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핀 : 싸움으로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음률...
한 곡 어떠십니까
클레인 : 당신은 확실히... 항상
로이 장군의 곁에 있던 음유 시인이었지요
엘핀 : 네
엘핀이라고 합니다
클레인 : ...엘핀씨
당신은 그 혹시...
아냐, 그럴 리가 없어
알고 있잖아... 죄송합니다
엘핀 : ...아뇨
저는 당신이 아는 누군가와
많이 닮았습니다... 그렇지요?
클레인 : ! 설마...
엘핀 : ...이렇게 눈앞에서 얘기해도
믿어 주지 않는군...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신하에게 신용이 없는 건가? 클레인
클레인 : 미르딘 왕자님!
역시
미르딘 왕자님이셨군요!
아아 정말로...
용케, 용케 무사히...!
엘핀 : 클레인
조금 못 본 새에 훌륭해졌구나
클레인 : 왕자님께서 없어지시고 나서부터
1년 하고도 조금...
그 사이에 에트루리아 왕국은
완전히 변하고 말았습니다
엘핀 : 알고 있다
수고를 끼쳤구나
클레인 : 저는 서방삼도에 주둔하고
있었으니 그 정도는 아닙니다...
...정말로... 무사하셨을 줄은...
분명 에트루리아 국민 모두가
전하의 귀환에 환희할 겁니다
엘핀 : ......
클레인 : 미르... 아니
엘핀님!
이쪽에 계셨군요
엘핀 : ...클레인 장군님
잠시 이쪽으로
클레인 : ? 네
무슨 일이십니까
엘핀 : ...「님」
클레인 : 님? 「님」이라니요?
엘핀 : ...자각이 없는 건가
곤란하군
클레인 : ......
제가 무슨 실수라도...?
엘핀 : ...사람이 왔군
나중에 날을 잡도록 하마
클레인 : ...?
엘핀 : ...여기라면 방해를
받을 일이 없겠지
클레인 : 미... 엘핀님
긴히 말씀하실 게 무엇입니까?
역시 에트루리아의...
엘핀 : 그런 게 아니다
지난번 얘기를 계속하려고...
클레인 : 아, 네
「님」... 말입니까?
엘핀 : ...에트루리아 귀족이
음유 시인을 상대로 「님」을 붙이는 것은
부자연으럽다고 생각하지 않나?
클레인 : 아...!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그럼 엘핀씨...
라고 불러야겠군요
엘핀 : 씨를 떼도 상관없다
클레인 : 안 됩니다!
아무리 정체를 숨기고 있다고 해도
설령 임시 이름일 뿐이라도
왕자님의 이름을 격식 없이 부르다니
저는 그럴 수 없습니다
엘핀 : 후훗...
...옛날과 변하지 않았군
클레인 : 네?
엘핀 : 어렸을 때부터
클레인은 아버지 리그레 공을 따라서
왕궁에 자주 왔었지
클레인 : 네, 분별력이
막 생겼을 때는 그랬죠...
엘핀 : 형제가 없는 나는
아장아장 걷는 네가 귀여워서
...나도 아직 젊었을 때니까 말이지
리그레 공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오늘부터 내 동생으로 할 테니
아클레이아 왕궁에 살게 하도록」이라고
클레인 : ! 왕자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는 겁니까?
엘핀 : 내가 생각해 봐도
터무니없는 말이었다
역시나 얼굴이 파랗게 질린 리그레 공의
옆에서 네가...
클레인 : 제가...?
엘핀 : 네가 나를 보면서 한 말은
역시 「안 돼요」였다
클레인 : ...기억이 안 납니다
엘핀 : 「저는 왕자님의 『기사』가
될 거니까 안 돼요」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이렇게 얘기했다
「『동생』은 다른 사람에게
시켜 주세요!」라고도 말했지
클레인 : ...무, 무슨
실례되는 짓을...
어릴 때의 일이라곤 하지만
죄, 죄송합니다...
엘핀 : 신경 쓰지 마라
너의 그 변하지 않는 점이
나에게 있어 구원이 되었으니
...죽음의 끝에서 돌아왔을 때
세상은 그때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곳처럼 보였다...
하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을지도 모르겠군
클레인 : 미르딘 왕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