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 : 리리나, 괜찮아?
뭔가 필요한 건 없어?
리리나 : 지금은
딱히 없어
로이 : 상처는 없는 거지?
리리나 : 응, 괜찮아
로이 : 그렇구나, 다행이다
그렇다면 따로 뭔가...
리리나 : 로이, 괜찮아
로이 : 어?
리리나 : 고마워, 로이
신경 써 줘서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는 괜찮으니까
로이 :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무슨 일이 있으면 사양하지 말고
나한테 말해 줘
리리나 : 그래, 그렇게 할게
로이 : 리리나, 리리나!
리리나 : 앗, 로이?
로이 : 왜 그래, 멍 때리고
리리나답지 않아
여긴 전장이야
방심하면 위험해
리리나 : 응, 미안해
로이 : 대체 무슨 일이야?
리리나 : ...꽤나 멀리 온 기분이 들어서
로이 : 멀리?
리리나 : 아, 땅 얘기가 아니야
『상황』이라고 해야 하나...
내 주변 전부가 말이야
...로이, 오스티아에
유학 왔을 때 기억나?
로이 : 응, 물론이지
2년... 아니 3년 전이 되려나?
리리나 : 그때는 로이의 아버님도
우리 아버님도 건강했고
리키아 땅도 큰 전쟁 같은 게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신기하지
벌써 10년도 더 지난 것 같아
로이 : 리리나...
리리나 : 후후후...
나 바보인가봐
아무리 떠올려도
그 시절로는 못 돌아가는데...
리리나 : 로이, 지난번엔 미안했어
로이 : 지난번?
리리나 : 내가 옛날 생각을 하느라
감상에 젖어 있었던 때 말이야
전쟁이 났는걸
주변이 바뀌는 건 당연한 건데...
로이 :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어
리리나 : 변하지 않은 것?
로이 : 내가 리리나 옆에 있는 것,
리리나가 내 옆에 있는 것
리리나 : 아...
로이 : 옛날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갈 수는 있어
그러니까 앞을 향해서 나아가자
옛날과 같은, 아니 그 이상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리리나 : ...푸흡
로이 : ?
리리나 : 큭큭큭...
로이, 너무 폼 잡았어
로이 : 여, 역시 그런가?
사실 스스로도 뭔가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긴 했어, 하하...
리리나 : 그래도...
로이 : 응?
리리나 : 그래도 감동했어, 로이의 말에
로이 : 리리나...
리리나 : 로이, 우리
쭉 함께 있자
앞으로도 쭉...
로이 : ...당연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