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커스 : 투덜투덜투덜...
로이 : 왜 그래?
마커스
마커스 : 안 되죠
정말로 안 됩니다
로이 : 뭐가?
마커스 : 요즘 젊은 녀석들의 전투 방식 말입니다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최근엔 느슨해졌다는 생각밖에 안 드는군요!
좀 더 규율을 바로잡아야...
로이 : 그렇지 않아
다들 필사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는걸
마커스 : 아뇨, 로이님은 너무 무릅니다!
제가 가서 본보기를 보여드리지요
로이 : 딱히 마커스가
안 가도 괜찮은 거 아니야?
이제 젊지도 않은데...
마커스 : 무슨 말씀이십니까!
늙어도 이 마커스,
아직 젊은이들에게 지지 않습니다!!
로이 : 그, 그래
하지만 젊지 않은 건 사실이니까
몸은 충분히 조심해야 돼
로이 : 넵, 감사합니다
마커스 : 로이님은 정말 상냥하시군...
그에 비해
젊은 것들은 한심하기 짝이 없군
나도 더 분발해서
로이님을 도와드려야지...
마커스 : 로이님, 전에 말씀드렸던 규율 말입니다만
좀 더 엄격하게 하는 게 어떨까 싶은데...
로이 : 엄격하게?
마커스 : 예, 그리고 활약이 부족한 자들은
군에서 나가게 하는 겁니다
로이 : ......
마커스 : 그리 하면 군은 소수지만 정예만이 남아
전투도 보다 효율적으로...
로이 : 마커스, 그건 안 돼
마커스 : 어, 어째서입니까?
로이 : 그 활약이 많고 부족한 건
누가 정하는 거야?
마커스 : 당연히 로이님이지요
로이 : 하지만 내가 못 본 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마커스 : 윽 그, 그건...
로이 : 그리고 전장 밖에서
도움이 되는 사람도 있고
내 사정 때문에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도 있어
그 사람들까지 그만두게 할 거야?
뜻을 가지고 군에 참가한 사람도 있는데
마커스 : ......
로이 : 마커스,
좀 더 모두를 믿어 줘
함께 싸워 온 동료잖아
마커스 : ...말씀대로입니다
이 마커스가 틀렸군요
훌륭하십니다, 로이님
로이 : 뭔가 마커스한테 칭찬받으니까
이상한 기분인걸, 평소엔 혼나기만 했는데
마커스 : 이런, 이 늙은이가
그렇게 화만 내고 다녔던 겁니까?
로이 : 응
마커스 : 로이님은 정말로 훌륭해지셨군
이 정도라면 이제 충분히 독립하실 수 있겠어
내 역할도
이걸로 끝일지도 모르겠군...
로이 : 마커스, 왜 그래?
최근 기운이 없는 것 같던데
마커스 : 죄송합니다
『은퇴』할 때가 왔다는 것을
생각하니 아무래도...
정말이지, 나이는
먹을 게 못 되는 것 같습니다
로이 : 은퇴?
마커스 : 젊은 녀석들도 충분히 성장했고
슬슬 적당한 시기일지도 모릅니다
로이 : ...마커스,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마커스 : 저도 이제 꽤 늙었습니다
저 같은 늙은이가 곁에 있어도
로이님께 도움이 되진 않겠지요
그러니 슬슬
제 역할을 후진에게 물려주고...
로이 : 안 돼...
마커스 : 이 마커스는
물러나는 편이...
로이 : 안 돼!
마커스가 나한테서
떨어지는 건 허락 못 해!
마커스 : 로, 로이님...
로이 : 지난번에 건방진 소리를 해서
화가 난 거라면 사과할게
그러니까 나를
떠난다고 하지 말아 줘
마커스 : 하, 하지만
저 같은 늙은이가 곁에 있어도...
로이 : 마커스한테 배우고 싶은 게
아직도 산더미처럼 남아 있어
근데... 마커스가 없어지면
나는 누구에게 의지하면 되는 거야
마커스 : 로이님, 이 늙은이에게 그렇게까지...
큭, 황송합니다...
로이 : 『은퇴』한다고 하지 말고
앞으로도 날 도와주면 안 될까?
마커스 : 알겠습니다...
설령 이 몸이 썩어 문드러지는 한이 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