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회화 - 바아톨×캐스


C

바아톨 : 음?
그대는?

캐스 : 네네~
캐스예요
있잖아, 바아톨씨
잠깐 이야기하다 가지 않을래?

바아톨 : 그래
나는 상관없다

캐스 : 잘됐다
바아톨씨는 말이야
왠지 우리 아빠랑 닮은 것 같아

바아톨 : 내가 말이냐?

캐스 : 응, 성격은 바아톨씨랑 반대로
겁쟁이지만
성실한 것만이 장점인
평범한 사람이거든

바아톨 : 그렇군

캐스 : 그러니까 바아톨씨랑 얘기하고 있으면
아빠가 떠올라

캐스 : 저기
바아톨씨
아빠가 해준 것처럼...
껴안아 줄래?

바아톨 : 그래
...이렇게 말이냐?

캐스 : 고마워, 바아톨씨

바아톨 : 그래

캐스 : ...정말 바보네
사람 좋은 점까지
쏙 빼닮았다는 건가


B

캐스 : ...바아톨씨
자, 이거

바아톨 : 음...?
이건
내 도끼가 아니냐

캐스 : 그리고 이거랑 이거랑 이것도
전부 지난번에
내가 훔쳤어

바아톨 : 뭣이...?

캐스 : 맞아, 나는 도적이야
사람들을 속여서
사람들 물건을 훔치는 게 일이지
자, 날 혼내지 그래?

바아톨 : ......
캐스
어째서 나한테 얘기한 거지?
입을 다물고 있었으면 몰랐을 텐데

캐스 : ...글쎄
모르겠어
왜 그런 짓을 했던 건지도
스스로 귀족이나 부자한테서만
훔치기로 정했는데 말이야

바아톨 : 네 아버지와
관련이 있는 건가?

캐스 : ...그럴지도
나는 아빠를
싫어했으니까
약하고 겁쟁이인 아빠를...
쭈욱 싫어했으니까


A

캐스 : ...전쟁으로
우리 마을은 불태워졌어
병사들이 잔뜩 와서
마을에 불을 놓으라고 명령했지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어
당연하잖아, 자기들의 마을인데
그래서
병사들이 화나서 칼을 뽑았을 때...
마을 사람 한 명이 앞으로 나서서
횃불로 마을에 불을 붙이며 돌아다녔어
그 겁쟁이가...
우리 아빠야

바아톨 : ......

캐스 : 마을이 불타고 열심히
갈았던 밭도 모두 못 쓰게 되고...
그런데도 아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지켜볼 뿐이었어
나는 엄청 화가 났어
싸우려고도 하지 않는 아빠한테
그런 식으로 권력에만 복종하는 놈은
절대 되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나는...

바아톨 : 그건 아니다, 캐스

캐스 : 뭐?

바아톨 : ...자신들의 논밭과 마을을
대체 누가 기뻐하며 불태우겠느냐
하지만 네 아버지에겐...
지켜야만 하는 것이 있었던 거란다

캐스 : ......

바아톨 : 네 아버지에겐
병사들을 쓰러뜨릴 힘이 없었다
그렇지만 싸우고 있었던 거다
아버지는 이를 악물고 싸우고 있었던 거다
마을보다도 밭보다도 진정 지켜야 하는 것...
딸인 너를 지키기 위해

캐스 : ......
핫, 그럴 리가 없다니까
우리 아빠는 그냥 겁쟁이일 뿐이야
바아톨씨랑은 다르다고
그치만... 뭐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