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트 : 형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금 고용주에 대해서요
디크 : 그 로이라는 꼬마 말이지...
로트, 넌 어떤 것 같냐?
로트 : 전 마음에 듭니다
그렇게 젊은데도 대단하잖아요
디크 : 그래 확실히 그렇지
하지만...
젊어도 너무 젊어
로트 : 뭐 그건 확실히 그렇죠
그래도...
디크 : 잠깐 기다려 봐
네가 편을 드는 마음은 알아
이쪽이 걱정해 버릴 정도로 사람이 좋고
용기도 지혜도 제대로 있으니까
하지만 말이지...
지금 전투는 아직 아무것도 아니라고
죽느냐 사느냐가 걸린 진짜 전투...
죽음이 등 뒤에 달라붙었을 때...
디크 : 그때
진짜 모습이 보일 거다
디크 : 옛날에 말이지...
내가 막 용병이 되었을 때...
나는 어쨌든
이름을 팔 생각만 했었거든
로트 : 헤에...
형님한테도 그런 때가 있었군요
디크 : 우리 부대는
적군 한복판에 있었어
목적은 베른령 깊숙이 숨어들어 가서
대장의 목을 따는 거였지
땅 밑에서 며칠씩 숨어 있다가...
마침내 때가 됐어
그리고
밖으로 나간 우리에게...
일제히 화살이
쏟아졌지
로트 : !
어째서죠...?
디크 : 고용주가 그놈이 도망갈
시간을 벌려고 우리를 판 거야
부대는 전멸하고
나 혼자 뜬금없게도 살아남았지
로트 : ......
디크 : 놈들한테 있어서
용병 따윈 그저 쓰고 버리는 말이야
디크 : 그게 당연한 거고
그렇게 생각 안 하면 못 해 이 일은
로트 : 하지만 형님
그 로이라는 꼬마는...
디크 : 그렇구만
확실히... 달라
좀 더 빨리
그 꼬마가 태어났더라면...
디크 : 아직... 서로
잘도 안 죽었구만
로트 : 그러게요
디크 : ...곤란해 로트
로트 : 뭐가 말입니까?
디크 : 용병은 어차피 고용돼도
이기고 지는 것보단 자신의 목숨이 소중해
개죽음을 당하느니
차라리 도망가는 게 낫다고...
그런데... 묘해, 이렇게 힘겨운
전투에서도 그럴 생각이 안 들어
그 로이라는 꼬마나
같이 싸우는 동료들...
그 녀석들을 위해 싸우다 죽어도
그걸로 충분하다는...
그런 생각만 든다고
로트 : 네, 저도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