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 족장님
다얀 : 신인가...
미안하군, 네게는
억지를 부리고 말았다
손녀를 찾아준 것에
감사를 표하지
신 : 아뇨, 그런...
다얀 : 편한 길은 아니었겠지
나와 떨어지고 나서 어떻게 지냈나?
신 : 예,
그 패전 후...
저는 수님의 행방을 찾아서
이곳저곳을 떠돌고 있었습니다
리키아를 뚫고 바다를 건너
서방의 섬들로 향하다
거기서 수님과...
명령을 받은 지 몇 달 후의 일이었습니다
다얀 : 그렇군...
우리가 패한 것도...
벌써 그렇게나 시간이 지난 건가
신 : ...족장님
다얀 : 많은 자들을 잃었다...
아직 젊은 생명도...
신 : 하지만
족장님께선 살아 계십니다
설령 우리가
뿔뿔이 흩어진다 하더라도
족장님께서 계시는 한
일족은 다시 원래대로 모일 겁니다
신 : 리키아, 에트루리아 등
서쪽에 있는 나라들은...
우리 사카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전투에선 활로 뚫을 수 없을 것 같은
단단한 갑옷을 두른 병사가...
다얀 : 그렇겠지
우리들의 전장은 광활한 평원이다
말이 없으면 싸울 수 없지
하지만 좁은 토지에서는
그런 병사가 요충지를 지킬 터
신 : 예
다얀 : 이처럼 전투의 모습이 다르면
우리의 싸움은 통하지 않는 것이 도리다
신 : ......
다얀 : 배신이나 속임수도
저쪽에서는 싸움의 한 수에 불과한 거겠지
비겁하다고 생각하는 건 우리들뿐
결국 지면 이도 저도 안 되는 거다
신 : ...하지만
전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런 더러운 싸움 따위...
다얀 : 그럼 배울 수밖에 없다
타국의 싸움을, 타국의 사고방식을
그것에 우리가 물들지 않으면서 말이지
다얀 : 신
신 : 넵...
다얀 : 하늘은 불운만을
가져다주는 존재가 아니다
일족이 패한 일은...
나쁜 것만이 아니었다
네게 있어선
잘된 일이었을지도 모르지
신 : 라는 말씀은...?
다얀 : 별들도 대지도
이제 옛날과는 다르다
사카도 부족들 사이에서만
생각하는 시대에서 벗어나야겠지
신 : 하지만 족장님...
다얀 : 너는 대륙을 여행하고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더군
나는 이미 낡은 인간이다
이제 와서 삶의 방식을 바꿀 순 없지
허나 너희들은 아직 젊다
사카를 보다 좋은 길로 이끄는 것은
너희들의 몫이다
족장의 명령이다, 들어라
신
앞으로는 너희들이 생각하는 거다
사카가 어떻게 있어야 하는지를
신 :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