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 : 좋아, 이걸로 병사들의 배치는 끝났어
후우, 다음...은
수 : 로이님
로이 : !? 수...
수 : 왜 그래?
이상한 얼굴을 하고 있는데
로이 : 아니, 수 쪽에서
말을 걸다니 드문 일이구나 싶어서
수 : 그래?
로이 : 응
다른 사람이랑 얘기하고 있는 것도
그다지 본 적이 없으니까
사람들이랑 얘기하는 걸
안 좋아하는 거야?
수 : 그런 건 아니야
로이 : 그럼 왜?
수 : 다른 거랑 얘기하는 편이
더 재밌거든
로이 : 「다른 거」라니?
수 : 불어는 바람, 살랑거리는 가지와 잎,
맑디 맑은 푸른 하늘, 흐르는 시냇물...
여러 가지 것들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 오잖아
로이 : 그런 거야?
수 : 그런 거지
귀를 기울이면 들릴 거야
들리지 않는 건
귀를 귀울이지 않아서 그래
얘기는 이것뿐이야
그럼 이만
로이 : 어? 수, 할 얘기가 있었던 게...
수 : 지금 했어
로이 : 응?
수 : 가끔은 하늘과 땅에 귀를 기울이면
여러 가지 목소리가 들려오니까
한번 해 봐
분명 기분 전환이 될 거야
너무 긴장만 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들리지 않을걸
수 : 아, 수...
로이 : 내가 피곤해하니까
신경 써 준 건가?
고마워, 수
로이 : 수
수 : 로이님,
왜 그래?
로이 : 지난번에 격려해 줘서
고마워
수 :...느낌이 좋아졌네
로이 : 응?
수 : 로이님의 「느낌」
로이 : 「느낌」?
어떤 식으로?
수 : 부드러워졌어
로이 : 그래?
난 잘 모르겠는데
수 : 후후후... 하긴 이런 건
대지를 일구고 있는 사람들에겐
생소할 수도 있겠다
로이 : 흐음...
수 : 왜?
로이 : 처음 봤어,
수의 미소
수 : 그래?
로이 : 응, 좋은 「느낌」이야
수의 미소도
수 : 그렇구나...
고마워
로이 : 수는 이 전쟁이 끝나면
어떻게 할 거야?
수 : 고향으로 돌아갈 거야
로이 : 근데 수가 있었다는 쿠툴라족은
베른에게...
수 : 다시 모두를 모으면 돼
쿠툴라족은 이제
없을지도 모르지만
쿠툴라족에 있던 사람이
모두 죽은 건 아니니까
로이 : 그건 뭐
그렇지만...
수 : 왜
그런 걸 물어보는 거야?
로이 : 아니, 만약
갈 곳이 없다면
페레로 올 수 있냐고
물어보려고 했거든
수 : 페레...
로이님의 고향이구나
로이 : 응
커다란 도시는 아니지만
화창하고 좋은 곳이야
수 : 음... 하지만
난 역시 초원에서 살고 싶어
로이 : 그럼 어쩔 수 없지
무리하게 권유할 생각은 없으니까
하지만 마음이 내키면
언제든지 얘기해 줘
수 : 로이님
로이 : 응?
수 : 고마워,
신경 써 줘서
로이 : 천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