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드릭에게 붙잡힌 리프는
제국병의 손에 의해 먼스터로 호송된다.
그곳은 그란벨 황제로부터 북트라키아를 맡은 프리지가의 지배 하에 있으며
과거 코노트 왕국의 근위장군이었고, 제국과 내통하여 공을 세운 레이드릭 남작이
코노트에 있는 프리지 당주 브룸의 수하로서, 그 통치를 맡고 있었다.
그곳에서 리프가 본 것은...
레이드릭 : 훗훗훗. 이것으로 나의 출세도 틀림없군.
달신! 코노트에서 호송대가 올 때까지 저 애송이를 놓치지 마라!
달신 : ...예...
레이드릭 : 나는 투기장에 간다. 여자, 네놈도 따라와라.
에벨 : 어째서, 내가...
레이드릭 : 계집들을 만나고 싶지 않은 건가?
에벨 : 계집? ...마리타와 난나?
레이드릭 : 그래. 둘 다 잘 지내고 있지.
걱정 마라. 손가락 하나 대지 않았다.
에벨 : ...정말로 그 두 사람을 만나게 해 주는 겁니까?
레이드릭 : 약속하지.
에벨 : ...알겠습니다. 안내하시죠...
레이드릭 : 물론 그래야지. 크크크...
에벨 : ......
세티 : 브라이튼, 너희들은 이 지하 감옥에 잡혀있는 사람들을 구해줘.
나는 아스벨과 함께 아이들을 찾으러 갈게.
브라이튼 : 알겠다. 시민들을 풀어 준 이후엔 우리도 지원을 가도록 하지.
세티 : 그래. 그럼 나중에 다시 만나자. 행운을 빈다!
마츄아 : 라라, 네 실력만 믿을게. 할 수 있지?
라라 : 응. 열쇠 따는 건 맡겨줘. 하지만, 확실히 지켜줘야 돼?
브라이튼 : 만에 하나, 위험할 때는 상대의 무기를 빼앗으면 돼. 너라면 할 수 있잖아.
라라 : 쉽게 말하지 마. 무거운 무기들은 나도 못 든단 말야.
마츄아 : 걱정하지 마, 브라이튼과 내가 있으니까. 자, 가자!
리피스 : 젠장... 재수도 없지...
산적 : 저기...혹시... 리피스 해적단의 리피스 두목이 아니신지?
리피스 : 그, 그래, 그렇긴 한데...
산적 : 역시!
아니, 현상금 수배지와 똑같아서 혹시나라고 생각했는데...
리피스 : 헤헤... 나도 꽤 유명하잖아... 잠깐... 이놈들을 이용하면...
산적 : 어라, 왜 그러십니까? 리피스 씨. 갑자기 엄청 심각한 얼굴을...
리피스 : ...실은 말야. 이 감옥에서 탈출할 수를 생각하고 있어.
산적 : 에엣! 그게 가능합니까?
리피스 : 바보, 생각해 봐. 내가 이렇게 잡혀 있잖아.
나의 귀여운 부하들이 그걸 잠자코 보고만 있겠냐?
그러니까, 나는 조만간 나가게 될 거야. 짧은 시간이지만 잘 부탁한다.
산적 : 그, 그런 일이라면 리피스 씨, 저도 같이 데려가 주십쇼.
리피스 : 으응... 뭐, 하는 거 봐서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산적 : 저, 정말임까!!
시켜만 주십쇼. 힘에는 자신 있습니다.
저런 간수 정도라면 한방에 해치우겠습니다.
산적 2 : 리피스 씨. 그 얘기, 저한테도 한몫 맡겨 줘요.
산적 3 : 저도 저도요.
리피스 : 헤헤...바보들이라 다루기 쉽구만. 나머지는 어떻게 기회를 만드는가, 려나.
페르구스 : 갑자기 떠들썩해졌네. 너는 뭐 하다 잡혀왔냐?
리프 : ...당신은?
페르구스 : 나는 페르구스. 떠돌이 용병이야.
정말이지, 난처하다니까. 병사가 아가씨를 괴롭히길래 말리기만 했는데 잡혀와 버렸어.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고.
카린 : 아니, 말리기만 했다고?
그 가엾은 병사는 완전 반죽음이 돼버렸어. 진짜, 모든 게 엉망진창이야...
페르구스 : 이봐, 그렇게 말하는 건 아니지. 처음에 막아선 건 너잖아.
카린 : 덕분에 한 패거리라고 오해받아서 나까지 잡혀와 버렸지.
정말, 어떻게 할 거야! 책임지라구!
페르구스 : 아하하. 뭐, 지나간 일로 물고 늘어지지 말라구.
후아~ 왠지 졸린데. 밥 오면 깨워줘, 그럼.
카린 : 진짜, 뭐 하는 사람이야, 정말...
아, 미안해. 나는 카린이라고 해. 잘 부탁해.
리프 : 카린? ... 트라키아에선 드문 이름이네.
카린 : 난 실레지아에서 왔어. 이 도시에는 도착한지 얼마 안 됐고.
그새 이 바보 덕분에 험한 꼴을 당하게 됐지만.
리프 : 실레지아... 엄청 북쪽에 있는 나라지? 이름은 들어 본 적 있어.
그 실레지아에서 여기엔 무슨 일로?
카린 : 우리 왕자님께서 나라를 나가 버렸어.
왕비님은 돌아가셨고, 공주님은 아직 어리고.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왕자님을 찾으러 온 거야.
리프 : 실레지아 왕국은, 제국에게 멸망당했다고 들었는데, 왕가 사람들은 무사한 거야?
카린 : 으응. 제국에 반발하는 사람들은
훨씬 북쪽에 있는 토베라는 도시에 살면서 왕가를 계속 지키고 있어.
나도 언젠가는 근위천마기사가 되어서 왕가를 돕는 게 꿈이야.
리프 : 굉장하네. 천마기사가 된다면 하늘을 날 수 있겠다.
카린 : 응. 날 수 있어.
나는 아직 나이트가 아니니까 나는 것만이 고작이지만 페가수스랑 마음은 통해.
에르메스라는 이름의 아이인데. 굉장히 귀여운데다가 똑똑해.
지금도 날 찾아서 하늘을 맴돌고 있을 거야.
리프 : 그런데, 왕자는 왜 나라 밖으로 나간 거야?
카린 : 국왕님을 찾으러 가신다고... 하지만 국왕님께선 이상한 분이셔.
나라나 가족은 내팽겨치고 계속 나라에 돌아오시질 않아.
모두들 화내고 있어. 이제 국왕께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그러니까 세티 왕자님께서 왕이 되기 위해 돌아와 주시길 바라고 있는 거야.
그래서 내가 맞이하러 왔는데 이 바보 때문에...
페르구스 : 누구 때문이라고?
너, 좀 조용히 할 순 없는거야? 여긴 감옥이라구. 자고 있는 녀석들한테 실례잖아.
카린 : 이런 상황에서 코를 골면서 자고 있는 건 당신 정도밖에 없을걸.
정말 무신경하다니까!
파수병 : 이봐! 너희들, 시끄러! 조용히 해!!
페르구스 : 봐~, 한 소리 들었네. 아하하하...
카린 : 어휴...
리프 : ......
페르구스 : 너, 왠지 어두워 보이는데. 괜찮으면 얘기해 봐. 도와줄게.
리프 : ... 그래, 당신들이라면...
시민 1 : 콜록, 콜록, 콜록.
시민 2 : 할머니, 괜찮으세요?
시민 1 : 저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곧 늙어죽을 몸. 그보다도 손자가... 콜록콜록콜록...
시민 2 : 이거 봐요. 무리하면 안돼요. 할머니, 괜찮으니까 누워 계세요.
시민 3 : 저런 할머니까지...
시민 2 : 그래, 그러니까 언제까지나 저놈들이 제멋대로 날뛰게 둘 순 없어.
시민 3 : 그렇지만... 정말 마기단의 힘으로 제국의 지배를 벗어날 수 있을까?
시민 2 : 간단하지는 않겠지. 그렇다고 해서 시도하지 않는다면 가능성은 제로야.
그러니까, 그 사람을 믿을 수 밖에 없지.
시민 3 : 용사... 세티 님...
시민 2 : 맞아.
그 분이 나타나기 전에는 마기단은 제국에게 몰려서 괴멸 직전이였어.
그것이 지금은 녀석들에게 한 방 먹여줄 수 있는 존재가 되었지.
...뭐 붙잡혀 있는 내가 대단한 듯이 말할 소린 아니지만.
어쨌든, 그 분을 믿자.
그 분을 믿고 있으면 틀림없이 잘 될거야.
산적 : 리피스 씨, 문이 열렸슴다! 대단해, 리피스 씨가 말한 대로야!
리피스 : ......
산적 : 어라, 왜 그러십니까?
부하들이 구하러 왔는데 기쁘지 않은 겁니까?
리피스 : 아, 아니, 그런 게 아냐...
어이어이, 정말로 누군가 도와주러 온 거냐... 허풍도 떨어놓고 볼 일이야...
시민 : 동료가 왔어, 찬스다! 모두, 도망가자!
확실히, 서쪽 통로에 지상으로 통하는 계단이 있었을 거야. 거기로 도망쳐!
시민 : 오오, 마기단 분들이군요. 감사합니다. 모두들, 도망칩시다.
확실히, 동쪽 통로에 도망갈만한 계단이 있었을게야.
달신 : 뭐라고! 내 동생까지 아이 사냥에?!
그렇구나... 신세를 졌네.
이제, 제국에도 레이드릭에도 정나미가 떨어졌어.
내 목숨 너희들에게 맡기지!
만프로이 : 벨드여, 아이 사냥은 잘 진행되고 있나?
벨드 : 옙, 만프로이 님. 일부 시민의 저항은 있었습니다만, 그 이외에는 막힘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만프로이 : 그럼, 남은 것은 타라 시 뿐이로군.
끝까지 거부 의사를 표한다면 그것도 좋겠지. 도시 채로 불태워버려라.
이후의 본보기가 될 거다. 자비는 베풀지 말도록.
벨드 : 예, 그럴 생각입니다.
그러나 프리지의 장군들이 이 일에 여러모로 회의적인지라
포위는 했습니다만, 아직 손은 대지 않았습니다.
만프로이 : 이슈타르 왕녀, 그대의 아버님은 전의가 부족한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이슈타르 : 아버님께서는 고민하고 계십니다.
많은 중신들이 아이 사냥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와 오라버니도 이 건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만프로이 대사교 님. 다시 부탁드립니다. 아이 사냥을 멈춰 주세요.
아직 어린 아이들을 부모로부터 떼어 놓는 건 무자비합니다.
하물며 로프트 신의 제물로 바치는 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닙니다!
율리우스 : 이슈타르. 뭔가 착각하고 있는 거 아냐?
나는 아이들을 죽이라고 말하지 않았어.
단지 아이들을 교육시켜서, 나의 제국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것 뿐이야.
시련을 견뎌 낸 자들은 제국의 신민이 되어, 하등한 인간들을 지배해.
즉, 새로운 귀족이 되는 셈이지.
이건 행운을 잡을 기회라고.
이슈타르 : 서로 증오하고, 싸워서 살아남아야만 제국의 신민으로 인정받는다...
그걸 행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율리우스 : ...뭐 좋아. 너도 머지않아 알게 될 테니까.
그것보다 이슈타르. 뒤뜰에 예쁜 화단이 있어. 같이 보러 가자.
이슈타르 : ...율리우스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