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트거 : !
카렐 : 이 거리에서 알아차리다니
제법 소질이 좋군
루트거 : ...『검성』 카렐
카렐 : 호오 영광인걸
나를 알고 있는 건가?
루트거 : ...검을 쓰는 자라면
당신을 모르는 게
이상하지...
카렐 : 젊었을 때는 각지를 돌아다녔으니까
루트거 : ...어째서
군에 있지?
카렐 : 가족이 신세를 지고 있거든
이 늙어 빠진 검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와 봤다만
루트거 : 늙어 빠져?
당신도 농담을 하는군
카렐 : 아니, 사실이라네
자네 같은 젊은 사람이 상대라면
방법이 없는 정도까진 아니지만
당해내기 힘들어
루트거 : ......
카렐 : ...나쁘지 않군
오랜만에 재미있을 것 같은데
카렐 : 자네, 잠깐 기다려 주게
루트거 : ...무슨 용건이지?
카렐 : 검의 상대를 찾고 있는데
괜찮다면 상대해 줄 수 있겠나?
루트거 : ...거절한다
카렐 : 어째서지? 나는
상대로서 부족하다는 건가?
루트거 : 당신의 검은
사람을 쓰러뜨리는 검이 아니다...
내 목표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카렐 : 지금은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둘 다 같은 검의 길이라네...
도착하는 곳은
단 하나뿐이야
루트거 : ......
카렐 : ...나한테 뭔가 볼일이 있나?
루트거
루트거 : 물어보고 싶은 게 있다
카렐 : 뭐지?
루트거 : 당신의 검에는 살기가 없다
바람이 멎는 기운과 조화를 이루지...
어떤 굳센 검도
당신의 적수가 되진 못한다
난 좀 더 강해지고 싶다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검을 원해...
검의 길이 하나라면
나도 그렇게 되는 건가?
카렐 : ...자네는
사카 출신이지?
루트거 : ...그렇다
카렐 : 나도 사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하늘의 목소리를 들으며
어머니 대지의 품에서 자랐지
내 검에 있는 건
그것뿐이다
루트거 : 난 순수한 사카의 백성이 아니다
당신처럼
느낄 수는 없어...
카렐 : 옛날에도 그랬나?
루트거 : !!
카렐 : 자네에겐 들렸을 텐데
지금은 증오에 사로잡혀
귀에 안 들리는 것뿐이지
루트거 : ...이 전쟁이 끝나면
다시 들을 수 있을까?
카렐 : 분명 들릴 거라네
...초원을 건너는 바람은
한번 사랑했던 자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