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스토리 회화 - 사룡의 장 불온한 꽃의 성


1. 오프닝 1

세피아
당신은 이방에서 온 자임에도
용감하게 전장을 달려 나갈까?
꽃과 피와 철로 가득한 그 장소에서
확실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누구인가.
네 개의 왕위를 불에 태우고
일곱 개의 불꽃은 요람으로.
하지만 그는 알고 있다.
이 세계에 미래는 없다.
내 외로움은, 이곳에 없다.

2. 오프닝 2

도착했어, 신룡 님.
피레네 왕국에 온 걸 환영해!
아, 내 조국은 아니지만 말이야.
뤼에르
신룡왕성에 있을 때에도 느꼈지만
원래 있었던 세계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이네요.
기억하겠죠? 신룡.
지금부터 왕성으로 갈 겁니다.
목적은 왕족이 소유한 『열혈 맹장의 팔찌』.
적보다 먼저 7팔찌를 모아서 세계를 구해야 합니다.
이쪽의 설득을 받아들여 준다면 다행이지만…
별로 기대하지 않는 게 나을지도 몰라.
피레네 사람들은 성격이 거칠거든.
뤼에르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니고요?
신룡 님이 있던 세계에서는 그랬어?
이쪽 사람들은 아주 호전적이야. 왕족은 특히 더 그렇고.
우리 편이었을 때는 든든했지만…
애초에 사룡을 싫어해서 우리랑은 거리도 있었지.
신룡 님이 사라진 이후로는
리토스의 땅에도 안 오게 됐어.
뤼에르
지금은 이브 여왕이 통치하고 있나요?
이브 여왕은 지난 전쟁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거하였습니다.
그 후 비워져 있던 국왕 자리에는
종전 후 알프레드 왕자가 즉위했죠.
하지만… 일의 말대로 우리와의 교류는
종전 후 거의 두절되다시피 했습니다.
믿을 만한 자에게 정찰을 부탁해 놓았으니
근황은 그 사람과 접촉한 다음 듣도록 하죠.
슬슬 올 때가 되었는데요…
셀레스티아
엘 님, 일 님!
왔군요, 셀레스티아.
뤼에르
!! 당신은…
셀레스티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어요.
당신도 수고 많았어요.
정찰 임무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셀레스티아
이 정도는 별일 아니랍니다, 엘 님.
어머? 이쪽에 계신 분은…
아니… 설마…?!
신룡… 뤼에르 님…?!
뤼에르
아니요, 저는…
셀레스티아
흐흑, 기뻐요…!!
신룡 님~!!
되살아나셨군요! 아니지…
애초에 돌아가신 게 아니셨군요!
맞아요,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죠.
당신께서 솜브르 따위에게 패배하실 리가…!
셀레스티아, 진정하고 들어.
그분이 아니야, 이분은…
뤼에르
죄송해요.
저는 이 세계의 사람이 아니에요.
셀레스티아
네…?
먼저 설명할 걸 그랬군요.
이 사람은 우리의 신룡 님과는 다른 존재.
고대 의식을 통해 이세계에서 불러낸 구세주입니다.
셀레스티아가 정찰 임무를 떠나고 얼마 후에
왕성의 기도장에 나타나 주셨어.
셀레스티아
구세주…
그렇…군요……
…그렇겠죠. 신룡 님을 안치한 것도 저희이고
시신을 직접 이 두 눈으로 확인까지 한걸요.
차가워진 그분의 손을 잡고
다 함께 작별 인사를 건넸으니까요……
…………
셀레스티아…
셀레스티아
…죄송해요.
엘 님과 일 님도 괴로우실 텐데.
저도 이제 그만 떨쳐 내야겠죠.
신룡 님, 다시 인사드릴게요.
저는 셀레스티아, 수천 년을 사는 마룡족이랍니다.
이 세계의 신룡 님, 그리고 뤼미에르 님께서는
저를 마치 가족처럼 대해 주셨죠.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뤼에르
저야말로 잘 부탁할게요.
셀레스티아.
셀레스티아
정말로 그분과 똑 닮았어요.
이세계라는 건 정말 신기하네요.
그쪽 세계에도 제가 있나요?
뤼에르
그게…
셀레스티아
후훗, 물어보나 마나겠죠?
보나 마나 그쪽의 저도 신룡 님의 곁에서
솜브르를 쓰러뜨리기로 맹세했을 테니까요.
뤼에르
…………
그건 그렇고, 셀레스티아.
왕성의 정찰 결과는 어떻게 됐죠?
셀레스티아
피레네 왕국은 이웃 나라인
브로디아로 침공할 계획을 하고 있어요.
침공이라고요?
셀레스티아
정확히는 왕의 여동생인 셀린 왕녀가 제안을 해서
알프레드 왕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죠.
하지만 셀린 왕녀는 국왕의 승인을 기다리지 않고
정예병을 모아 이미 기사단을 결성해서…
더 이상 지켜보고 있을 시간은 없을지도 모르겠어요.
기사단이 출발해 버리면 골치 아파질 거야.
지금 당장 성안으로 들어가자.
셀레스티아
신룡 님께서 서거하시고 얼마간 시간이 지난 영향인지
문장사의 상태도 변해 있었어요.
충분한 주의가 필요해 보여요.
다시 전쟁이 일어나게 둬서는 안 됩니다.
반드시 『열혈 맹장의 팔찌』를 손에 넣도록 하죠.
뤼에르
이야기를 들어 주면 좋겠는데요…
알프레드, 셀린…

3. 오프닝 3

셀린
오라버니, 아직이야?
아직도 브로디아 침공을 망설이고 있어?
알프레드
그렇게 재촉하지 마, 셀린.
조금만 더 기다려.
셀린
이미 충분히 오래 기다렸어!
알프레드
전쟁을 시작하면 돌이킬 수 없어.
상대가 과거의 동료인 만큼 신중해야지.
셀린
하지만 이대로는 백성들을 볼 낯이 없어.
지난 전쟁에서 신하들도 어머님도 잃었으니까…
피레네를 지킬 수 있는 건 우리뿐이야.
신룡의 가호를 잃은 세계는 황폐해져만 가고 있어.
탐스러운 열매도, 꽃도, 서서히 색을 잃고 있어.
산업은 붕괴될 조짐이 보이는데, 아무런 대책도 없지.
지금이야말로 영토를 넓혀서 자원을 확보해야 해.
알프레드
브로디아 왕국은 원래부터 황량했기에…
산업이 입은 타격도 피레네에 비해 훨씬 적지.
전쟁에서 이기면 풍부한 광석 자원을 우리 것으로 삼아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다.
셀린의 계획은 이런 거였지?
하지만 그들의 군사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야.
셀린
모두 감안하고서 그들을 이길 수 있는 기사단을 결성했어.
그게 아니면, 문장사 때문에 그래?
브로디아가 지닌 문장사는 어린 황녀야.
이쪽의 맹장한테 이길 리가 없잖아!
알프레드
세상에 확실한 것은 없어.
모두 덧없게 패배하고, 죽어 버리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올라.
질 리가 없다고 믿었던 신하들이 죽는 모습이.
그렇게 강했던 신룡 님이…
돌아오지 못한 그날이.
셀린
오라버니, 변했구나.
예전에는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았는데.
신룡 님을 잃고 겁쟁이가 되었어.
그렇다면 나 혼자서라도 해낼 거야.
알프레드
셀린?
셀린
지금부터 홀로 브로디아로 가겠어.
더 이상 허락을 구하지도 않을 거야.
알프레드
죽을 작정이야? 셀린!
셀린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마음이 죽을 거야!
그렇다면 차라리 검을 들겠어!
내가 실패하더라도 뒤를 이을 자가 나올 거야.
그렇다면 언젠가 목표는 이루어질 거고.
난 그거면 행복해.
이웃 나라가 불행해지든 말든 알 바 아니야.
행복은 언제나 타인의 불행 위에서 성립되지만
그렇다고 우리 나라가 불행을 짊어질 이유는 없으니까.
알프레드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겠구나.
셀린
오라버니한테는 죄가 없어.
모두 다 어리석은 내 죄야.
하지만, 이런 어리석은 내게도
무운을 빌어 줄 마음이 있다면…
결단을 내려 줘, 알프레드 전하.
알프레드
…………
못 당해 내겠다니까.
알았어.
유일한 가족을 두 눈 멀쩡히 뜨고 잃을 바에야, 이제 됐어.
브로디아 침공을 허가한다.
셀린
오라버니!
알프레드
가자, 셀린.
지금부터 기사단에 정식으로 명령을…
잠시만요!
알프레드
누구지?
오랜만에 뵙는군요.
알프레드 전하, 셀린 왕녀님.
바쁘신 와중에 끼어들어 죄송하지만…
시급한 용건이 있어 찾아왔습니다.
알프레드
누군가 했더니 엘하고 일이었군.
왕의 어전에 함부로 발을 들이다니,
예의가 무엇인지 모르는 모양이지?
전하께서야말로, 신룡 님께서 맡기신 『열혈 맹장의 팔찌』…
리토스 왕성에 반환하지 않는 것은 무례가 아닌가요?
알프레드
피레네만 팔찌를 반환한다면
국가 간의 균형이 무너질 거다.
타국을 견제하는 병기로써
계속 보유하겠다는 말씀이시군요.
그 숭고한 발상 덕분에
각국이 오랜 냉전 상태에 있는데도 말이죠.
과연 신룡 님께서
옛 동료의 어리석은 선택을 바라실까요?
셀린
당신이 신룡 님을 대변하기라도 하려고?
신룡 님을 살해한 솜브르의 자식들에게
그럴 자격은 없다고 보는데.
잠깐만…!
그건 지금 상관없잖아?!
우리는 솜브르하고 다르다는 걸, 왜…
계속 믿어 주지 않는 거야?!
일.
……미안.
균형을 걱정하는 거라면 안심하세요.
저희는 앞으로 각국을 돌아다니며
공평하게 모든 팔찌를 반환받을 예정입니다.
그럼 피레네도 안심하고
팔찌를 반납할 수 있으시겠죠.
알프레드
너희가 우리를 속이고 팔찌를 얻으려는 심산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나?
다른 나라의 팔찌를 모두 모은 뒤라면
협력할 의향도 있다만.
다른 나라의 팔찌는 없습니다.
피레네에 가장 먼저 요청드리러 왔으니까요.
셀린
그럼 들을 가치도 없네. 이야기는 끝이야.
우리는 지금부터 브로디아로 갈 거라고.
팔찌의 힘이 꼭 필요하지.
그런데 당신들한테 넘길 것 같아?
어떻게 말해도 들을 마음이 없으시군요.
그렇다면…
셀린
싸우려고? 바라던 바야.
뤼에르
그, 그건 안 돼요!
부탁할게요, 전 여러분과 싸우고 싶지 않아요!
셀린
신룡 님…?!
알프레드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신룡 님이 살아 있었단 말이야?
너희는 신룡 님이 죽었다고 거짓말을 한 건가?
뤼에르
아니요.
저는 다른 세계에서 온 신룡이에요.
알프레드
다른 세계?
셀린
뭔지 알겠어.
저건 이형병이야.
사룡의 특기인 사술로
신룡 님을 강제로 부활시킨 거라고!
뤼에르
아니에요.
제 말을 끝까지 들어 주세요, 셀린!
셀린
속이려고 해도 소용없어!
신룡 님의 이야기라고 다 들을 줄 알았다면 오산이야!
알프레드
과연, 이형병이라면 말이 돼.
팔찌를 얻겠다고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 엘, 일.
확실히 신룡 님이 죽었을 때의
그 절규는 이상해 보일 정도였지.
한때 동료였던 인연을 생각해서
가능한 대화로 해결하려고 했지만…
생각이 달라졌어.
한번 싸워 보자고.
뤼에르
…!
알프레드
피레네 기사단이여!
사룡의 자식들의 급습에 응전하라!
녀석들의 목을
브로디아에 선물로 던져 줄 것이다!
셀린
기뻐.
이래야 우리 오라버니지.
지난 전쟁에서 낙화의 왕자라 칭송받은 그 실력으로
저 녀석들의 꽃을 붉게 물들여 주자!
알프레드
기다려 줘, 신룡 님.
금방 편히 쉬게 해 줄게.
뤼에르
알프레드…!
싸움은 피할 수 없겠어.
사룡의 자식이라는 게 한스러워.
셀레스티아
저는 바라던 바예요.
엘 님과 일 님께 저런 망발을 하다니 믿을 수가 없어요!
갑니다, 신룡.
얼굴을 아는 사람들이 상대라고 봐주지는 마세요.

4. 배틀 1

알프레드
얼마든지 덤벼 봐.
이 맹장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 리가 없겠지만.

5. 배틀 2

알프레드
사실은… 알고 있었어…
전쟁이 끝난 그때, 팔찌를 반환했어야 했다는 걸…

6. 배틀 3

셀린
우리 피레네만 행복하면 돼!
방해꾼들은 모두 꺾여 버려!

7. 배틀 4

셀린
믿을 수 없어… 이건 거짓말이야.
내가 행복하지 않다니… 인정 못 해…!

8. 배틀 5

알프레드
뭐야… 너는 나 자신…?!
어떻게 된 거지, 사룡의 환각인가?
알프레드
으음…
이쪽 세계의 나도 별로 근육질은 아니구나.
어느 세계에서든
나는 근육이 잘 붙지 않는 체질인 건가?
알프레드
무슨 말을 하는 거지?
환각이라면 사라져라!
알프레드
어이쿠, 체구에 맞지 않게 혈기는 왕성한 것 같네.
자기 자신과 싸울 기회가 생겼다는 점만은 좋은걸.

9. 배틀 6

알프레드
셀린? 어째서 적의 편에…
아니, 잘못 본 건가…?!

10. 배틀 7

알프레드
신룡 님… 아아, 이렇게 애처로울 수가.
너의 그런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파.
이렇게 불행할 수가……
뤼에르
당신을 불쾌하게 하려던 건 아니에요.
부디 이야기를 들어 주세요, 알프레드.
알프레드
그렇게 말하라는 명령을 받았구나.
가여운 신룡 님, 내가 구해 줄게.
알프레드
더는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도록…
이번에는 시신도 남지 않게 없애 주겠어!

11. 배틀 8

알프레드
부셰론…?!
너까지 이형병이 된 거야?
네가 전장에 선 모습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바람이…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다니…
부셰론
알프레드 님…
그렇군요, 이 세계의 저는 이미…
알프레드
나를 감싸고 죽은 너를 내 손으로 죽이라는 거냐.
원망스러워… 엘, 일.
하지만 이형병에게도 이 말이 닿는다면…
부셰론, 너는 정말 믿음직스러운 신하였어.
부셰론
그 말씀… 이 세계의 제가 분명 기뻐할 겁니다.

12. 배틀 9

알프레드
에티에…! 아아, 신룡 님도 그렇고, 왜…
내가 잃어버린 소중한 이들만 나타나는 거야.
네가 죽었을 때 바친 헌화는
아직도 괴로워 쳐다볼 수조차 없는데.
에티에
죄송합니다, 당신의 신하였던 저는…
끝까지 알프레드 님의 곁을 지키지 못했군요.
그럼 제 모습을 보기 힘드실 만하네요.
얼른 전투를 끝내고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알프레드
에티에, 강하고 고결한 나의 신하.
부디 조용히 잠들어 줘…

13. 배틀 10

셀린
브로디아 침공이라니, 나지만 어리석구나.
정신 차려, 셀린.
셀린
이게 무슨, 당신은… 나?!
사룡이 환술로 현혹하려 들다니, 놀랍네.
셀린
하지만 헛수고야, 브로디아 침공은 이루어질 거거든.
나와 우리 피레네의 행복을 위해 이슬이 되어 사라져!
셀린
사라지는 것은 당신의 야망이야.
천천히 홍차라도 마시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봐.
빼앗아서 얻는 평화가 진짜 행복을 가져다 줄지를.

14. 배틀 11

셀린
오라버니를 닮은 이형병도 만든 거야?
어쩜 끔찍한 짓을…!

15. 배틀 12

셀린
이형병으로 나타난 이상, 나는 봐주지 않을 거야.
아니… 실은 싸우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
뤼에르
싸우기를 원하고 있었나요?
셀린
진짜 죽일 각오로 싸우면 누가 이길지
같은 편일 때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거든.
셀린
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있잖아, 아아, 행복해…!
당신 같은 꽃은 분명 아름답게 지겠지!

16. 배틀 13

셀린
역시 신하를 보니까 괴롭네.
살아서 돌아온 것만 같아.
루이
멀리서 지켜보고만 싶었는데
전장에서는 쉽지 않군요.
셀린
루이, 항상 우려 주던 홍차 기억나?
나는 네가 죽은 뒤로… 그 차를 마실 수가 없어.
얼마나 행복했는지 이제 기억도 안 나.
다시 잠들기 전에 나한테 알려 줄래?
루이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그 자격은 저에게 없습니다. 셀린 님…

17. 배틀 14

셀린
클로에…! 아아, 정말 너야?
정찰 임무는 잘 해냈어?
클로에
정찰… 무슨 말씀이시죠?
셀린
그래… 지금 대답으로 알았어.
너도 이형병이구나, 이미 죽었던 거야.
클로에는 정찰 임무에 나선 뒤로 돌아오지 않았어.
살아 있다고 믿고 기다렸는데, 소용없었어!
바보 같아, 사룡의 자식을 통해 죽은 사실을 알다니.
클로에를 이런 식으로 만나고 싶지는 않았는데…!
클로에
세, 셀린 님… 죄송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아니, 언젠가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그런 무책임한 말은 못 하겠어…

18. 배틀 15

셀린
에티에…
너도 있을 줄 알았어.
에티에
셀린, 저는…
가능하면 마주치지 않고 끝내고 싶었어요.
셀린
나도 그래, 만나면 친구였던 에티에를
내 손으로 쓰러뜨려야 하니까.
마음 같아서는 마지막 다과회를 열고 싶지만…
정이 들기 전에 끝내도록 하자.
에티에
그렇네요… 이러고 있으면
원래 세계의 당신으로 착각할 것 같아 무서우니까요.

19. 이벤트 1

알프레드
슬프지만 헤어질 시간이다.
괴로워하지 말고, 죽어 줘.

20. 이벤트 2

알프레드
병사들이여, 도구를 사용해 아군을 강화하도록.
진군에 대비하라!

21. 이벤트 3

셀린
나도 갈게.
저 녀석들을 해치울 수 있도록 무기를 강화해 줘.

22. 이벤트 4

알프레드
우리도 가자.
힘을 빌려줘, 문장사 헥터.

23. 엔딩 1

뤼에르
이게 『열혈 맹장의 팔찌』군요.
깃들어 있는 자는 문장사 헥터.
피레네 백성의 기질을 구현한 듯한 용장입니다.
과거에는 용맹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만…
셀레스티아의 보고처럼 지금은 검게 물들었군요.
뤼에르
제가 다시 현현시킬 수 있다면 좋았을 텐데요.
불가능한 일로 비관해 봤자 소용없습니다.
잠재우도록 하죠.
뤼에르
문장사 헥터…
편히 쉬고 계세요.
헥터
…고맙다…
! 문장사가 또 말을…
헥터
…잠드는 건 아쉬워도…
나쁘지는 않아…
너희하고는…
어딘가에서 함께, 싸워 보고 싶다……
뤼에르
네, 꼭 그렇게 될 거예요.
알프레드
우리 나라의 맹장은 잠들었나?
뤼에르
이제 브로디아 침공은 포기하는 거죠?
알프레드
그럴 수밖에 없지.
…조금 전에 일한테 들었어.
너는 다른 세계의 신룡 님이라더군.
뤼에르
네.
알프레드
하긴 내가 아는 신룡 님이었다면…
이렇게 팔찌를 빼앗지는 않았을 테지.
피레네 왕국의 편에 서서
더 상냥하게 이야기해 줬을 거야.
너는, 완전히 달라.
셀린
…오라버니.
알프레드
하지만…
그래도 만나서 기쁜 건 어쩔 수 없군.
다른 세계에서 왔어도, 나와의 추억이 없어도,
너는… 내가 경애하는 신룡 님이니까.
조금 전에는 너를 이형병이라 단정 짓고
싸움을 걸어서 미안해.
셀린
엘, 일.
당신들에게도 사과하고 싶어.
솜브르의 자식이라고… 비난해서 미안해.
사실은 당신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데…
그런데 계속 마음을 추스를 수 없었어.
진심으로 사과할게.
아니요…
다들 신룡 님을 잃은 게 슬퍼서 그래.
그냥 그뿐이야.
뤼에르
…………
알프레드
제안하고 싶은 게 있는데,
우리도 함께 가면 안 될까?
앞으로 팔찌를 모으러 다닐 거라면
전력은 많은 편이 좋을 거야.
셀린
좋은 생각이야.
결성된 기사단도 있으니 그들도 함께 데려가자.
뤼에르
두 사람이 동료가 되면 든든할 거예요.
부디…
안 됩니다.
뤼에르
엘?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신룡.
독단으로 결정하지 말아 주시죠.
물론 구세주로서 도움을 바라긴 했지만…
군의 결정권은 저와 일에게 있습니다.
원래 세계에서는 어땠는지 몰라도
착각하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뤼에르
…미안해요.
어휴, 누나 또 말 그런 식으로 한다.
하지만… 미안해, 신룡 님.
나도 피레네 측의 동행은 반대야…
알프레드
어째서지? 엘, 일.
나는 너희에게 지금까지 한 일들을
속죄하고 싶어서 하는 이야기이기도 해.
가까이에서 너희를 지킬 수 있게 해 줘.
양해 부탁드립니다, 알프레드 전하.
타국의 국왕을 데리고 다닐 수는 없습니다.
국왕이 자리를 비우면 백성들은 어떻게 합니까.
그리고,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길지도 몰라.
알프레드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가는…
후계자가 없는 피레네는
왕이 없는 나라가 돼 버릴 거야.
알프레드
그렇다면, 셀린과 기사단만이라도…
왕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기사단은 성을 지키는 데 필수적이죠.
저희에게 속죄하고 싶다는 생각이시라면
부디 옥체를 최우선으로 생각해 주시지요.
알프레드
…알았어.
셀린
너희 생각이 그렇다면…
팔찌도 이대로 우리 나라에서 보관할까?
어째서죠?
셀린
걱정 마, 악용할 생각은 없으니까.
애초에 잠재운 문장사는 아무도 깨울 수 없잖아?
적도 팔찌를 모으는 게 목적이라면
한곳에 모아 두는 게 오히려 위험할 거 같아서.
이치에는 맞는 이야기로군요. 하지만…
적은 『문장사를 깨우는 힘』을 지녔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 힘은 적에게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적이 와서 곧바로 문장사를 깨울 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된다면 늘 함께였던 맹장의 힘에…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은 누구일까요.
셀린
그건…
알프레드
잠재워 둔 상태로
너희가 갖고 다니는 편이 안전하다는 말이구나.
이해가 빠르시니 설명이 편하군요.
알프레드
반론할 여지가 없는걸.
우리는 고국에 남고, 팔찌는 너희에게 넘길게.
팔찌를 넘겨주자니 쓸쓸한 마음도 있지만…
있어야 할 장소로 되돌아가서 다행이야.
그보다, 신룡 님.
뤼에르
네?
알프레드
지난 전쟁에서 함께 싸웠던 너와
헤어지는 것이 가장 괴로워.
다시 만나서 반가웠어.
그날… 너를 잃었을 때는 앞길이 막막했는데…
뤼에르
…알프레드?
저는 이 세계의 신룡이 아니에요.
아까 일한테 설명을 듣지 않았나요…?
알프레드
! 아, 그래… 그랬지 참.
내가 왜 이러지?
즉위한 지 얼마 안 돼서 조금 피곤한 걸지도 모르겠어.
이러면 안 되는데…
일국의 국왕이 정신 똑바로 차려야지.
셀린
괜찮아, 오라버니 옆에는 내가 있잖아.
피레네는 침공이라는 수단에 의존하지 않고
새로운 산업을 개척할 길을 모색해 보겠어요.
모든 일이 마무리되면, 꼭 다시 들러 주세요.
알프레드
모두의 무운을 빌게.

24. 엔딩 2

뤼에르
알프레드는 괜찮은 걸까요?
컨디션이 조금 안 좋아 보였는데요.
누나가 계속 화만 내서 위축된 거 아닐까?
화낸 적 없어요.
뤼에르
화난 게 아니라고 하더라도
엘은 말을 너무 거칠게 해요.
동행을 거절해서 꽁해 있는 겁니까?
그건 당신이 경솔히 판단하려 했던 게 문제입니다.
뤼에르
그건 인정해요.
그리고 그 일은 이미 사과했잖아요.
셀레스티아
저기… 일 님.
두 분 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만났을 때부터 저 상태야.
정말 난감하다니까.
조금 더 사이좋게 지냈으면 좋겠는데.
셀레스티아
역시 다른 사람이라서 받아들이기 어려우신 걸까요?
어쩐지 의외네요.
그도 그럴 게, 엘 님, 예전에는 그렇게나…
셀레스티아, 다 들려요.
셀레스티아
죄, 죄송합니다.
뤼에르
…이번에는 자객이 나타나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었어요.
얼굴을 아는 사람들과 싸우는 것도 모자라
정체불명의 적까지 나타났으면 고전을 면치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다음에는 어떨지 모르니 조심하자.
뤼에르
적도 쌍둥이일까요?
어?
뤼에르
신룡왕성에서 엘이
사룡의 자식은 쌍둥이로 태어난다고 했던 게 떠올라서요.
단순한 의문이에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룡의 자식들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한쪽을 잃게 됩니다.
적이 쌍둥이일 가능성은 낮을 것 같네요.
뤼에르
한쪽을 잃는다고요?
셀레스티아
저도 처음 듣는 이야기네요.
하지만, 엘 님과 일 님께서는 무사하시잖아요.
우리는 운이 좋았어.
정말로.
셀레스티아
두 분께서 소중한 반신을 잃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아하하, 고마워.
여기에서 괜한 걱정을 한들 아무 소용없습니다.
브로디아의 팔찌를 회수하기 위해 서두르죠.
뤼에르
다른 세계의 브로디아…
어떤 곳일지 궁금하네요.

25. 엔딩 3

또…
형제가 없어져 버렸네요.
우리처럼 쌍둥이가 모두 살아 있는 경우도
이제는 희귀해졌습니다.
나, 얼마 전에 봤어.
형제끼리 서로 죽이는 모습을.
너는 약하니까 사라지라고,
둘 다 살아 있으려 하다니 건방지다면서…
어떻게 그런 짓을.
…다음은 분명 내 차례야.
나도 언젠가는 살해당할 거야.
쓸모없는 애니까.
일!
그런 말은 하면 안 돼요!
사실인 걸 어떻게 해.
나보다 훨씬 강했던 형제가 죽었어.
나보다 훨씬 아버님에게 도움이 되던 형제가 사라졌어.
다음이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내 차례가 올 거야.
무서워…
무서워, 누나.
일…
…………
괜찮아요, 당신은 제가 지켜 줄게요.
반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