : 세상을 구성하는
『질서』가 무너지기 시작한 거다
그 결과 여름에 눈이 내리고
낮이 밤이 되고...
로이 : 『종말의 겨울』 말이야?
하지만 그건 너희 『용』이
마력을 폭주시켰기 때문에...
야안 : 네놈들의 「전설」이라는 건
그렇게 돼 있는 건가?
로이 : 그리고 『신장기』에
쌓인 마력도
『질서』의 회복을 위해 해방시켰다고 했어
야안 : 흥, 안 좋은 일은 모두 우리
『용』의 책임이라는 건가
네놈들 인간이 생각할 만한 일이군
그 『질서』의 붕괴는 서로 자연의 이치를
일그러뜨릴 정도의 『힘』을 탄생시켰고그 힘을 격돌시킨 것이 원인이다
로이 : 그럼 『신장기』가 숨겨져 있던 건 『질서』의
붕괴를 또다시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였나?
이것을 숨긴 장소에
우리를 저지하는 장치가 있었던 것도...
야안 : 호오, 숨겨두었던 건가
그건 현명하군
그래 봤자 지금은 너희의
수중에 있는 모양이지만
로이 : ......
야안 : 안심해라, 지금의 『신장기』라고 하는 것에는
예전만큼의 힘이 느껴지지 않는다
네놈들이 사용한다 한들
『질서』의 붕괴에는 이르지 않을 터
로이 : ......
야안 : 우리에게 있어서도
그건 행운이었다
아무튼 앞선 『질서』의 붕괴는
우리 『용』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겼지
로이 : 상처?
야안 : 그것이야말로 우리 『용』이
인간에게 패배한 이유다만...
그것에 대해선 네놈들이
조금 더 내게 다가올 수 있다면 말해 주마
야안 : 여기까지 왔는가...
흐음, 제법 훌륭하군
로이 : ...뒷이야기를
들려줬으면 해
야안 : 좋다
우리가 입은 상처, 그건
우리들 『용』에게 치명적인 것이었다
『질서』의 붕괴로 인해
대지와 하늘의 힘이 약해져서
우리는 본래의 『용』의 모습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그래서 본래의 『용』의 힘을 돌에 가두고
우리는 인간의 모습을 취하게 되었지
로이 : 그 돌이 바로
『용석』인 건가
야안 : 그렇다
이로써 우리는 결정적으로
인간들과의 전력 차가 벌어져 버렸다
『용석』이 없으면 우리들은
인간과 마찬가지, 아니 그 이상으로 무력하다
인간들은 인간화하여 힘을 잃은
『용』을 노리고 공격을 시작했지
로이 : 어째서 하필이면
인간의 모습으로?
야안 :새로운 『질서』 속에서는 그 모습이
가장 힘이 덜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어찌할 도리도 없이
『팔신장』에게 잇달아 패배했다
나조차도 생사를 넘나들 만한
깊은 상처를 입었지
로이 : ...당신은 자신을 상처 입힌
인간을 원망하고 있는 건가?
야안 : 원망한다?
그런 시시한 감정을 가지는 것은 인간뿐이다
우리는 종족의 존망을 걸고 싸웠고
그 결과 『인간』이 이기고 『용』은 패배했다
그것뿐인 이야기지
로이 : ......
야안 : 허나 다음은 너희 인간이
패배할 차례일지도 모른다
야안 : 너희 인간 중 한 명인
베른 왕국의 제피르라는 자가
『마룡』을 깨워버렸으니 말이야
로이 : !! 그럼 역시 『마룡』의 봉인을
푼 건 제피르 국왕인 건가!
야안 : 그렇다
이 다음을 들을 수 있을지는
네놈들 하기 나름이다
자, 보여 주거라
그 힘을
로이 : 야안!
있는 거지?
야안 : 흠, 역시 그 제피르란 놈을
쓰러뜨릴 만하군
이렇게 되면 나와 싸우게
될지도 모르겠는데
로이 : ...『마룡』과 제피르 왕은
무슨 관계지?
야안 : 베른의 건국 왕이 『팔신장』의 수장
하르트무트라는 것은 알고 있나?
로이 : 알고 있어
야안 : 인룡전역으로
『마룡』을 쓰러뜨리지 않고 봉인한 게
그 하르트무트 왕이라는 것은?
로이 : 알고 있어
하지만 어째서 하르트무트가
그렇게 했는지는...
야안 : 그렇군... 거기까지인가
『팔신장』은
마침내 우리의 수장을 쓰러뜨리고
『용 신전』 깊숙히 있는
『마룡』이 있는 곳에 당도했다
『마룡』의 앞에 도착한
『팔신장』들이 본 것은
넋 나간 듯이 앉아서 하늘을 쳐다보는
한 명의 인간 소녀였다지
로이 : 싸우려고 하지 않았다는 건가?
...어째서?
야안 : 우리 수장의 명령에 따르도록
『마음』을 빼앗아 버린 거다
그 명령을 내릴 수장이 없으니
아무것도 안 하게 되는 건 당연하지
로이 : 그래서
『마룡』은 어떻게 됐지?
야안 : 아무래도 『팔신장』들은 그 『마룡』에게
당혹감을 느낀 모양이다
얼마나 무서운 『용』이
있을까 했더니
말을 걸어도 반응이 없고 마음을 잃어버린
한 명의 소녀밖에 없었으니 말이야
로이 : ......
야안 :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마룡』은 『마룡』이다
역시 쓰러뜨려야 한다는 의견이
『팔신장』 사이에서도 나온 모양이더군
그리고 그 적의에 반응한 이둔은
『마룡』으로 변해 달려든 것 같다
제대로 된 의사 없이 그저 적의에 반응할 뿐인
『전투룡』들처럼 말이지
하르트무트는 어쩔 수 없이
『마룡』과 싸우기 위해 만들어 낸
『신장기』도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위력을 가진 검으로
『마룡』을 베었다
로이 : 『봉인의 검』...
야안 : 너희들 「인간」이
어떻게 부르는지는 모르지만
그 검에 베인 『마룡』은
어째서인지 잠들어 버렸다
로이 : 죽지 않았다는 건가?
야안 : 그래, 아무래도 그 검은
소유주의 마음을 그 위력에 반영하는
신기한 힘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더군
로이 : 즉 하르트무트에게는
쓰러뜨릴 의사가 없었다...?
야안 : 하르트무트는 사전에 『마룡』의 탄생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게다가 처음으로 본 이둔의 모습에
『연민』이라는 것을 느낀 것 같더군
우리들 『용』은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지만 말이다
로이 : 『연민』인가...
야안 : 그 결과 마음속에 쓰러뜨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는 거겠지
내가 보기엔 자신에게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그것을 살려둘 이유 따윈 없다고 생각한다만
로이 : 그 마음이 검의 효력을 바꿨다...
는 건가
야안 : 하르트무트는 소멸시키는편이
좋다고 하는 자를 설득해
『마룡』을 봉인하기로 결정했던 모양이다
야안 : 하르트무트는
지금의 베른의 숲 깊은 곳에 신전을 짓고
그곳에 『마룡』을 검과 보주로 봉인했다
그것이 너희가 알고 있는
『봉인의 검』과 『파이어 엠블렘』이다
그리고 그 주변에 나라를 세워서
대대로 왕가가 그것을 지켜보기로 했지
그 후손이 네놈들이 알고 있는
제피르라는 국왕이다
로이 : 당신은 어떻게 거기까지...
『마룡』이 봉인당했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지?
...어딘가에서 보고 있었던 건가?
야안 : 그렇지 않다, 나는 그 시절
생사를 헤맨 다음
인간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숨어서 상처를 치료하고 있었지
지금의 이야기는 그 남자... 제피르라고
하는 남자가 내게 알려 준 것이다
제피르는 베른 왕가에
전해지는 이야기를 읽고 알았다 했지
로이 : ...제피르 왕과는
어떻게 알게 됐지?
야안 : 그 남자와 말인가...
듣고 싶다면 이곳으로 와라
내가 있는 곳이 얼마 안 남았다
야안 : 드디어 여기까지 왔나...
나는 바로 안쪽의 공간에 있다
인간을 실체로 만나는 것은
오랜만이군
어찌 됐든 인룡전역 후에 이 『용 신전』에서
밖으로 나온 적은 없으니 말이지
로이 : 너는...
계속 여기에 있었다는 건가?
야안 : 천 년이다
인룡전역에서 살아남은 나는
상처 입은 몸을 치료하면서 계속 기다렸다
다시 『용』에게 영광을 가져올
『마룡』의 부활을 말이지
그리고 드디어 그때가 왔다
『마룡』의 봉인은 풀리고
그 『힘』에 호응하는 것처럼
내 몸에도 힘이 가득 차올랐다
로이 : 어째서 당신의 몸이
『마룡』의 봉인과 관계가 있는 거지?
야안 : 이 『용 신전』의 힘은
『마룡』...이라기보단 『용』의 정점인
『신룡』의 힘에 의해 지탱되고 있었다
그것이 봉인되어 버렸으니
『용 신전』의 힘을 사용해 회복 중이던
나의 힘이 되살아나지 않았던 것도
어쩔 수 없었지
로이 : 그랬던 거구나...
야안 : 그렇게 다시금 힘을 얻은 나는
『마룡』을 해방한 자가 누구인지
그 목적은 무엇인지
환영을 이용해서 조사해 보기로 했다
너희들 인간이
대륙 이곳저곳에 넘쳐나는 지금
이 『용 신전』에서 나오는 것은
최대한 피하고 싶어서 말이지
로이 : 그러고 보니... 인간 모습의 『용』은
그 힘을 잃어버리는 게 아니었나?
지금 눈앞에 있는 환영은
어떻게 만들어 낸 거지?
야안 : 이 『용 신전』은 『용』을 위한 곳
지상에서 유일하게 『용』이
인간의 모습을 한 상태에서도
미약하게나마 능력을 가질 수 있는 장소
나는 제법 능력 있는 『용』이다
용석을 가지고 이 『용 신전』 안에 있으면
이렇게 스스로의 환영을 움직이는 정도는
어렵지도 않은 일이지
『마룡』이 『전투룡』을 만들듯이
실체를 만드는 것은 무리지만
로이 : 그렇게 제피르를
찾아냈다는 건가
야안 : 그래
나는 『마룡』의 파동을 더듬어
제피르라는 자의 앞에 환영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물었다
네가
『마룡』을 다시 깨운 목적이 뭐지? 라고
그 남자는 별난 인간이었다
갑자기 나타난 내게 그다지 놀라지도 않고
똑바로 나를 째려보고는
오히려 누구냐고 되물었지
내가 『용』이라고 답하니
정말로 『용』인 건가
라고 중얼거리듯이 말하고는
입가에 미소를 띄우고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내 목적은
네놈들에게 이 세상을 넘기는 것이다』
로이 : ......
야안 : 그자의 진의는 헤아릴 수 없었다만
나는 『마룡』의 『주인』이 되어 있던 남자와
손을 잡기로 한 거다
그리고 『주인』으로서 그 남자는 『마룡』에게
사람을 대신해 세상을 이끌 것을 명령했다
로이 : 『주인』인 제피르 왕이 없어진 지금
『마룡』은 어떻게 됐지?
야안 : 그 남자는 네놈들에게 쓰러졌다만
『마룡』은 나보다 훨씬 안쪽에서
세상의 「해방」을
시작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로이 : !!
『주인』은 이제 없는데도?
설마 네가
새로운 『주인』이 된 건가?
야안 : 그럴 필요는 없었다
『주인』이 쓰러진다고 해도
변함없이 맡은 일을 수행하도록명령받은 상태였다
그것은 앞으로
그 명령에 따르며 살아갈 테지
이 세상을 인간이 지배하는 날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로이 : 그럴 수가! 『마음』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명령에 얽매이게 되다니...
야안 : 『연민』이라는 걸 느낀 건가 네놈도?
...정말이지 인간이란 생물은 알 수가 없군
그저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알려 주지
네놈들이 무슨 짓을 하든
『인간』과 『용』의 마음이
하나가 될 일 따윈 없다
결국엔 서로 다른 생물
공존할 일 따윈 없단 말이다
로이 : 그렇지 않아!
나는 『인간』과 『용』이
함께 살아가는 마을을 알고 있어
『인간』도 『용』도
같은 대륙에 생명을 받고 태어난 존재야
분명
서로 이해할 수 있어!!
야안 : 『인간』과 『용』이
함께 살아간다고?
흥, 부질없군
그런 이야기에 귀 기울일 생각은 없다
자, 안쪽으로 나아와라
이제부턴 힘을 발휘해 상대해 주지!
로이 : 드디어
이 안쪽에 『마룡』이...
파 : ...로이 오빠
로이 : ? 왜 그래 파,
그런 울 것 같은 얼굴을 하고...
파 : 파도 오빠의 적이야?
로이 : 뭐?
파 : 언젠가... 언젠가 커지면
파도 나쁜 용이 되는 거야?
로이 : !?
잠깐 기다려 봐, 파
하고 싶은 말을 천천히 얘기해 봐
파 : 그 아저씨가 말했어
『인간』과 『용』은 어울릴 수 없다고...
로이 : 하지만 파는 나바타의 마을에서
아무 문제 없이 사람이랑 살고 있었잖아
파 : 그치만 『마룡』씨는
파랑 똑같은 『신룡』씨인 거지?
그치만 오빠랑 친구들한테
쓰러지는 거지?
파 : 그럼 파는?
커서 『마룡』씨처럼
돼버리면 파는...
로이 :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
커져도 파는 파야
인간이랑, 우리들이랑 앞으로도 함께야
파 : 정말?
로이 : 응
그리고, 나는 가능하다면 이 안에 있는
『마룡』을 구해 주고 싶어
파 : 응?
로이 : 설령 바보 같단 소리를 들어도
스스로의 의지도 없이 『마음』을 빼앗겨서
그저 이용당해 왔을 뿐인 『마룡』을
쓰러뜨리면 될 일이라니
나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파 : ...오빠 얘기 어려워서
파는 잘 모르겠어
로이 : 지금은 아직
파 : 몰라도 괜찮아
로이 : 영웅 하르트무트가 후세에 맡긴 질문
그 대답을, 우리가 보여 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