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 수님, 물러나 주십시오
그다지 전선에
서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수 : 그래도 여기는 전장이야
싸우려면 어쩔 수 없잖아
신 : 제가 싸우겠습니다
수님은 자신의 안전을
생각해 주십시오
수 : 하지만 내 활 솜씨도
옛날보다는 훨씬 나아져서
이 군에 도움이 될 거야
신 : 저는 족장님께
수님을 지키도록 명령받았습니다
수님이 위험한데
잠자코 있을 수는 없어요
수 : ...알았어
신의 말대로 할게
신 : 감사합니다
수 : 신의 말을 듣다 보면 꼭
할아버지한테 혼나는 것 같아
신 : 족장님은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시니까요
신 : 수님, 역시 전장에
나오신 거군요?
수 : 신이 걱정하는 건
알지만
나 혼자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는 거잖아
게다가 사람이 싸우고 있는 걸
안전한 곳에서 보는 건 싫어
신 :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무리하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수님은 우리 쿠툴라족 족장님의 손녀이자
우리들 생존자의 희망이니까요
수 : 하지만 그렇기에 앞장서서
싸우지 않으면 안 돼
신 : 때와 경우를 가리십시오
어쨌든 앞장서고 싶어하는 자를
모두가 따라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에겐 쿠툴라족을 부흥시킨다는
목적이 있지요
그걸 잊지 마시길
수 : 신도
신 : 네? 저 말입니까?
수 : 나를 지키려고
무리할 필요는 없어
쿠툴라족을 다시 일으키는 건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니까
신 : 그렇군요,
저도 명심해 두도록 하겠습니다
수 : 고마워
약속이야, 무리하면 안 돼
신 : 네
수 : 신, 괜찮아?
신 : 수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안색이 안 좋으신데요
수 : 방금 그늘에서
공격받았다고 들어서
신 : 별일 없었습니다
수 : ...신은 후방으로 물러나
내가 신의 몫까지 싸울게
신 : 무슨 말씀이십니까, 수님
그러면 입장이 반대가 되지 않습니까
수 : 아니 이미 결정했어
너는 후방으로 물러나
신 : 하지만...
수 : 물러나 신!
이건 명령이야
신 : 왜 그러십니까?
평소의 수님답지 않습니다
수 : ...모두 모두
적에게 당해 버렸어
배신자가 있었던 것도 간파하지 못하고
어쩔 도리도 없이 내 눈앞에서
난 널 잃고 싶지 않아!
더는 그런 광경을 보고 싶지 않단 말이야...
신 : 수님...
수 : 신, 나보다 먼저 죽는 건
절대로 용납 못 해, 알겠지
신 : 저는 수님을 지키기 위해서
파견된 자입니다
제가 수님을 남겨 두고
먼저 죽는 일 따위는 있을 수 없습니다
수 : 약속이야
신 : 아버지 하늘과 어머니 대지에 걸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