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볼그와 궁니르. 두 개의 창은 신 트라키아 왕국의 문장에도 사용되고 있다. 창 끝을 아래로 향해 교차한 그 의장은 융합과 평화를 의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왕국의 출범이 모두 순품에 돛 단 듯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북과 남의 사람들의 대립은, 리프 일행의 생각을 넘을 정도로 뿌리깊었다. 특히 남북트라키아 귀족을은 낡은 체제 그대로의 이권을 탐냈다. 이는 종종 양측의 충돌을 초래해 리프를 고민하게 했다.
그렇게 대립하고 있는 이기적인 사람도 있었지만, 쌍방의 이해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있었다.
아르테나는 남쪽 사람들과의 신뢰도 두터워, 휘하에 딸린 에다와 알바의 보좌를 받으며 트라키아라는 하나의 나라를 위해 힘썼다. 그 손에서 찬연하게 빛나는 게이볼그는 언제나 악한 자들에게는 두려움을, 올바른 자들에게는 희망을 주었다.
불쪽과 남쪽의 현관에 해당하는 미즈에서는, 한니발이 카리온과 샤를로의 협력 아래 쌍방의 교류를 극진히 보호했다. 그들 덕분에 교역로는 안전해졌고, 반발하던 사람들도 점차 섞여 갔다.
케르베스 요새에 부임한 달신은 그 부근의 산적과 해적을 일소해 동쪽 가도의 안전을 확보했다. 얼스터에서 관리가 된 리피스가 그 역할에 질려 이스의 해적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달신은 토벌한 자들 중에 리피스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것이 진실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리피스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된 것은 사실이었다. 동시에 해적들의 배는 완전히 동해 기슭에서는 볼수 없게 되었다. 아마도 어딘가 다른 바다로 도망쳐 가지 않았을까 싶다.
해적의 위협에서 해방된 이스와 피아나의 사람들은 평온한 삶으로 돌아갔다. 에벨은 피아나 의용군을 해산하고 갑작스레 여행에 떠났다. 그 뒤를 이어 마을의 대표가 된 할반도 그 이유는 확실히 알 수 없었다.
마리타는 그에 앞서 수행의 여행을 떠났다. 그녀처럼 용병으로 각지를 여행하는 사람은 적지 않았다. 허나, 가르자스나 시바, 페르구스, 트루드 등의 이름이 드러나지는 않았고,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분명하지 않았다. 그들은 필요하면 언제 어디서나 나타난다는 소문만 사람들 사이에서 남았을 뿐이었다.
그 밖에도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은 있었다. 음유시인 호메로스와 무희 라라와 전도사 스루프는 트라키아 각지를 여행하며 사람들에게 리프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마기단도 해체되고 먼스터 사람들도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갔다. 평화로운 세상이라면 싸울 필요도 없다. 다그다가 개간한 자룡산 부근은 남쪽 트라키아에서도 보기 드문 풍요로운 농지가 되었다. 마찬가디로 솔우드 마을에서 검을 버린 랄프는 교회에 남은 아이들과 함께 마을 발전에만 힘썼다고 한다. 교회에서는 사라가 세일럼의 보호 아래 리프의 방문을 기다리면 조용히 살고 있었다. 과거 시균이나 디아도라를 방불케 하는 아름다운 여성으로 성장한 사라이긴 했지만, 평생 마을을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세일럼의 수기에 따르면 조용하고 마음 풍요롭게 아이들과 살았다고 한다.
트라키아 굴지의 미녀로서,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살았던 사라보다는 타라의 시장인 리노안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그녀는 평신 독신으로 살았으며, 남성과의 소문도 없었다고 한다. 다만 가끔 사피가 관리하는 변두리 교회에 혼자서만 출입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 그것에 대해 사피는 사람들이 캐묻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사람들 또한 그녀에게 반론하는 일은 없었다.
교회해서 헌신적으로 사람들을 위해 애쓰는 사피에 비해, 여동생 티나는 활발하게 타라 시내를 누비고 있었다. 그 밖에도 자주 다키아에 갔었다고 한다. 단델라이온을 해체한 판을 만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지만, 성직자로서 언니와 같은 자리에 오른 것도 아닌 그녀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멀어져 갔다. 그렇기에 그녀가 가정을 꾸렸을 때에도 사람들은 그녀의 남편이 누구인지 등에 대해 캐묻지 않았던 것이다.
고향으로 돌아간 사람도 적지 않다. 샤남은 트라키아에 정착하지 않고 고향인 이자크로 돌아갔다. 카린도 실레지아로 돌아가 천마기사단장 미샤 밑에서 정식 천마기사가 되었다. 아말다와 오르엔도 프레드 등과 함께 프리지로 돌아가 기사로서 프리지 가문을 지원했다.
아스벨은 프레스트로 돌아가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정식으로 사제가 되었다. 그 후에도 리프의 좋은 상담 상대가 되어 그의 이름은 현자로서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트라키아의 국가로서의 기반을 확립하기 위해, 리프는 아르테나를 남트라키아의 영주로 삼아 광활한 영토를 두루 통치했다.
아우구스트를 재상으로 삼고 글레이드를 군의 최고 책임자인 대장군으로 삼았으며, 적재적소로 신하들을 배치해 트라키아를 다스려 나갔다.
핀이 없는 동안 근위대장은 셀피나가 맡았고, 로베르트는 그 밑에 올랐다. 걸핏하면 젊은 신하들만의 의견이 나올 때는 제베이어 장군과 아우구스트라 조율하는 형태로 균형이 잡혔다. 케인을 주심으로 한 문관도 점차 충실해져, 이윽고 트라키아는 대국 그란벨에 필적할 정도의 나라가 되어 갔다.
트라키아가 강대국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싸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떄로는 다시 나라를 양분시킨 내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현왕 리프와 그를 돕는 사람들은 훌륭하게 그것을 극복해 나갔다. 리프가 사람들을 신뢰하는 마음이 사람들의 힘이 되어 그들을 지탱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당연했다.
그리고, 트라키아를 둘로 나눈 원인이 되었던 게이볼그, 궁니르 두 창이 이후 트라키아 최대의 위기를 구한 것 또한 사실이었다.
두 개의 창이 하나가 되었을 때, 트라키아는 진정한 번영을 얻었다.
그리고,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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