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레령 바로 북쪽에 위치한
아라펜성
리키아 동맹은 우선 이곳에 주력을 집결시켜
베른에 대한 대책을 의논하고 있었다
로이군은 전쟁의 중요한 열쇠를 가진 여성
기네비어와 동행해
동맹에 합류하기를 서둘렀다
그러나 아라펜성까지 반나절 남은
거리에 임박했을 무렵
성에서 위기를 전하는 전령이 날아와
로이 일행에게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내용을 전했다
「리키아 동맹군이 베른 삼용장이라 불리는
베른 굴지의 용장 중 두 사람
브루냐 장군, 나셴 장군이 이끄는 군에
강습당해 전멸에 가까운 패배를 당했다」고...
용맹한 리키아 동맹의 갑작스런 패배...
그 사실에 놀라면서도
로이는 피해 규모와 생존자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아라펜성을 목표로 했다
브루냐 : 폐하
적의 맹주를 잡아 왔습니다
제피르 : 이쪽으로 데려와라
헥토르 : 큭...! 네, 네놈은
베른 국왕 제피르!!
네 이놈... 잘도...
제피르 : 오스티아 후작 헥토르여
우리 베른의 「용장」 두 명을 상대로
이렇게까지 싸우다니
과연 리키아 동맹의 맹주
라고 말하고 싶지만...
한 명의 용맹한 장수가 발버둥쳐 봤자
결국에는 이 정도다
단념하도록
헥토르 : 어째서냐...
제피르 : 음?
헥토르 : 우리 리키아의 제후는 대대로
인접국 베른과는 사이가 좋았다...
제피르 왕의 대가 되어서도
우리는 언제나 예의를 갖추었을 터
그런데... 어째서...
제피르 : 예의? 흥
시시한 소리를 하는군
리키아 지방... 아니, 이 대륙은
내가 지배해야만 한다
세상을 「해방」하기 위해서 말이지
그러기 위해선 「예의」 같은
하찮은 것을 신경 쓸 여유 따윈 없다
헥토르 : 「해방」...이라고?
제피르 : 죽어 가는 네놈과는 관계없는 이야기다
병사 : 누구 있는가!
제피르 : 오스티아 후작을
지하 감옥에 던져 놔라!
병사 : 넵!
브루냐 : 그럼 폐하,
저는 사카 초원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제피르 : 그래, 부탁하마
브루냐 : ...폐하, 외람되오나
미심쩍은 자는 중용하지 않으시는 편이...
제피르 : 이둔 말인가?
브루냐 : 병사들 사이에서 그녀는
『어둠의 무녀』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그 존재를 이상하게 여기거나
싫어하는 자가 몹시 많습니다
아무리 능력 좋은
샤먼이라고는 하나...
제피르 : 브루냐
너는 내 행동을 믿지 못하는 건가?
브루냐 : 처, 천만의 말씀이십니다!
저는 그저...
제피르 : 그럼 너는 내 명령에
따르기만 하면 된다, 알겠나
브루냐 : ...네
모든 것은 폐하께서 원하시는 대로...
제피르 : 「내 행동을 믿지 못하는 건가」라...
흥, 내가 말했지만 같잖군
로이 : 헥토르님께서 살아 계신다는 게
정말이야!?
차드 : 그래, 틀림없어
베른의 병사가 성 안으로 데려가는 걸
이 눈으로 똑똑히 봤으니까
로이 : 차드라고 했지?
너는 아라펜성의 내부 구조를
잘 알고 있는 거야?
차드 : 뭐 그렇지
...잠깐 당신들 설마
도와주러 갈 생각은 아니지?
관두는 편이 좋을걸
주력군은 어딘가로 가 버린 것 같지만
아직 상당수의 병사가 남아 있다고?
이 병력으로는
일부러 죽으러 가는 거랑 똑같아
로이 : 그건 알아
하지만 우린 오스티아 후작님을
잃을 수 없어
게다가 주력 부대는 없는 거지?
그렇다면 승산은... 있어
차드 : 그래...?
그럼 나도 동행해 볼까
성 내부를 안내해 줄게
로이 : 뭐어!?
무리하지 않아도 돼
성 내부의 구조 정도만
알려 주면 그걸로...
차드 : 나도... 베른에는 원한이 있어
함께 싸우게 해 줘, 응?
로이 : 알겠어
그러면 의지할게
차드 : 헤헷, 그렇게 나와야지!
문 따기나 보물 상자는 나한테 맡겨!!
기네비어 : ...로이님
죄송합니다, 오라버니가...
설마 이렇게 빨리 리키아를 공격할 줄은
저는... 어떻게 해야......
로이 : 공주님, 후회해도 해결되는 건 없습니다
그렇게 자책하지 마세요
그리고 리키아는 아직 괜찮습니다
동맹의 맹주이자 구심점이신 헥토르님만
무사히 구출한다면
리키아는 다시 단결해서 싸울 수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 아라펜성을
반드시 되찾아야 합니다
그래, 리리나를 위해서라도...
기네비어 : ......
로이 : 모두들, 가자!!
루 : 그럼 신부님
모두를 부탁합니다
신부 : 네, 고아들은 저희 엘리민 교단이
책임지고 보호하겠습니다
루씨 당신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루 : 저는 조금 더 마을에 있겠습니다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어요
신부 : 그렇습니까...
무리하지 마시길
루 : 네
감사합니다
루 : 다들 신부님 말씀
잘 들어야 해
시민(아이) : 루 형은
같이 안 가는 거야?
루 : 나는 차드를 기다렸다가
만나면 모두를 뒤따라갈게...
시민(아이) : 와! 차드 오빠도
함께 오는 거야?
루 : 그래
시민(아이) : 그럼, 그럼 있잖아
레이 형도 함께라면 좋겠는데!
루 : 응... 레이도 돌아와서
모두 함께 가면 좋겠다
신부 : 그럼 모두들
갑시다
시민(아이) : 그럼 루 형
나중에 봐
시민(아이) : 빨리 와야 돼!
루 : 응...
얘들아, 미안해
그래도 나는 더 이상 도망치지 않을 거야
그렇게 하기로 정했으니까
제피르 : 나셴! ...뭔가
소란스러운 모양이다만?
나셴 : 적의 잔당들이 소란을 피우는 것이겠죠
그래 봐야 하찮은 것들입니다
이둔 : 폐하, 『용』들을
사용할까요?
나셴 : 아니, 『어둠의 무녀』 공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우리 손으로...
이둔 : ......
제피르 : 이둔, 이번에는 괜찮다
『용』들은 예정대로 베른으로 돌려보내라
이둔 : 네,
폐하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
나셴 : ......
제피르 : 그럼 우리도 베른으로 돌아간다
나셴, 리키아는 네게 맡기마
나셴 : ...리키아의 잔당들은
어떻게 할까요?
제피르 : 반항하는 것들은
일족을 몰살시켜라
나셴 : 여자와 아이도... 말이지요?
제피르 : 당연하지, 베른에 반항할 마음이
없어질 때까지 철저하게 해라
나셴 : 맡겨 주십시오
큭큭큭...
나셴 : 흥, 폐하도
저런 계집의 어디가 좋으신 건지
그럼 나도 가 볼까
슬레이터, 이 성을 맡기겠다
슬레이터 : 외출하실 겁니까?
나셴 : 그래, 리키아 동맹의
배신자 놈들이
날 위해 재미있는 선물을
준비한 것 같다
분명 에트루리아 귀족의
딸이라고 했었지... 크크큭
슬레이터 : 에트루리아의... 그거 확실히
아름답겠군요
나셴 : 그래, 아직 어린 티가 남아 있지만
제법 반반한 모양이야
슬레이터 : 그건 정말 기대되는군요
가는 길 부디 조심하시길
나셴 : 너도 리키아 잔당들에게
발목을 잡히지 않게 조심해라
그렇게 되어 버리면
내가 놈들보다 먼저 널 죽일 거다
슬레이터 : 노,
농담은 삼가해 주십시오...
나셴 : 큭큭큭....
루 : 차드! 다행이다
무사했구나!!
차드 : 루!?
어째서 이런 곳에?
루 : 모두와 함께
도망쳐 왔어
차드 : 그렇구나...
그래서 모두는? 무사해?
루 : 응, 당분간 엘리민 교단이
돌봐주기로 했어
차드 : 너는?
루 : 응?
차드 : 어째서 너만
여기에 남아 있는 건데?
루 : ...너랑 같은 이유야
차드 : !?
루, 너 설마!
루 : 나도 조금이지만 마법을 쓸 수 있어
봐봐, 원장 선생님의 방에 딱 한 권
「파이어」 마도서가 있었으니까...
차드 : 루, 무리하지 마
너는 사람을 다치게 하는 짓은 못 하잖아?
루 : 하지만...
차드 : 원장 선생님의 「원수」는 내가 갚을 거야
루는 모두와 함께 있어
루 : 난 더 이상 숨어만 있는 건 싫어!
다들 나도 모르는 새에 없어져 버린다고
원장 선생님, 차드... 레이도...
나도 내 소중한 사람을 위해 싸우고 싶어
지켜지는 게 아니라 지켜주고 싶어!!
차드 : 루...
좋아, 이렇게 된 이상 하루빨리
베른을 물리치고 모두를 만나러 가자!
루 : 응!
시민 : 너희들
리키아 군대의 생존병이니?
자, 이걸 가지고 빨리 떠나렴
여긴 베른의 병사가 잔뜩 있어
이 부근은
베른이 제압하고 있지만
우린
리키아 편이니까!
멀리너스 : 로이님, 성의 감옥에
오스티아 후작님이 계셨습니다!
로이 : 역시 그랬구나!
그래서? 무사하신 거지?
멀리너스 : 그게...
깊은 상처를 입으셔서...
헥토르 : 로이냐...
로이 : 헥토르님!!
그 상처는... 어떻게 이렇게 심하게...!
서둘러 치료해야 합니다!
제 어깨를 붙잡아 주십시오
헥토르 : 됐다...
나는 이제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로이 : 헥토르님...
헥토르 : ...불찰이었다
설마 베른이
용을 부활시켰을 줄이야...
로이 : 용이라고요!?
헥토르 : 그래... 과거에
우리 인간과 싸웠던... 용이다...
로이 : 『인룡전역』을 말씀하시는 거군요?
그거라면 저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 이 에레브 대륙을 양분하고 있던
인간과 용족이 패권을 두고 싸운 전쟁...
헥토르 : 그래... 『팔신장』이라 불리는...
영웅들의 활약으로
최후에는 인간이... 승리했...지
로이 : 네, 그리고 용들은
이 대륙에서 모습을 감췄다고 전해지고 있죠
...용은 전설 속의 생물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헥토르 : 모두가... 그리 생각했을 거다... 허나
용은 있다... 정면으로 싸워선 이길 수 없어
로이 : 베른은... 어떻게 용을
부리는 것일까요?
헥토르 : 모르겠다... 허나 용들이
...과거 번영했던 땅은... 베른...
그리고... 베른의... 건국 왕은...
『팔신장』 중 한 명... 하르트무트...
거기에...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 쿨럭 쿨럭
로이 : 헥토르님!
헥토르 : 로이... 오스티아에 가거라
그리고... 나를 대신하여
오스티아에 남은 군을 지휘해... 다오
로이 : 말도 안 됩니다! 제게는
너무나...
헥토르 : 괜찮다... 오스티아에는...
용과 싸울 수 있는... 무기도 있으니...
로이 : 무기...라니요?
헥토르 : ...내 딸 리리나에게
이미 일러 두었다......
그리고... 딸을 부탁하마...
...굳센 척을 해도 아직 아이일 뿐이니...
네가 버팀목이 되어... 주려무나
로이 : ...알겠습니다
맡겨 주십시오
헥토르 : ...리리나 다시 한번...
크헉...
로이 : 헥토르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