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회화 - 차드×휴


C

차드 : 저기, 잠깐만!
당신이 휴 라는 사람이야?

휴 : 응? 뭐야
눈매 사나운 꼬맹이네
나한테 무슨 볼일 있어?

차드 : ...당신한테 말하면
돈을 빌려준다는 게 사실이야?

휴 : 그렇다면 어쩔 건데?

차드 : 그럼 나한테 3000G
빌려줘, 지금 바로

휴 : 아~ 아쉽게 됐네에
내가 돈을 빌려주는 건 어른이나
굉장한 이쁜이밖에 없어
마음속으로 정해 놨단 말이지, 이게 또

차드 : ...그렇구나
그럼 됐어
다른 사람 알아볼게

휴 : 야야야
잠~깐만 기다려 봐
나 참, 성급한 꼬맹이구만
그렇게 바로 포기하면 어떡해

차드 : 어른이나 귀여운 누나 아니면
상대 안 해 준다며?

휴 : 어~떡해서든!! 필요하다면
빌려줄 수도 있지
이자는 두 배지만 말이야

차드 : 그럴 줄 알았다
...하지만 뭐 괜찮아
그럼 꿔 줘
다음에 지급할 때가 되면 갚을게

휴 : 천, 이천, 삼천
옛다, 여기 3000G

차드 : 덕분에 살았어, 그럼 다음에 봐

휴 : 야!이자 포함해서 4000G다!
까먹지 마~!!
...그런 표정 지으면 어떻게 거절하냐
이래서 꼬맹이는 골치 아프다니까


B

차드 : 어이, 이거!
갚으러 왔어

휴 : 천, 이천, 삼천, 사천
확실히 4000G네
정말이지, 최근에 보이질 않아서
받고 도망친 건가 싶었다고

차드 : 약속은 지킨다
인간으로서 당연한 거잖아

휴 : 그 당연하다는 말이 어려우니까
세상 사는 게 힘든 거다 이 말이야
우리 꼬맹이는 의리가 깊다는 걸로 알게
너, 직업 잘못 고른 거 아니야?

차드 : 너라고 부르지 마
내 이름은 차드라고

휴 : 예예, 그럼 차드
왜 도적이 된 거야?

차드 : ...살아가기 위해서지
나는 고아니까

휴 : 쭉 혼자서 지내 온 거야?

차드 : 아니, 리키아랑 베른의 국경에 있는
고아원에서 아이들 몇 명이랑 같이 자랐어
제법 즐겁게 지냈거든
원장 선생님이랑 나랑 고아들 몇 명이랑
...베른이 전쟁 따윌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거기서 태평하게 지내고 있었을걸

휴 : ......

차드 : 애초에 사람 좋은 원장 선생님이 어떻게든
마을 사람들의 협력으로 운영해 온 시설이야
전쟁으로 먹을 거나 입을 게
점점 얻기 힘들어져서...
고아들 중에선 내가 제일 나이가 많았으니까
뭔가 나서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당장 모두를 먹이기 위해선
도둑질을 할 수밖에 없었어

휴 : 3000G는 고아원에 보내는
생활비였던 건가...

차드 : 아니
...고아원은 이제 없어

휴 : !?

차드 : 베른병한테 원장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고아원도 불타 버렸어...

휴 : 애, 애들은?
다른 애들은 어떻게 됐는데?

차드 : 원장 선생님께서 목숨을 바친 덕분에
다들 살아남았어
지금은 엘리민 교단에서
내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지

휴 : ......

차드 : 당신한테 빌린 3000G로는
내가 다뤄도 위력을 낼 수 있는 검을 샀어
이걸로 하루라도 빨리 전쟁을 끝내서
동생들을 만나러 갈 거야!

휴 : 그 꼬맹이들이 지켜야 할
소중한 가족이란 거구만

차드 : 그래, 나한테
그보다 소중한 건 없어
그럼 안 돼?

휴 : 아니...
놀려서 미안해
너는 이미 훌륭한 어른이야, 차드
나 같은 놈보다 훨ー씬 말이지


A

휴 : 오! 차드잖아!!
요즘은 어때, 잘 지내고 있냐?

차드 : 뭐어, 잘 지내지
당신만큼은 아니겠지만

휴 : 뭐야,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데
「아, 휴씨!안녕하세요!!」라든가
방긋 웃으면서 산뜻하게
인사할 수는 없는 걸까~

차드 : ...기분 나빠

휴 : 야야~
기분 나빠는 좀 아니지!
지난번에 이야기를 듣고 나서 난
어떻게든 힘이 돼 주고 싶어서
완전 보호 본능으로
가득해졌는데 말이야

차드 : ...아저씨, 정말로 마도사 맞아?
광대라든가 그런 게 아니라?

휴 : 아, 아저씨~!?
아저씨라는 거 혹시
젊은 데다가 미남인
날 보고 하는 말이야!??

차드 : 응, 내가 보기엔
당신 딱 아저씨인데?

휴 : 큭!!
장난 아니네, 심장에 푹 하고 찔렸다고!
...아저씨는 취소해 주라
아저씨는 안 돼!!
다른 호칭이라면 아무래도 좋지만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만큼은 참아 줘!
이래 봬도 내 마음은
연약하고 가련하다고!

차드 : 푸흡
하하하하하하하하!
힉, 힉, 학, 아 배 아파

휴 : !!

차드 : 아 웃기네, 당신 진짜 별난 사람이야
알았어, 그럼 휴라고 부를게
그럼 불만 없는 거지?
아저씨가 아니니까

휴 : 뭐야, 웃을 수 있었잖아!

차드 : 응?

휴 : 너 말야, 눈매 사납잖아?
이마에도 이렇게 힘이 들어가 있고
거기다 입도 험해 태도도 불량해
붙임성 없는 수준을 넘어 방긋 웃지도 않아

차드 : 뭐, 뭔데
갑자기!?

휴 : 갑자기 이 전쟁이 시작되고 나서 벌써
몇 명이고 봤거든, 웃지 않게 된 애들을
어른에겐 어른의 사정이란 게 있겠지만
역시 애들은 웃는 게 정상이잖아?
전쟁 같은 걸 일으키는 바보들은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못 보는 모양이지만

차드 : ...

휴 : 뭐, 아무튼
잘됐다 잘됐어
제대로 웃을 수 있는 꼬맹이가 있다면
아직 세상은 살 만한 걸지도 모르겠다
너도 말야 힘들다는 건 알겠지만
웃을 여유 정도는 남겨 두라고, 알겠냐?

차드 : 우왓, 머리 쓰다듬지 마!

휴 : 하하하하하
미안 미안!
그럼 다음에 보자
조급해하다 자빠지지나 말라고ー

차드 : 정말 세상은 아직 살 만한 걸지도 모르지
당신 같은 어른이 있으니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