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고리
말 한마디 없이 나무 뒤에 숨어 버리다니.
이런 일은 처음이야.
모브
하지만 벌써 한 시간이나 지났다.
슬슬 말씀이라도 드리는 게…
셀레스티아
그렇게 금방 돌아오실 수 있을 리 없잖아.
숨겨 왔던 마음을 고백하셨는걸.
-
앞으로 어떤 얼굴로 마주하면 좋을지
여러모로 혼란스러우실 거야.
그레고리
그래, 모브.
연심은 섬세하니까 조심스럽게 대하라고.
마델린
잘 아는 것처럼 말하네요.
그레고리는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이 있나요?
그레고리
없어. 하지만 엄청난 것이라는 건 알지.
그러는 너는 어떤데, 마델린?
셀레스티아
두 분만 남겨 두고 온 게 걱정이야.
하지만 마음을 정리할 시간 정도는…
-
이런 때라도 만들어 드리고 싶어.
왜냐하면 우리는 알잖아.
그레고리
그 신룡 님이랑은 다른 사람이야.
엘 님이 연모했던 그분은 이제 없어.
셀레스티아
알아, 하지만
엘 님께서 행복하셨으면 좋겠어.
마델린
어쩔 수 없습니다.
기사는 주군의 행복을 바라는 법이니까요.
모브
그거라면 나도 이해할 수 있지.
연심이라는 것보다는 훨씬 알기 쉽군.
-
하지만 나는 엘 님을 생각하는 만큼,
사익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어.
-
마지막까지 한 명도 빠짐없이 함께하자, 우리.
엘
네, 감사합니다.
덕분에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어요.
-
저는 줄곧 그분의 죽음과
마주하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
민폐를 끼쳐서 미안해요.
그리고 각국의 왕족이 이형병이었던 것도…
-
여러분에게는 말했어야 했어요.
진심으로 신뢰하는 사이니까요.
모브
영광입니다.
그 말씀은 일 님께도 꼭 들려주십시오.
엘
신룡 님에게도 지금까지 저지른 무례를 사과해야겠어요.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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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을지도 모르지만
동료로서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전하겠습니다.
셀레스티아
좋은 생각이네요…! 서둘러 돌아가시죠.
두 분 모두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계실 거예요.
엘
신룡 님, 당신과 만나면
이번엔 제대로 마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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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보낸 그분을 대할 때와는 다른 마음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