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회화 - 수×다얀


C

수 : 할아버지

다얀 : 수구나, 왜 그러느냐?

수 : 사과해야 하는
일이 있어

다얀 : 부족 사람들을
도망치게 하지 못한 것 말이냐?

수 : ......

다얀 : 배신자가 있었다
어쩔 수 없었겠지

수 : 「어쩔 수 없다」고 끝나는 일이 아냐
나는 쿠툴라족 족장의 손녀
설령 배신을 당했다고 해도
모두를 잘 이끌어야 했어
그런데...

다얀 : 네게 그 역할을 명령한 것은 나다
그러니 책임이 있다면 나한테 있지

수 : 하지만...

다얀 : 아니면 부족 사람들을 놔두고
혼자서 도망친 거냐?

수 : 그렇지 않아!
적이 나타났을 때 모두를 도망치게 하려고
혼자서 적 속으로 뛰어들었는걸
하지만 그건 적의 미끼고
모두가 도망친 길에 적의 본대가...

다얀 : 그럼 그걸로 됐다
너는 최선을 다했어
잊을 수는 없겠지만
마음을 다르게 먹거라

수 : 알았어, 노력해 볼게...


B

다얀 : 수, 어떠냐
조금은 마음이 바뀌었느냐?

수 : ......

다얀 : 아직도 떠안고 있는 건가
뭐 사정이 그러니 어쩔 수 없지만

수 : 어쩔 수 없다고 끝날 일이 아니야
나는 부족 사람들을...

다얀 : ...이번 전투가 끝나면
조금 멀리 나가볼 테냐?

수 : 멀리?
이런 때에?

다얀 : 이런 때라서다
마음의 앙금을 남긴 채
싸우면 목숨을 잃게 되니까
알겠느냐?

수 : 응, 그렇긴 하지만...

다얀 : 좀 더 「하늘」과 「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천지」의 거대함에 비하면
우리 인간은 작은 존재인 법이다
언제나 말하는 거지만 말이다

수 : 귀 기울이고 있어

다얀 : 아니, 지금 너는
자신의 마음의 소리밖에 듣지 못했다
이 전투가 끝나면
멀리 나가보는 거다, 알겠나

수 : ...할아버지 말대로 할게

다얀 : 그래, 그거면 됐다


A

다얀 : 꽤나 개운한 모양이구나


수 : 응
부족 사람들을 구하지 못한 건
아직도 잊을 수 없지만
지금은 돌아서지 않고
앞을 향해서 달리기로 했어

다얀 : 그래
지난번에 멀리 나간 게
조금은 도움이 되었군

수 : 오랜만에 여러 가지 「목소리」를
들은 것 같아

다얀 :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구나
네가 힘들어하는 얼굴을
보는 건 참을 수 없으니

수 : 난 그런 얼굴 한 적 없어
그렇다고 들은 적도 없고

다얀 : 다른 자들은 모르겠지
허나 나는 안다
무엇보다 나는
네 「할아버지」다
네가 태어난 이후로 계속
지켜봐 왔으니까 말이다

수 : 그렇구나...
할아버지

다얀 : 뭐냐?

수 : 고마워

다얀 : 「할아버지」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이다

수 : 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