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키드나 : 저기, 너
서방 출신이지?
로트 : 그래... 그렇다만
어떻게 알았지?
에키드나 : 간단해
얼굴이야 얼굴
서방 남자는 모두
그런 얼굴이잖아
로트 : ...그래?
에키드나 : 있잖아, 넌 전쟁이 끝나면
고향으로 돌아갈 거야?
만약 그렇다면 조금
부탁할 게 있는데
로트 : 부탁?
에키드나 : 서방에 새롭게 마을을 만들려는
계획이 있어
이 전란으로 마을이 불태워진 사람들을
놔둘 수는 없잖아
그래서 그 마을을 만드는 걸
도와줬으면 하는데
로트 : 알았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에키드나 : 정말?
고마워
로트 : 다만 약속은 못 해
전쟁이 끝났을 때 내가
살아 있어야 가능한 얘기니까
에키드나 : 불길한 소리 하지 마
로트 : 아니... 어디까지나
가능성을 얘기한 것뿐이야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이상
가벼운 말은...
에키드나 : 너 젊은 주제에
걱정이 많구나
빨리 늙을걸, 그런 성격이면
로트 : ...그래?
에키드나 : 오, 너였구나
로트 : 마을을 만드는
얘기 말이다만...
에키드나 : 어
계획은 진행되고 있어
오는 자를 거부하지 않는
자유로운 마을...
그게
지금 내 꿈이야
로트 : 자금은 있는 거야?
에키드나 : ...갑자기 현실적이네
그게 말이지... 실은
별로 없어
근처에 광맥이 있다는 소문이 있으니까
그걸로 한탕 벌어 볼까 싶었는데...
로트 : 그거야말로 꿈 같은 얘기라고
생각한다만...
그러고 보니...
광산 뒤라면 하나 알고 있어
에키드나 : 정말이야?
로트 : 그래, 어렸을 때
워드하고 간 적이 있거든
괴물이 나온다는 소문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들어가려 하지 않았지
에키드나 : 호오
로트 : 워드는 묘하게 겁먹고 있었어
소문이 사실이라고 믿었던 거겠지
조금 더 나아가니까
그 녀석이 갑자기 비명을 지르면서...
입구를 향해 달려갔어
그래서 나도 뒤를 쫓았지
에키드나 : 뭐가 있었길래?
로트 : 뱀이야
땅을 가득 채울 정도로 있더군
난 왜 뱀이 있는 건지
생각했었는데...
어쨌든 광산은 그게 원인이 돼서
폐쇄된 듯해
에키드나 : 흐ー음... 그럼
맥이 말라 버린 건 아니겠네
재밌는걸 어쩌면
마을을 만들 자금을 벌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럼 있잖아, 그때가 되면
데려다주지 않을래?
로트 : 나는 상관없지만...
위험해
에키드나 : 뭐 어때, 괜찮아
위험한 때를 대비해서
네가 붙어 있는 거잖아
로트 : ...내가?
에키드나 : 여어, 잘 지내?
로트 : 그래, 아직 살아 있어
에키드나 : 긴장 풀지 마라
네 도움이 꼭 필요하거든
로트 : 그래
긴장 풀 생각은 없어
난 고향에 여동생을 두고 왔으니까
그리고...
에키드나 : 그리고 뭐?
로트 : 아니, 아무것도 아냐
에키드나 : 앗, 알았다
좋아하는 사람이지
진지해 보이는 얼굴로 말하기는
요 얄미운 녀석 같으니
로트 : ......
아무튼 조만간 돌아갈 생각이야
내가 살아남을 수 있다면 말이지...
에키드나 : 뭐?
아직도 약한 소릴 하네
로트 : ...적의 전력은
점점 강대해지고 있어
이대로 싸움을 계속해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에키드나 : ......
로트 : 아니, 물론 마지막엔 우리가 이기겠지
그건 틀림없지만...
그냥... 어쩌면
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몰라
에키드나 : ...이런 이런
바보구나 넌
로트 : 바보...인가?
난
에키드나 : 너만 한 나이에는 말이지
좀 더 편하게 사는 편이 좋아
네 가족이니까 여동생이
걱정되겠지만
좀 더 자기 마음대로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그렇게 다양한 벽에 부딪히고
머리를 다치거나 하면 되는 거야
로트 : 머리를 다치는 건 좀 그런데
에키드나 : 네가 죽어도
그 후엔 내가 돌봐줄게
그러니까 안심하고 죽어도 돼!
...농담이야
로트 : ......
...처음이랑 말하는 주제가
달라진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혹시...
격려해 준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