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티아 교외의 산속에 있는 동굴.
그곳에 봉인이 풀린 신장기가 잠들어 있다.
하지만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시련을 뛰어넘어야 한다.
신장기에 이르는,
길고 험난한 길...
엘리우드 일행은 적은 군세만으로
이 길을 넘어야만 한다.
그의 진정한 힘이
시험을 받으려 하고 있었다.
니니안 : ......
네르갈 : 끝까지 저항할 셈인가.
나를 따라온 건
놈들의 죽음을
미루기 위해서였군...?
니니안 : ......
네르갈 : ...크크크...
네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결과는 똑같다.
나는 용을 불러내고
보다 강대한 【에기르】를 얻게 되겠지.
그리고 나는
보다 강대한 존재가 될 거다...
그게 내 소망이니까.
니니안, 너는
그러기 위한 도구가 되는 거다.
니니안 : ...싫어요.
저는...
싫습니다.
네르갈 : 싫다고?
재밌는 말을 하는군.
난 네 동의 같은 걸
구하고 있는 게 아니다.
약자인 너는
강자인 내게 굴복할 수밖에 없어.
니니안 : 싫어...
네르갈 : 엘리우드의 부친을
제물로 썼을 때와 마찬가지다.
충분한 【에기르】만 있다면
네 뜻 따윈 필요 없어.
자 니니안,
문을 열어라!
니니안 : 싫어... 싫어...
싫어...
니니안 : 싫어ーーーーーー!
네르갈 : 이건...
본래의 모습을...
해방한 건가...
네르갈 : 흥, 도망쳐도
어디에 갈 수 있지?
인간이 되지 못한 짐승이
왜 인간에게 기대는 거냐?
추악한 네 모습을 보고
엘리우드는 무슨 말을 할까?
니니안,
인간이 아닌 네가
돌아갈 장소 따윈
어디에도 없다!
엘리우드 : ...리키아에
이런 장소가 있었다니.
린 : 굉장한 열기야...
숨 쉬기 답답할 지경인걸.
헥토르 : 밑에 봐봐.
엄청난 용암이야.
켁, 통로 여기저기서
불기둥이 솟아오르잖아!
아토스 : 이 동굴의 안쪽에는
먼 옛날...
리키아가 하나의 나라였을 무렵,
제단이 만들어졌다네.
엘리우드 : 이런 곳에요?
아토스 : ...사악한 마음을 지닌 자로부터
지켜야 할 것이 있으니 말일세.
엘리우드 : 그게 듀란달인 겁니까?
아토스 : 그렇다네.
과거에 우리가 썼던 무기는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었지.
그 용들을 쓸어버릴 정도로
무서운 힘을...
지금 남아 있는 물건에
옛날만큼의 위력은 없지만,
그래도 악용되지 않도록
각자 지켜 온 것이라네.
여기는 롤랑이 죽은 이후로
아무도 발을 들이지 못했을 걸세.
이 동굴은 지금도
그의 기운으로 가득 차 있어.
이곳에 둥지를 튼 것은, 검을 지키는
과거의 병사들...
...자네의 시련이네, 엘리우드.
얼마 안 되는 동료의 도움을 받아
혼자서 제단으로 향하게나.
듀란달을 손에 넣기에
걸맞은 힘을 보여 주게!
엘리우드 : ...쭉
지키고 있었던 거구나.
미안해...
아토스 : 그들의 영혼도 이걸로
잠들 수 있을 걸세.
...이걸로 겨우 말이지...
엘리우드 : ...네.
아토스 : 그럼 엘리우드는 남고, 다른 자들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게나.
아토스 : 자, 반가운 대면이 되겠군.
엘리우드, 내려가세.
아토스 : ...나의 오랜 친구,
작은 용사
롤랑이여.
아토스 : 롤랑...
깨어나 나의 부름에 답하라.
롤랑 : ...친구여...
지혜로운 자, 모든 것을 보는 자
아토스...
아토스 : 오랜만이네, 롤랑.
롤랑 : 긴 시간이 지난 모양이군.
또 만날 줄은...
【용】들과의 싸움...
그리운 동료들...
모든 것은 기억의 저편에...
아토스 : 천 년에 가까운 세월이지...
허나, 지금 또
【용】의 힘을 노리는 자가
세상을 위협하고 있네.
롤랑 : ...【용】의 힘을
말인가...?
아토스 : 롤랑이여.
이 소년은
그대의 피를 이은 자라네.
부디 그 힘을
빌려주면 안 되겠나.
롤랑 : 나는... 이 세상에
머물 몸이 없다네.
허나... 그렇군
이걸 가져가게.
이 검에 이 땅에 남은
내 정신의 모든 것을 담도록 하지.
아토스 : ...그런 짓을 하면
이 세상에서
【자네】라는 존재의 모든 것이
사라지게 될 텐데도 말인가?
롤랑 : 나쁠 게 뭐가 있겠나.
내 후손들의 힘이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도 없지.
...뒷일을 잘 부탁하네,
친구여...
아토스 : 알았네...
엘리우드 : 아토스님,
지금 사라지신 분은...
아토스 : 자네도
모습을 본 것이로군.
그자가 자네들의 조상인
용사 롤랑이라네.
엘리우드 : 그 사람이, 롤랑...
엘리우드 : !!
제단 위에
검이...!
아토스 : 들게나,
자네의 검이네.
엘리우드 : ...신기한 검이군요.
아토스 : 듀란달...
【열화의 검】이라고도 불리지.
헥토르 : 헤에, 이게 신장기구나.
린 : 【열화의 검】 듀란달.
...신기해,
처음 보는데도
왠지 익숙한 느낌이야...
엘리우드 : ...이걸로 네르갈과 싸울 수 있어.
자, 【용의 문】으로...
!?
엘리우드 : 검이... 빛을...
모두 조심해
뭔가가 올 거야...!
엘리우드 : 어...!?
린 : 저건... 용이야!
헥토르 : 농담이지!?
왜 이런 곳에...!
엘리우드 : 모두 물러서!
헥토르 : 엘리우드,
괜찮아!?
엘리우드 : 응...
몸이 멋대로 움직였어.
마치 이 검에
이끌리는 것처럼...
아토스 : 【열화의 검】은
용을 멸하기 위한 물건...
그 힘을 가지고 있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지.
그나저나, 이 빙룡은...
설마...
엘리우드 : 왜 그러십니까?
아토스님.
아토스 : 아무것도 아닐세...
네르갈 : 그건
내가 대답해 주마.
엘리우드 : 무슨 볼일이지
네르갈!
네르갈 : 니니안은
쓸모가 없더군.
그래서 대체품을
받으러 왔다.
엘리우드 : 닐스!
네르갈 : 소용없다, 당분간
깨어날 일은 없어.
닐스를 니니안 대신
사용하도록 하겠다.
엘리우드 : 이 자식!
니니안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네르갈 : 내가 아니다.
네가 한 짓이지,
엘리우드.
엘리우드 : 뭐라고...?
네르갈 : 엘리우드, 너는
의문을 가진 적이 없나?
용의 문을 열려면 왜
그 남매가 필요할까...?
왜 니니안과 닐스가 아니면
안 되는 걸까...?
엘리우드 : ......
네르갈 : 답은 간단하다.
용의 문은 인간이
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지.
문을 열 자격이 있는 것은
인간이 아닌 자...
즉, 용뿐이다.
엘리우드 : ...뭐...?
네르갈 : 불쌍하기 짝이 없군,
니니안이라고 하는 계집은.
내 감언에 속아
【문】을 통해 이쪽으로 왔다가...
원래대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내게 협력하는 것도 거절한 뒤
도망치고 헤맨 끝에...
사랑하는 자의 손에
죽게 되다니 말이다.
엘리우드 : 무슨...
소리야...?
네르갈 : 이해가 안 가는 건가?
아니면 인정하고 싶지 않은 건가?
어느 쪽이든 상관없지.
알려 주마, 엘리우드.
거기 있는 한 마리의 빙룡이...
네가 그 손으로 쓰러뜨린 짐승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