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 아무래도 상황이 이상하군. 밖에 무슨 일이 있었나?
트루드 : 누군가가 관에 들어온 것 같다. 군대일지도 모르겠어.
판 : 제국의 치안부대인가... 세일럼은 어떻게 됐지?
트루드 : 혹시 당한 건... 내가 상황을 보고 오겠다. 너는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티나 :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판 : 군대가 우리를 잡으러 온 것 같아... 젠장, 지긋지긋한 놈들!
티나 : 군대가...
판 : 너, 지금, 웃었지? 하핫, 이제 여기서 도망칠 수 있다고 생각했냐?
바보 녀석, 그렇겐 안 돼. 너같이 편리한 녀석은 절대 놓치지 않을 거야.
티나 :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까지 못살게 구는 거야.. 이젠 용서해 주세요, 부탁이에요!
판 : 안된다니까.
바보같이 도망치려고 하면 또 이전처럼 혼내줄 테야. 그래도 좋겠어!
티나 : 싫어!! 그것만큼은 절대로 싫어!! 죄송해요, 용서해 주세요!
판 : 훗, 알면 됐어.
그럼 그 시프의 지팡이로 트루드를 도와줘! 자아자아, 얼른 해, 이 굼벵아!
세일럼 : 판, 이제 그만둬!
판 : 세일럼?! 어째서 네가 적 쪽에 있는거야?
설마, 우릴 배신한 건 아니겠지?
세일럼 : 바보같은 소리 마라. 이 자들은 적이 아니다. 리프 왕자의 해방군이다.
판 : 『해방군』? 뭐야, 그건?
세일럼 : 우리와 뜻을 같이 하는 자들이다. 설명은 나중에 할 테니 지금은 일단 검을 놓아라!
판 : 흠... 뭔진 잘 모르겠지만, 싸움은 그만두라는 거지?
...네가 하는 말이니 여러가지로 깊게 생각한 거겠지.
알았어, 신용할게. 좋을대로 해.
리피스 : 칫, 걸려버렸다!
판 : 뭐야? ...너 리피스잖아? ...여아, 오랜만이야!
리피스 : 오, 오랜만입니다...판...씨...
판 : 넌 하나도 안 변했네. 어린 시절 그대로잖아? 이제, 오줌 싸는 버릇은 고쳤냐?
리피스 : 그, 그만 좀 하세요. 그런 건 옛날 이야기잖아요.
판 : 그런가? 이야, 네가 마을에서 제일가는 울보였었지.
여러 놈들한테 괴롭힘당하던게 바로 엊그제 같은데.
리피스 : 제일 앞장서서 괴롭히던 건 판 씨면서...
판 : 어? 뭐라고 했냐?
리피스 :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판 : 그렇군. 그래서, 네가 일하는 곳 말인데. 소문으로만 듣던 해방군 맞냐?
꽤 재미있어 보이는걸. 응, 마음에 들었어. 나를 리더로 소개시켜 줘.
리피스 : 에엑!
판 : 왜! 아니꼽냐?
리피스 : ...아뇨...
판 : 이제 다시 옛날처럼 사이좋게 지내보자고!
리피스 : 게엑... 이 빌어먹을 녀석이랑 또 같이라니..
판 : 뭐야, 너, 안색이 안 좋은데?
리피스 : 네? 그그그, 그래요? 가, 가, 감기라도 걸렸나? 아하, 아하, 아하하....
판 : ?
판 : 어이, 트루드. 이제 됐어. 검을 내려놔라.
트루드 : 응? ...어째서지?
판 : 난 해방군에 들어간다. 너도 도와.
트루드 : 과연... 이놈들이 해방군인가... 제국군치고는 사기가 높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거라면 이해가 되는군.
뭐, 괜찮겠지. 나름 재미있을 것 같고.
판 : 그렇군, 다행이야. 너와는 오래 알고 지냈으니 강요하고 싶진 않았거든.
뭐,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트루드 : 훗, 맡겨 둬라.
라라 : 판!
판 : 응? 라라잖아... 왜 네가 여기 있는 거야?
아하... 내가 그리워져서 돌아온 거구나?
라라 : 그렇다고 하면 기뻐해 줄 거야?
판 : 어이어이. 진지한 얼굴로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너 같은 꼬맹이한텐 볼 일 없어. 얼른 먼스터로 돌아가.
라라 : 또 그렇게 쫓아내는구나. 나 춤추고 있던 시절에는 판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했어.
그렇게나 열심히 보러 와 줬으니까.
판 : 그래, 그땐 네가 이런 꼬맹이일 줄은 상상도 못 했으니깐.
뭐. 네 춤을 좋아했던 건 맞아.
어쩐지, 몸에 힘이 솟아난다고나 할까... 신기한 기분이 되거든.
하지만 넌 괴로웠잖아. 그만뒀으니 잘 된거 아냐?
라라 : 응... 그렇지만, 춤추는 건 싫어하지 않아.
그러니까... 판이 원한다면 무희로 돌아가도 좋아.
판 : 무슨 바보같은 소릴...
라라 : 판을 위해서만은 아냐.
나의 춤으로 모두가 조금이라도 기운을 차린다면 그것도 좋지 않을까 하고...
판 : 모두란 건 누굴 말하는 거야?
라라 : 리프 왕자의 북트라키아 해방군이야. 나도 도와주고 있어. 그다지 도움이 되진 않지만.
판 : 흠... 그렇구나. 그런 건가...
좋아 라라, 무희로 돌아가라. 그럼 나도 해방군에 들어가겠어.
라라 : 진짜? 판?! 믿어도 되는 거지!
판 : 그래. 나도 다키아 도적 나부랭이로 끝날 순 없지.
북트라키아의 해방인가... 이거 재미있어질 것 같네.
사피 : 티나?! 당신 어째서 이런 곳에!!
티나 : 앗, 사피 언니!! 으앙...
사피 : 울고만 있지 말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왜 타라에서 나온 거야!
티나 : 언니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그래서 나온 거야..
그런데 판이라는 도적에게 잡혀서 노, 노예로...
사피 : 노예라고! 설마?! 대체 무슨 일을 시켰어?
티나 : 도적들 심부름... 그, 난 말야 시프나 언록 지팡이를 쓸 수 있잖아.
사피 : 왜 거절하지 않았어?
티나 : 나, 싫다고 말했어. 그랬더니, 심한 짓을 당했어.
사피 : 심한 짓?!
티나 : 응...
사피 : 티나! 분명히 말해! 어떤 말을 해도 나도 각오하고 있으니까!
티나 : 그 놈이... 내가 제일 싫어하는 털벌레를 얼굴 앞에 들이대거나 머리 위에 올려놓기도 했어.
너무 무서워서 진짜로 죽는 줄 알았어.
사피 : ...그것 뿐이야?
티나 : 응... 하지만 정말 무서웠어. 지금도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소름끼쳐.
사피 : 티나...
티나 : 네?
사피 : 내가 돌아올 때까지는 타라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했지?
내 말을 지키지 않으니까 이런 일을 겪은 거야. 반성하렴.
티나 : 응, 미안해... 그런데 말야, 언니, 리프 님이란 사람 너무 멋있다!
나 왕자님 같은 사람이 이상형이야. 있지, 언니는 어떻게 생각해?
사피 : 티나... 나... 어쩐지 조금 피곤한 것 같으니까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티나 : 네~ 사피 언니!
드리아스 : 자, 날이 밝았습니다. 병사들의 휴식도 충분합니다. 타라를 향해 출발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