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을 빠져나온 리프 일행 『해방군』은 드디어 렌스터 남문에 다다른다.
그러나, 방비가 허술했을 터였던 남문도, 높은 절벽과 많은 슈터에게 보호되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상태였다.
아우구스트 : 왕자, 렌스터 성이 보입니다. 이쪽은 후방이기 때문에 적도 방심하고 있겠지요.
리프 : 하지만 아우구스트. 동쪽은 절벽뿐이라 성에 접근할 수 없어.
서쪽으로 돌아간다면 슈터에게 노려지게 되고. 대체 어떻게 할 생각이야?
아우구스트 : 그렇지요...석궁부대가 저만큼 있으리라고는 예상치 못했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머뭇거리고 있으면 적의 증원이 나타납니다. 곤란하군요...
리프 : 드리아스의 의견은?
드리아스 : 슈터를 쓰러트리지 않으면 전진은 무리입니다. 마법으로 전송하거나, 하늘에서 공격한다거나...
어떤 방법이든 다소의 희생은 각오해야 합니다.
리프 : 알겠어.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지 생각해 보자.
팔만 : 아말다 장군, 당신같은 분이 뒷문 경비로 돌려지다니, 대체 무슨 일이 있으셨던 겁니까?
아말다 : 아무래도 제 의견이 구스타프 후작의 마음에 들지 않은 것 같습니다...
팔만 : 아이 사냥에 대해서 또 간언하신 모양이군요?
아말다 : 구스타프 후작은, 국왕의 명령도 없는데 이 근처 마을들로부터 아이들을 빼앗고 있습니다.
로프트 교단에 바치려고 하는 것이죠.
그런 일이 허가되어도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팔만 : 자자, 아말다 공.
당신의 마음은 잘 알겠지만 아이들을 모으는 것은 알비스 황제도 허가하신 일입니다.
어찌 되었든 이 근처의 아이들은 모두, 제도로 끌려가 버리겠죠. 당신 혼자 반대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아말다 : 큭, 어떻게 이런 일이!!
나는 알비스 황제를 믿고 있었는데, 그분을 동경하여 군인이 되었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아말다 : 성이 위험해... ...전군, 지금부터 구원을 향한다. 반란군에게 지지 마라!
리프 : 드디어 성문까지 도착했네. 성 안은 어때?
아우구스트. 모은 정보를 들려 줘.
아우구스트 : 넵.
성주는 구스타프라는 남자로 브룸 왕의 측근입니다. 여러모로 문제가 많은 남자입니다.
리프 : 구스타프 후작인가... 지난 십수 년, 렌스터의 영주로서 포학함의 끝을 보여줬다던 남자군...
아우구스트 : 그렇지요. 지휘관으로서는 이류입니다만,
돈을 모아 뛰어난 무구를 장비하고 있어 꽤 강적일지도 모릅니다.
리프 : 그 외에는?...
아우구스트 : 문제는 제베이어 장군입니다.
이 자는 상당한 무인인 듯 하며, 예하의 중기사들도 실력 있는 자들이라고 생각됩니다.
드리아스 : 제베이어라고! 큭... 그 배신자 놈!!
리프 : 드리아스?... 그를 알고 있는 거야?
드리아스 : 옙...
부끄럽습니다만 제베이어는 예전에 렌스터의 장군이였습니다.
성실한 사람으로 누구에게나 신뢰받고 있었습니다만,
렌스터가 멸망하자 손바닥 뒤집듯이 적의 편에 붙어버린 겁니다!
전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 염치없는 놈은, 제가 이 손으로 반드시 처리할 겁니다!!
촌장 : 드리아스 경!!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드리아스 : 촌장?...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배신자를 두둔할 작정인가!
촌장 : 그렇지 않습니다. 제베이어 장군은, 저희들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제국군 편이 된 것입니다.
나라는 멸망하고, 저희들 서민은 적 한가운데 버려졌습니다.
장군께서는 그런 저희들을 불쌍히 여겨 스스로의 명예와 맞바꿔 구해주셨습니다.
장군이 없었다면 저희들은 살아있지 못했을 겁니다.
드리아스 : 뭐라고!... 그건 정말인가!!
그런데, 그렇다면 어째서 왕자가 돌아온 지금도 뒷짐을 지고 방관하고 있는가?
예하의 군사를 이끌고 성 안에서 반란을 일으키면 쉽게 성을 함락시킬 수 있는 것을...
촌장 : 그것이... 장군에게는 동고동락했던 8명의 부관이 있습니다만,
그들의 처자식이 성 안에 인질로 잡혀있습니다.
장군으로서도 그 부관들의 동의가 없다면 어쩔 수 없는 겁니다.
어쨌든 부하를 생각하는 상냥한 분이시니...
리프 : 그렇다면, 그 인질들을 구출하면 장군은 해방되는 건가!!
촌장 :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지는...
리프 : 나는 장군에게 사과해야만 해. 살아남은 왕족으로서 그에게 사과하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