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스토리 회화 - 제 23장 사구


1. 오프닝 1

베일
여기야. 강한 힘의 반응이 느껴져…
용문이 근처에 있을 거야.
뤼에르
고마워요, 베일.
전 거의 감지할 수 없어서 도움만 받네요.
베일
잠깐만, 누가 있어. 저건…
뤼에르
세피아와 그리…군요.
베일
!
뤼에르
용문을 지키고 있나 봐요.
괜찮겠어요, 베일?
베일
…아빠와 싸우기로 한 이상,
이 길을 가기로 한 이상, 피할 수 없어.
언젠가는 마주해야만 해.
가자.
뤼에르
그래요.

2. 오프닝 2

베일
…세피아, 그리.
세피아
베일 님! 기다리고 있었습니…
베일
…………
세피아
…그래요. 당신이 왔군요.
그럼 그 베일 님께선
돌아가신 걸로 이해하면 되겠죠?
베일
맞아.
그리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가 없군.
설마 불량품이 이기다니.
뤼에르
그 말 취소하세요.
베일에 대한 악담은 흘려들을 수 없어요.
세피아
당신은…!
그리
나 참, 이게 무슨 일이야?
그때 분명 죽었잖아.
뤼에르
전 반지의 힘으로 문장사가 됐어요.
이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
베일
아빠를 막으러 갈 거야.
둘 다 거기서 비켜.
세피아
그럴 수는 없죠.
솜브르 님께서 이계의 문을 여실 때까지…
이 용문을 지키는 것이 저희의 사명. 비록 베일 님의
명령이라 하더라도 비켜 드릴 수는 없답니다.
베일
그럼 여기서 죽을 각오를 다졌다는 거네.
세피아
저희를 죽이실 건가요? 슬프네요.
당신을 진짜 가족처럼 아꼈는데 말이죠.
베일
그건 나도 기뻤어.
나를 속이려는 거짓말이란 걸 알기 전까진.
지금 내게… 세피아와 그리는
아빠의 부하이자 쓰러뜨려야 할 적일 뿐이야.
그리
세피아와 그리는, 이라.
말에 뼈가 있군.
베일
모브와 마론은 내 기사야.
…마론의 최후에 대해 들었어.
날 구해 주려고 했다는 걸.
어째서 죽인 거야?
난 마론에게 감사도 작별 인사도 못 했어.
세피아
마론은 절 배신했으니, 당연한 대가를 치른 거랍니다.
그렇게나 많이 아껴 줬는데.
베일
모르겠어. 세피아는… 뭘 하고 싶은 거야?
사구는 가족이라고 했으면서 왜 부순 거야?
세피아
사랑하기 때문이죠.
제 뜻대로 안 되면 필요 없다고 느끼는 게 당연하잖아요?
뤼에르
그건 이상해요.
그런 건 진정한 사랑이 아니에요…
세피아
그런가요? 진정한 사랑 같은 건
준 적도, 받은 적도 없어서 모르겠네요.
이해 못 하셔도 상관없어요.
제 행동은 저만 이해하면 되니까요.
저희는 서로를 평생 이해하지 못할 테죠.
…저는 솜브르 님만을 위해 움직여요.
천 년 전부터 그분을 위해 일해 왔는데
지금 와서 그만둘 순 없잖아요?
그리
나도 이제 와서 배신은 안 해.
설령 지게 되더라도 말이지.
베일
그래.
그럼 여기서 작별이네.
…전투를 준비하자.
뤼에르
괜찮겠어요?
베일
이제… 더 이상 얘기해도 소용없어.
그렇다고 눈감아 줄 만큼 착하지도 않고.
추억도 조금 있었지만 여기까지야.
적어도 작별 인사는 하고… 아빠를 막으러 갈 거야.

3. 배틀 1

세피아
그래… 결국엔 왔구나.
죽는 건 나일까… 아니면 당신들일까?

4. 배틀 2

세피아
어서 오세요, 베일 님.
저를 죽이러 오신 거겠죠?
베일
…맞아.
세피아
그 눈…
솜브르 님과 정말 닮으셨네요.
또 다른 당신보다
지금의 베일 님 쪽이 훨씬 그분을 닮으셨어요.
베일
너는 날 보고 있지 않구나, 세피아.
언제나 날 통해서…
아빠나 또 다른 나를 보고 있어.
처음 너와 만났을 땐 다정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땐… 세피아가 정말 좋았어.
세피아
저는 처음부터 당신이 싫었답니다.
아니, 아무래도 상관없었다고 하는 게 맞겠죠.
베일
…………
세피아
당신은 솜브르 님의 꼭두각시 인형.
쓸모가 없어지면 버려질 뿐인 존재니까요.
하지만 신기하기도 하죠.
언젠가… 이런 날이 올 것 같았어요.
베일
내가 세피아를 죽일 날이?
그렇구나… 그럼 날 좋아할 수 없었겠네.
세피아
오시죠, 베일 님.
지금 이 순간부터는… 당신을 똑바로 봐 드리겠어요.

5. 배틀 3

세피아
어머나, 신룡 님.
당신과도 정말 질긴 인연이네요.
뤼에르
당신은 알고 있었군요.
천 년 전의 저를…
세피아
맞아요, 만난 적은 있답니다.
하지만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네요.
그도 그럴 게…
솜브르 님의 자녀는 너무나도 많았거든요.
세피아
스쳐 지나갈 뿐인 벌레들을
하나하나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죠.
뤼에르
제가 벌레 같은 존재인가요.
세피아
지금이야 훌륭한 신룡 님이시죠.
하지만 수천 년 동안 살면서…
사라져 간 생명들을 어떻게 다 기억하겠어요.
신룡 님께서도 분명 이해하실 날이 올 거예요.
뤼에르
그런 건 이해하고 싶지 않아요.
앞으로도… 평생.
세피아
아하하! 그건 그렇겠죠!
이해하기 전에 당신은 이번에야말로 여기서…
…죽을 테니까요.

6. 배틀 4

세피아
모브. 정말 날 죽일 셈이야?
믿고 있었는데…
모브
예전에는 나도 믿었다.
우리가 나아가는 길이 옳다고…
사구는 가족이라고.
세피아
…의외네.
네가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어.
모브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나도 외로운 인간이야.
나답지 않게 사구에 정을 붙이고 있었지.
모브
그래서 막을 수 없었다.
마론을 잃을 때까지.
세피아
…원한다면 다시 돌아갈 수 있어. 아직은.
모브
헛소리. 네가 저지른 짓 때문에
우리의 인연은 끊어졌다. 남은 건 찌꺼기뿐이지.
하물며 그걸 모아서 다시 이을 인정조차
모두 앗아 가 버린 건 너다… 세피아.

7. 배틀 5

세피아
솜브르 님… 저는……

8. 배틀 6

그리
난 사구라고.
마지막 순간까지…

9. 배틀 7

그리
베일 님 아니신가.
드디어 상을 주러 오셨나?
베일
상…?
그리
또 다른 베일 님께서 약속하셨거든.
임무에 성공하면 고통을 주겠다고 말이야.
난 계속 기대하고 있었지.
왜냐하면 그분은 냉혹하고 잔학하면서 압도적인 힘으로…!
하지만 결국…
그분은 내게 한 번도 손을 대지 않으셨지.
베일
그 전에 사라져 버렸으니…
그리
맞아! 네가 죽인 거야!
그래서… 난 기대가 돼.
그리
이번엔… 네가 날 어떻게 죽일지 말이야.
베일
…난 그리를 용서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처음부터 미웠던 건 아니야.
네가 그러면서도 사구에 있는 이유를
나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으니까…
괴롭게 할 순 없어.
상은… 못 줘.

10. 배틀 8

그리
역시 사룡 님의 자식이군.
죽여도 죽지 않다니 무서울 따름이야.
뤼에르
당신에겐 감사하고 있어요.
제게 진실을 알려 줬으니까요.
사구로서의 방식은 용서할 수 없지만…
하나만 묻겠습니다.
세피아에게 협박당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
그리
뭐?! 장난하자는 거냐?!
난 내가 원해서 여기 있는 거라고!!
뤼에르
…그런가요.
그리
하하하! 다정하기도 하시지!
황송하게 자비를 다 베풀어 주시고 말이야!
하지만 그 질문으로 넌 나와 세피아를 우롱했어!
용서 못 해, 용서 못 해, 용서 못 한다!!
고통이란 고통은 모조리 퍼부어서
이번에야말로 죽여 주마!

11. 배틀 9

그리
굳이 원수를 갚으러 온 거냐?
아니면, 역시 돌아오고 싶어진 건가?
사구는 가족이었지…
그럼 우린 형제 같은 거 아니겠어?
그리워졌다고 해도 탓할 사람은 없다고.
모브
네 녀석에게 더 할 말은 없다.
그저 쓰러뜨릴 뿐이지.
그리
마지막까지 무뚝뚝하긴.
뭐, 덕분에 거리낌 없이 죽일 수 있겠어…

12. 배틀 10

그리
…하하… 이게, 계속 원했던…
치명상…인가…

13. 이벤트 1

베일
용문을 파괴하려면 사룡의 권속인
세피아와 그리를 물리쳐야만 해.

14. 이벤트 2

뤼에르
방금 그건 뭐죠?!
베일
…저 두 사람이 공격한 거야.
사룡의 권속은 용문의 힘을 쓸 수 있어…
조심해. 계속 같은 공격을 할 거야!

15. 이벤트 3

세피아
이제 더는 물러설 수 없겠네.
같이 죽는 한이 있어도… 용문을 지킬 거야.
그리
같이 죽어? 웬일로 약한 소리를 하잖아?
죽는 건 나 하나면 충분해. 게다가…
지금 우리에겐 이 힘이 있잖아!
자, 실컷 맛보게 해 주자고!
세피아
이제 더는 물러설 수 없어.
같이 죽는 한이 있어도… 용문을 지킬 거야.
그리… 네 원수는 갚아 줄게.
불타 버려라, 남김없이…!
그리
세피아는 이제 움직일 수 없나…
그럼 내가 처리하는 수밖에 없겠군!
지금 내겐 이 힘이 있다고!
자, 실컷 맛보게 해 주마!

16. 이벤트 4

뤼에르
해냈군요…
용문을 파괴했어요!

17. 엔딩 1

세피아
후후후… 여러분이 이겼네요.
솜브르 님, 죄송합니다…
뤼에르
승부가 났네요.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겠어요.
베일
…안녕, 세피아. 그리.
이번에는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세피아
그러게요.
하지만, 그리는 이미… 들리지 않나 보네요.
저세상에서 제가 전해 드릴 테니 안심하시길.
베일
…알았어.
세피아
…………
마지막으로 하나 충고해 드리죠.
이대로라면 다음 용문은 부수지 못할 거예요.
베일
! 그게 무슨 뜻이야?
세피아
용문이 있는 곳은 이 앞의…
오래전 고산 지대였던 곳이랍니다.
하지만 그라드론이 부상하면서 일부 지형이 무너져
용문이 있던 곳은 그대로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죠.
부수긴커녕 가는 것조차 쉽지 않으실걸요?
뤼에르
바닷속에…?!
베일
어쩐지 기척 중 하나가
이상하리만큼 멀고 희미하게 느껴진다 싶었어.
설마 떠오르지 않고 남아 있었다니.
뤼에르
…대체 어떻게 하면 좋죠.
세피아
어려울 거 있나요.
지형을 변화시키면 되죠.
이걸 가지고 가세요.
용문이 있는 곳을 떠오르게 하는 마법 도구예요.
베일
마법 도구?
왜 세피아가 그런 걸…
세피아
저는 마력을 지닌 용, 마룡족이기에…
자신의 힘으로 마법 도구를 만들 수 있답니다.
그렇다고 해도 보통은 부적 정도나 만들지만요.
강력한 마법 도구를 만들면 수명을 갉아먹게 되거든요.
하물며 지형을 변화시킨다면
절대 무사할 수 없겠죠…
베일
…세피아, 설마.
세피아
짐작하신 대로
이건 제 목숨과 바꾼 거예요.
베일
!
세피아
운이 좋으시네요.
신룡 님, 베일 님.
마룡족 중에서도 이런 걸 만들 수 있는 건
저 정도밖에 없거든요.
저는 어릴 때부터 정말 굉장한
마력을 가지고 있었답니다.
어느 날 폭주해서 아버지도, 어머니도, 동료도
모두 죽게 만들어 버렸지만 말이에요.
…뭐, 전부 옛날 일이랍니다.
아무튼 이 마법 도구를 사용해 주세요.
베일
왜 이런 걸…
세피아
…저도 모르겠네요.
다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이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법 도구의 효과는 몇 시간 정도뿐이니
용문을 부수려면 서두르셔야 할 거예요.
몸조심하세요, 베일 님.
전 여기서 무운을 빌어 드리죠.
베일
그게 무슨 말이야…
이제 와서 왜 그러는 거야?!
어째서… 마지막에…
되돌릴 수 없게 된 후에야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적어도 싸우기 전에…
그렇게 말해 줬더라면… 널 용서할 수도…
세피아
마지막이니까요.
베일
뭐?
세피아
이제 되돌릴 수 없고, 끝이니까…
다정해질 수 있는 거예요.
처음부터 이랬다면 용서했을 거라고요?
협력이라도 했을 것 같나요? 헛소리 마세요.
그랬다면 목숨이 아까워서 마법 도구도 못 만들었겠죠.
지금쯤 다 같이 잠수 연습이나 하고 있었을걸요?
혹시 그게 더 좋으셨나요?
베일
…………
세피아. 난…
역시 너를 잘 모르겠어.
세피아
그래도 상관없어요.
이해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해선 잊어버리세요.
언제까지고 기억하고 계셔도 기분 나쁜걸요.
베일
그렇겠네.
하지만… 앞으로 아빠를 막고, 평화가 찾아온 다음…
몇백 년, 몇천 년이 흘러도
너를 잊지 않을 거야.
세피아
참 곤란한 분이시네요.
제 얘기는 끝이에요. 얼른 가세요.
아니면 꼴사납게 죽는 것까지 봐야 안심하시겠나요?
베일
뤼에르
그만 가죠. 베일.
세피아
아, 그래요.
마지막 인사 정도는 깔끔하게 해 드리죠.
잘 가세요. 베일 님.
그리고… 새로운 문장사 뤼에르.
뤼에르
…안녕히.
베일
안녕, 세피아.
…………
…지금까지 고마웠어.
세피아
황송한 말씀이네요.

18. 엔딩 2

그리
…정도 많으시구만.
세피아
어머? 아직 살아 있었구나.
그리
치명상이 주는 고통을 더 많이 느끼고 싶었거든.
무엇보다도 평생 한 번밖에 맛볼 수 없으니.
불쌍하답시고 끝장을 내 버리면 최악이니까.
세피아
그래서 죽은 척한 거야?
마지막까지 악취미네.
그리
왜… 용문에 관해서 알려 준 거지?
세피아
말했잖아. 마지막 정도는 깔끔하게…
그리
거짓말은 됐어. 나한텐 사실대로 말해.
세피아
…솜브르 님을 향한 복수야.
난 여기서 죽어 가는데…
그분만 꿈을 이루면 억울하잖아.
용문이 부서진 걸 눈치채고
내가 죽었다는 걸 실감하게 만들 수 있으면 충분해.
그리
그렇게 하고 싶을 정도로
솜브르 님이 좋았던 건가?
세피아
그분을 원한 게 아니야.
솜브르 님의 아이를 원했지.
난 계속 가족을 원했어.
나만을 사랑해 줄 사람이 필요했어…
사구가 가족이라는 그 말은 진심이었어.
그때가 제일 즐거웠지.
나와 그리, 마론, 모브가 함께
베일 님과 솜브르 님을 지키면서…
그리
하지만 이제 되돌아갈 수 없어.
지키고 싶었으면 부수지를 말든가.
포기할 거였으면 더 빨리 그만뒀어야지.
그럼 나도 죽지 않았을 텐데.
세피아
너만이라도 그 사람들 편에 붙었으면 됐잖아.
그리
당신 혼자 둘 수가 없었거든.
이렇게 말하면 어쩔래?
세피아
뭐…?
그리
사구는 가족.
그리
나도 그 말이 좋았어.
부모 얼굴 따윈 기억나지도 않던 내게
당신은 어머니와도 같았으니까.
솜브르 님을 향한 충성을 자학으로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비뚤어진 신자였던 내게 말을 걸어 준 그때부터…
어머니처럼, 누나처럼… 신처럼.
내게 제일 소중한 사람이었어…
세피아
그리… 무슨 농담을…
그리
농담이면 내가 왜 여기 있겠냐고…
멍청하긴…
세피아
…그래. 내가 멍청했구나.
세피아
이렇게 가까이에… 원하는 게 있었는데…
더 빨리 알았더라면……
…아니. 후회해 봤자 이미 늦었지.
용서해 줄 거지……?
가족…이니까……
고마워…… 그리……
…………
그리
…세피아?
…먼저 갔군.
나도 곧 갈게…
여기 있을 이유도 없고……
이제… 하나도… 아프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