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
이곳은 팔찌의 방.
문장사의 팔찌가 보관된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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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진 유일한 팔찌로
팔찌에 깃든 문장사는 잠들어 있습니다.
일
팔찌는 전부 7개야.
남은 6개는 지난 전쟁에서 뿔뿔이 흩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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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는 본래 용이 없는 대륙이었지만
수천 년 전, 신룡과 사룡의 선조룡이 태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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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두 용족이 공존했으나, 사룡족은 차츰
파괴 충동에 휩싸여 대륙을 유린하기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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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룡족과 백성은 멸망할 위기에 처해
구세주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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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룡에 대항할 힘으로…
이세계에서 『문장사』를 불러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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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사는 평화를 추구하는 이들의
간절한 바람으로 구현된 존재인 셈이죠.
일
그때 쓰였던 고대 의식으로
당신을 이 땅에 불러내게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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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서 새로운 문장사가 올 줄로만 알았는데…
엘
문장사의 활약으로 세계의 평화는 지켜졌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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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천 년 전, 사룡 솜브르가
문장사의 힘으로 다시금 세계를 유린하려 한 것입니다.
일
나랑 누나는 그 전쟁을 기억해.
온 대륙이 전화에 휩싸인 무시무시한 전쟁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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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룡, 사룡, 그리고 각국의 왕족은
서로 문장사를 빼앗고 싸우면서 피폐해져 갔지.
엘
이대로 다 같이 멸망하나 싶었던 그때
신룡 측이 승리를 거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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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룡왕 뤼미에르가 사룡 솜브르를 봉인한 덕분이었죠.
자신의 목숨과 바꿔서.
엘
그녀의 죽음으로 평화가 찾아왔지만
각국의 슬픔은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
그래도 상처 입은 국토와 백성들은
차기 신룡왕 덕분에 일어서기 시작했죠.
일
뤼미에르의 친자인 신룡 뤼에르 님이
신룡왕으로 즉위했거든.
뤼에르
제가 즉위를…
제가 있던 세계의 역사와는 많이 다른 것 같네요.
-
이번에야말로 평화가 찾아올 거라고…
다들 그렇게 생각했지.
-
하지만 솜브르가 봉인에서 풀려나
세 번째 전쟁이 시작되고 말았어.
엘
문장사가 깨어난 상태인 팔찌를 7개 모으면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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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브르는 그 힘을 노리고 있었죠.
사룡 일족의 설욕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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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그런 걸 위해서…
대륙을 불살라 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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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세 번째 전쟁이 끝난 날 밤…
신룡과 사룡은 동시에 숨을 거뒀죠.
뤼에르
동시에요?
사룡 솜브르가 사멸했다는 말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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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지금 이 세계에 위기를 불러온 적은 도대체 누구인가요?
엘
솜브르의 유지를 잇는 자.
그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일
워낙 신출귀몰하거든.
어디 있는지, 어떤 모습인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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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건 솜브르처럼
7팔찌를 모으려고 한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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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파악한 게 맞다면…
이미 2개의 팔찌가 적의 손으로 넘어갔어.
뤼에르
신룡왕성에 1개, 적의 손에 2개…
남은 4개의 팔찌는 어디에 있죠?
엘
엘레오스 대륙의 네 나라에 하나씩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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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전쟁에서는 함께 싸웠지만
신룡 뤼에르 님을 잃게 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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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을 통솔할 이도, 대의도 없어져 버렸죠.
일
애초에 신룡 님을 중심으로 모였을 뿐인
단결되지 못한 군대였다고 보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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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왕성에서 말다툼하는 것도 봤어.
신룡 님을 지키지 못한 게 누구 책임이냐면서.
엘
이렇게 구세주가 왔으니
팔찌를 회수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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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는 서로 손대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이쪽에서 먼저 나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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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당신의 세계에서 알던 인물이나
친숙한 자와 싸우게 될지도 모르죠.
뤼에르
처음에 용족이라고 말했으니까요.
게다가 신룡왕성에 있으니 혹시나 해서요.
엘
우리는 수없이 존재했던 사룡의 자식 중 한 쌍.
자식은 반드시 쌍둥이로 태어날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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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과거의 전쟁에서 아버님과 의절하고
어리석은 동포들을 막기 위해 여기서 싸우고 있습니다.
일
나는 용으로 변신할 수 없지만
누나와 함께 싸우고 있어.
엘
우리가 사룡이라는 사실을
알고 와 준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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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인식에 큰 차이가 있었던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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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들일 수 없다면 떠나세요!
이 세계는 우리가 지켜 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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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족이 무엇이든, 장소가 어디든,
세계를 지키고자 한다면 저는 함께할 거예요!
엘
우리의 구세주가 될 자격이 있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죠, 신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