뤼에르
브로디아 왕국 때랑 다르게 쉽게 들어왔군요.
왠지 맥이 빠지네요.
그레고리
쉽다 어렵다를 따질 것도 없었어.
관문에 사람이 거의 없다니 누가 봐도 이상하잖아.
-
무서워지는데…
왠지 안 좋은 예감이 든다고.
일
방비가 꽤 허술하던데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어떻게 생각해, 누나?
뤼에르
엘, 괜찮아요?
잠을 별로 못 잔 것 같은데요.
엘
당신과는 관계없는 일입니다.
전투에 지장은 없어요.
일
수면 부족으로 기분이 안 좋은가 봐.
가만히 내버려 두자, 신룡 님.
-
어디를 다녀온 건지는 나도 궁금하긴 해.
위험한 일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레고리
이르시온 정찰 임무 중인
마델린하고 저쯤에서 합류하기로 했지?
-
먼저 간 셀레스티아와 합류했다면
슬슬 모습이 보일 때가 됐는데…
마델린
먼 길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엘 님, 일 님.
그레고리도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
그리고… 셀레스티아에게 들었습니다만,
그분이…?
마델린
놀랐습니다.
정말 살아 돌아오셨나 착각할 정도라서…
-
말이 안 나오네요.
이 마델린, 감개무량합니다.
셀레스티아
이해해, 마델린.
나도 처음 만나 뵈었을 때 그만 울어 버렸거든.
마델린
눈물은 날 뻔했지만 울지 않았습니다, 셀레스티아.
어린애 취급하지 마십시오.
마델린
신룡 님,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저는 마델린, 사익의 일원입니다.
-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실력에는 자신 있습니다.
그레고리
처음엔 코흘리개 꼬맹이였는데
정말 늠름해졌다니까?
-
무, 물론 모브가 자랑스럽게 생각해 준다면
저도 굉장히 기쁘겠지만요.
셀레스티아
모브는 사익의 마지막 일원으로, 저희 부관이에요.
숙련된 전사의 풍모를 지닌 인물로…
-
원래는 솜브르 측의 기사였는데
주군을 잃고 이쪽 편으로 돌아섰죠.
뤼에르
주군을…
그 사람은 엘과 일의 형제였나요?
일
맞아.
이름을 물어봤는데 만난 적 없는 아이였어.
-
설마 기사를 거느린 자식이 있을 줄은 몰랐지.
용케도 솜브르가 허락했다 싶다니까.
엘
그러한 경력 때문에 처음에는 모브가
솜브르 측의 밀정이 아닐까 의심했습니다.
-
솜브르의 곁을 떠난 우리를
쫓아온 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죠.
-
하지만 신변 조사에도 그는 결백했고,
생전의 신룡 님도 그를 진심으로 신뢰했습니다.
셀레스티아
빨리 소개하고 싶어요.
사익을 결성하게 된 것도 모브 덕분이거든요.
-
사실 리더 자리에는 모브가 더 어울릴 텐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사코 저한테 맡아 달라더라고요.
마델린
네, 이르시온성 안은 얼마 전부터 왕족 없이
소수의 병사만이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
국왕과 근위병은 하사드 대교회 안에 틀어박혀서
일심불란하게 의식을 거행 중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일
이르시온은 사룡을 믿는 나라니까.
그럴 가능성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
우리도 이세계에서 신룡 님을 불러냈으니까.
양쪽 다 전쟁 이전으로 되돌아가게 되는 건가?
일
뭐, 그건 그렇지.
저쪽은 이세계에서 누군가를 불러낼 기술은 없을 테고.
-
그나저나 마음이 복잡하네…
또 아버님과 얼굴을 마주하게 되면…
엘
그러고 보니 리토스를 떠난 뒤로
적의 움직임이 없는 게 좀 이상하군요.
셀레스티아
! 여러분, 조심하세요.
기병 1기가 이쪽으로 접근 중입니다!
모브
마델린, 무사해서 다행이다.
여기는 아직 안전한가 보군.
일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지만 너무 빨리 온 거 아냐?
왜 여기 있는 거야?
모브
일 님, 엘 님도 계시는군요.
만나서 다행입니다.
엘
모브.
당신한테는 솔룸 정찰 명령을 내렸을 텐데요.
모브
죄송합니다,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
솔룸 왕의 동향을 쫓다가
여기까지 와 버렸습니다.
모브
동향을 파악하지 못한 제 불찰입니다.
설마 갑자기 성을 떠날 줄은 몰랐습니다.
-
미스티라 왕은 팔찌를 가지고
병사들과 이르시온으로 진입했습니다.
-
사실상, 솔룸이 이르시온을 침공한 셈입니다.
-
그건…
이르시온 왕의 의식과 연관이 있을까요?
-
사룡 부활을 두려워한 솔룸군이
의식을 저지하기 위해 하사드 대교회로 향한 게 아닐지…
모브
양군의 충돌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시간문제일 듯하군요.
엘
전투가 시작되면 골치 아파집니다.
서둘러 대교회로 향하도록 하죠.
뤼에르
저기, 출발 전에 일단 인사만이라도.
저는…
모브
이세계에서 와 주신 신룡 님.
그렇게 생각하면 되겠습니까?
모브
저는 사익의 부관인 모브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뤼에르
사정은 알고 있었나 보네요.
누가 소식을 전달해 준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