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는 뭔가 신비한 힘이
소용돌이치는 게 느껴져요…

너도 그렇게 느낀 건가?
그리고 여긴 어째선지 시알피를 많이 닮았군…

시알피… 처음 듣는 이름이네요.
시구르드가 있던 세계의 지명인가요?

그래. 내가 태어난 고향이야.

언젠간 아내 디아도라와
그곳에서 평온하게 지낼 거라고 생각했었지…

생각했었다고요…?

디아도라는 암흑 교단에 납치되어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어 버렸어…

그리고 그녀는 암흑신 부활을 위해 이용되어…
그대로 세계는 무서운 어둠의 시대를 맞이했지.

그, 그런 일이…?! 정말 너무하네요…

그래. 하지만 빛은… 희망은 남아 있었어.
나는 그걸 미래에 넘겨줄 수 있었지.

? 그건 대체…?

뒷이야기는 이 시련이 끝나면 말해 줄게.

무기를 들어, 뤼에르.
나와 싸우는 것… 그게 네게 주어진 시련이야.

시련을 완수했을 때 우리의 인연은 더 강해질 거야.
그리고 내 힘도 한층 더 굳건해지겠지.

이 땅에서 당신과 싸우는 것.
거기에 의미가 있다는 거군요?

맞아. 자, 너희의 힘을 보여 줘.
나를 뛰어넘어 봐.

…알았어요.
온 힘을 다해 도전할게요!

너는 무엇을 걸고 싸움에 임하지?
이 싸움 끝에 어떤 걸 꿈꾸고 있지?

저는… 동료와 함께
평화로운 세계를 보고 싶어요.

아무도 상처 입지 않고 아무도 슬픔을 겪지 않는
그런 세계를 만들고 싶어요!

이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선 힘이 필요해.
네게 그럴 만한 힘이 있는지…… 증명해 봐!

당신과 검을 맞대는 건 처음은 아니군요.
뤼미에르 님과 함께 단련했던 때를 기억하십니까?

물론이지. 잊을 리가 있나.
…하지만 그 시간은 이제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아.

뤼미에르가 맡긴 걸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미래로 나아가야 해.

가겠습니다, 시구르드 공.
이 일격, 뤼미에르 님께 바치겠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나를 쓰러뜨려.
그게 너희에게 주어진 시련이야.

시구르드가 있는 곳에 가려면
다리를 지나갈 수 있게 만들어야 해요…

저 요새를 제압하면
다리를 쓸 수 있게 될지도 몰라요.

요새의 장군을 쓰러뜨렸으니 다리가 놓일 거야.
잠시 기다려 보자, 신룡 님.

잘했어.
훌륭하게 시련을 극복했군.

혼자의 힘으로 한 게 아니에요.
이건 우리 모두가 쟁취한 승리죠.

그래. 동료, 친구, 가족… 인연을 맺은 모든 이가
네게 힘을 주고 있지.

…네게 하나만 묻겠어.
네 어머니… 뤼미에르의 원수를 갚기를 원해?

저는…

…어머니를 잃었을 때 슬프고 분했어요.
어머니의 목숨을 빼앗은 자를 용서치 않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원수를 갚고 싶냐고 물으면
지금은……

나는 싸움을 하며 소중한 것을 많이 잃었지.
하지만 그걸 원망할 생각은 없어.

왜냐면 인간의 슬픔을 알았기 때문이야.
그리고 진실은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도…

나는 그걸 내 아들 세리스에게 전함으로써
답을 미래에 맡길 수 있었어.

아들… 디아도라 씨와의…

너는 높은 이상을 가슴에 품고 있지.

슬픔과 갖가지 정의, 진실을 알고서도
그 이상을 믿고 싸울 거라 맹세할 수 있어?

물론이죠.
이 싸움을 끝내고 꼭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 거예요.

좋은 대답이군. 그 말이 듣고 싶었어.

그럼 나는 그날까지
곁에서 널 계속 지켜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