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회화 - 기스×에키드나


C

에키드나 : 있잖아, 당신

기스 : 응?

에키드나 : 당신 배를 몰 수 있다며
부탁할 게 있는데 말이야

기스 : 나한테 말이야?

에키드나 : 조만간 서방에 마을을 만들
계획이 있거든
그래서 마을에 살 사람들을
옮겨 주었으면 하는데
물론
비용은 제대로 지불할게

기스 : ...배라

에키드나 : 왜 그러는데?
몰 수 있는 거 아냐?

기스 : ...그래
물론이지
이래 봬도
나는 예전에 상선의 선장이었거든
온 세상을 여행하며 돌아다녔지
가 본 적 없는 바다는 없어

에키드나 : ...그런데 어쩌다가 해적 따위로
몰락해 버린 거야?

기스 : 이 전쟁 때문에 마음 편히 장사 같은 걸
할 수가 없거든
일거리가 없으니까 부하들을 모아 설득했어
우리는 해적이 될 거라고

에키드나 : 과연 그렇구만

기스 : 그치만 다들 뱃사람이니까
싸우거나 빼앗는 건 좋아하지 않았어
이것저것 준비해서
자, 출발 이라고 할 때가 되니...
이놈이고 저놈이고 배가 아프다느니
뱃멀미가 난다느니 말을 꺼내서
결국
다음 날로 미뤘지

에키드나 : 어이가 없네
용케 그러고도 해적 같은 걸 해 왔구나

기스 : 그러니까 나도
좋아서 했던 게 아니라고...


B

기스 : 해적이라고 해 봤자 우리는
모두 초짜였어
...처음엔 적당해 보이는 배가
괜찮겠다 싶어서
조그만 상선을 목표로 삼았지
상대 바로 옆까지 딱 달라붙어서...
제대로 된 싸움도 하지 않고 제압해 버렸지
거기까진 좋았는데...

에키드나 : 근데?

기스 : 안은 대부분
보물스럽게 생긴 것조차 없었어
듣자 하니 그 녀석도
우리랑 똑같은 신세에
불경기라 이대로는 상선을 때려치우고
해적이라도 될 수밖에 없다고...

에키드나 : 그래서?

기스 : 그냥 보내 줬어
그런 얘길 들으면 손댈 수가 없잖아

에키드나 : 그것참 마음씨 좋은 해적이네
그래서는 해 나갈 수 없을 텐데

기스 : ...그래
나도 그런 기분이 들었어
아무튼 다음엔 좀 더
커다란 배를 노리기로 했지
그런 큰 부자한테서라면
빼앗아도 괜찮겠지 싶었거든
바다로 나선지 수일... 운 좋게
커다란 상선이 어슬렁거리고 있었어

에키드나 : 호오

기스 : 이번엔 봐줄 필요 없을 것 같아
용기 내서 그 배한테 다가갔더니...
갑자기 덮개가 벗겨지고는
슈터와 궁병이 늘어서 있었어
베른의 경비선이었던 거야

에키드나 : 저런 저런

기스 : 잔뜩 활을 쏘아 대서
삼 일 밤낮으로 쫓기며 돌아다녔어
어떻게든 달아날 수 있었지만...
배는 엉망진창에 돈은 1G도 없고
부하 놈들은 울기 시작하고 돈은 없고
그때는 나도 울고 싶어졌었지...

에키드나 : 한심하네

기스 : 그러니까 나도
좋아서 했던 게...


A

에키드나 : 어라
무슨 지도야?
꽤 오래돼 보이는데

기스 : 이거 말이야?
해적질을 하면서 손에 넣은
유일한 전리품이지
다른 해적선이랑 한바탕했을 때
그놈들이 가지고 있었어

에키드나 : 호오

기스 : 여기에...
해골 표시가 있는 게 보이지?
이 장소에 전설 속의
숨겨진 보물이 있어

에키드나 : 호오
그래서 실제로도 있었어?

기스 : 그건...
이제부터 확인할 거야
이 전쟁이 끝나면
나는 다시 상선의 선장이 될 거니까
다시 한번 그 황금빛 바다로
돌아갈 수 있어...
이 지도가 진짜라면 말이지

에키드나 : ......

기스 : 나한텐 이제 돈이 없어
부하 놈들을 먹이기 위해 돈도 빌렸지
만약 이 보물 지도가 엉터리라면...
나는 배를 내놓을 수밖에 없어
그렇게 생각하면 아무래도 영
결심이 서질 않아서...

에키드나 : ...그렇구나
하지만 알고 있는 거지?
아무리 고민해 봤자 신한테 빌어 봤자
그런다고 보물이 튀어나오진 않는다는 걸
스스로 일하지 않으면
어떤 보물도 손에 들어오지 않아... 그렇지?

기스 : ...그래, 그렇지
그 말대로야

에키드나 : 그게 엉터리라고 해도
보물은 그 밖에도 있을 테고 말이야
우리 마을에
사람들을 날라 주는 거지?
기대하고 있을 테니까
당신의 배, 보여 줘

기스 : 그래, 맡겨 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