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회화 - 사울×세실리아


C

사울 : 오오 신이시여...
당신같이 아름다운 사람과
만나게 되다니
신이시여, 지금 제 감동이
느껴지십니까?
당신께서 조각하신 미가
지금 바로 여기에...

세실리아 : 어머, 당신은 사울이군요?
안녕하세요?

사울 : ......
네, 안녕하십니까

세실리아 : 죄송해요,
잠깐 생각을 하던 중이었어서...
방금 하신 말씀을 못 들었어요
한 번 더 말씀해 주실래요?

사울 : ...으ー음
그나저나 세실리아씨,
저도 당신도 같은 신을 섬기는 자 아닙니까?
다음에 부디
차라도 한잔 하고 싶은데...

세실리아 : 모처럼 권유해 주셨지만
저는 「신을 섬기는 자」가 아닙니다

사울 :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 세상에
신을 섬기지 않는 자가 어디 있다고요

세실리아 : 그런가요?

사울 : 그러니 차 약속은
해 주실 거죠?

세실리아 : 일단 생각해 볼게요


B

사울 : 세실리아씨
아니십니까!

세실리아 : 어머 사울

사울 : 또 이렇게
당신과 재회할 줄이야...
이것도 아마 당신이
너무나 아름다워서일 겁니다

세실리아 : 당신은
언제나 그런 식인가요?

사울 : 네, 비교적 그렇죠
하지만 이건 당신의
마음을 달래려는 나머지...
아, 맞다 맞다
차를 마실 날짜를 정해야죠
그 약속은
생각해 보셨습니까?

세실리아 : 약속?

사울 : 이, 이게 무슨 일입니까!
설마 잊어 버리신 건가요?
「이 세상에 신을 섬기지 않는 자는 없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세실리아 : 아, 왠지 모르게
떠오르기 시작했어요

사울 : 왠지 모르게 라고요?

세실리아 : 죄송해요,
전투로 바빴거든요

사울 : 하아... 어쩔 수 없죠
그럼 이번에는
꼭 생각해 주셔야 합니다

세실리아 : 네,
그럴 수 있으면 좋겠네요


A

사울 : 오오
세실리아씨 아니십니까!

세실리아 : 어머

사울 : 자, 이번에야말로
생각해 보신 거겠지요?

세실리아 : 알았어요
그럼 전쟁이 끝나면
저희 집에 초대하는 걸로 하죠

사울 : 오오, 그거 기대되는군요
에트루리아 명문 귀족인 당신에게
초대를 받게 될 줄이야

세실리아 : 하지만 각오는 해 두세요
아버님은 조금 괴팍하신 분이거든요

사울 : 라는 말씀은?

세실리아 : 제가 아직 성인이 아니었을 때...
성에 친구를 초대한 적이 있거든요
아버님은 평소엔
굉장히 자상하신 분인데
제가 남자인 친구를 초대한 모습을
봐 버린 탓에...
무심코 검을 뽑아 버리셔서

사울 : 그건... 그
성격이 까다로우시다는 정도의
이야기인가요?

세실리아 : 발끈하신 아버님을 말리는 동안에
차는 쏟아지고, 테이블은 둘로 쪼개졌고
다과회였을 것이
마치 투기장처럼...
친구는 목숨만 겨우 건져서 달아났지만...
정말 큰일이었어요

사울 : ......

세실리아 : 근데
그 사람의 경우에는 운이 좋았던 거예요
할아버님으로 말할 것 같으면
아버님보다 몇 배는 까다로우신 분으로...

사울 : 이런, 그러고 보니!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교회에 일을 남겨두고 있었지요
만사를 제쳐 놓고 서둘러 돌아가야 합니다
정말 아쉽지만
차 건은 어려울 것 같군요...

세실리아 : 어머?
아쉽게 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