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리나 : 안녕, 오제
오제 : 앗
리, 리리나님이시군요!
리리나 : 아, 그렇게 격식 차리지 않아도 돼...
오스티아 사람이랑 이야기하고 싶었거든
오제 : 네, 네에...
리리나 : 있지, 뭔가 얘기해 줘
그렇지... 오제가 태어난 고향이라든가
오제 : 제 고향... 말입니까
그렇게 말씀하셔도...
아무것도 없는 지극히 평범한 마을이었어요
단지 가난할 뿐이고...
애초에 오스티아까지 오게 된 것도
남동생들을 먹이기 위해서니까요...
리리나 : 형제가 있어? 부럽다
혹시 여동생은?
오제 : ...딱 한 명, 나이가 비슷한 여동생이 있죠
리리나 : 어머, 진짜!?
어떤 애야? 귀여워?
오제랑 닮았어?
오제 : 그게...
저도 당시엔 어려서...
기억은 애매하지만
단지 그 손을 잡았을 때의 모습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부드럽고 부러질 것만 같은...
작은 손이었죠
리리나 : 그렇구나... 좋겠다
나 여동생이 갖고 싶었거든
리리나 : 있잖아, 오제
그러고 보니 여동생은 어떻게 지내고 있어?
오제 : ......
리리나 : 쭉 고향에 있는 거야? 아니면...
같이 오스티아에?
저기
혹시 그렇다면 다음번에...
오제 : 죄송합니다, 리리나님
그게...
리리나 : 저기, 알려 줘
나 그 아이랑 얘기해 보고 싶어
오제 : ......
지금은 없습니다
리리나 : 없다니?
왜...?
오제 : 리리나님...
우리 마을은...
가난했습니다
...마을에서 일손이 되는 건 남자입니다
여자아이는 도움이 되지 않아요
수프도 빵도...
넉넉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가난한 집에서
여자아이가 태어났을 때는...
위로의 의미로 예쁜 옷을 입히고...
먼 마을에 두고 옵니다
리리나 : .....
오제 : ...마을은 가난했습니다
저도 부모님을 원망하진 않아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리리나 : ...미안해...
오제 : 리리나님?
리리나 : 미안해...
나... 몰랐어...
아무것도...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나... 나는......
오제 : 저, 저기 울지 말아 주세요
부탁입니다, 리리나님...
오제 : 리리나님, 지난번엔 죄송했습니다
그... 괜한 얘기를
리리나 : 오제
오제 : 네
리리나 : 미안해
나, 정말 바보였어
하지만 지금까지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있고 싶지 않아
지금은 아직 영지를 다스리는 방법 같은 건
아무것도 모르지만...
더욱 공부해서... 그런 아이들이
웃으면서 지낼 수 있게 만들고 싶어
아니
반드시 그렇게 만들 테니까...
오제 : ...리리나님께서
마음 쓰실 필요는 없어요
오스티아 후작님 덕분에
남동생들은 모두 건강히 지내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을 구하는 건
신조차도 할 수 없는 일인걸요
리리나 : ......
오제 : 하지만 리리나님
이것만큼은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을
제 여동생은...
당신을...
분명 좋아하게 됐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