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스토리 회화 - 사룡의 장 7팔찌


1. 오프닝 1

???
당신은 가르침을 지키며
인도에 따라 무구하게 사는 것을 바랄까?
아니면 동료의 피로 손을 더럽히더라도
승리하는 것을 바랄까?
어떠한 아픔도 지금은 그리울 뿐,
그저 동경 끝에 보이는 꿈에 불과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세계에 영원은 없다.
당신은 지금, 잠에서 깨어난다.

2. 오프닝 2

이러고 있으니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하군.
네 녀석은 잠이 많아서
늘 내가 먼저 일어나서 깨는 걸 기다리곤 했지.
혼자서는 어디에도 갈 수 없었다.
방을 나서면 모두가 적이었으니까.
원해도 용으로 변신할 수 없고, 아무런 힘도 없기에,
다른 자식들에게 비웃음을 사고 경멸을 받으며…
어른이 되기 전에 죽을 거라 생각했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까.
일어났나?
용으로 변신해서 도망칠 생각은 관두시지.
거기서 움직이면 다리를 베어 주마.
일.
이제 그만해요.
이런 세계에서 힘을 얻어 뭘 하겠다는 건가요?
왕도, 백성도, 무엇 하나 남아 있지 않은데.
남아 있는 것은 이제… 우리뿐이에요.
내가 원하는 것은 힘 그 자체.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생각은 없다.
목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멋대로 멸망할 뿐이지.
네 녀석은 이해하지 못하겠지, 가지지 못한 자의 비애를.
경멸받으며 사는 자의 고통을.
그건 지난 일이잖아요.
당신은 모두에게 사랑받았어요.
신룡왕성에서의 시간은,
모두와 가족처럼 보낸 날들은 따뜻했지 않습니까.
내게는 거짓된, 고통스러운 나날이었다.
일…
가족이라고? 우습군.
좋은 걸 하나 알려 주지.
……나는, 네 녀석의 쌍둥이가 아니다.
!
사룡의 자식인 것은 맞지만
나는 어린 시절, 진짜 「일」의 자리를 꿰찬 존재.
네 녀석이 애지중지한 쌍둥이는,
아버님 곁에서 도망쳐 가며 지켰던 일은…
없다.
…………
이제 알았겠지?
네 녀석은 혼자다.
연모하던 신룡에 더해 수호자인 사익도 죽고,
유일한 가족인 나까지 가짜였다는 말이지!
하하하! 아주 걸작이군그래?!
이제 서로 망설이지 않고 죽일 수 있겠지?
싸우고, 싸워서…
…나를 막아 줘.
부탁할게, 누나.
네…?
나는 나쁜 아이야. 태어났을 때부터 쭉.
쌍둥이의 얼굴도 모르고 혼자라 외로웠어.
용서받지 못할 줄 알면서…
당신의 일이 된 그날부터…
상냥하게 미소 짓는 당신을…
진짜 내 누나처럼 생각하고 말았어.
신룡왕성에서의 날들은 너무나 따뜻해서
사실은 지금도 보물처럼 소중히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그건 전부 내 것이 아니야.
너무 괴로워. 이제…
그만 끝내 줬으면 좋겠어…
가, 갑자기 무슨 말을 하는 거죠?
당신은…
으윽, 아니야… 아니라고!!
방금 그 말은 뭐야! 끝내 줬으면 좋겠다고?!
아버님께서는 마지막에 나를 후계자로 지명하셨다.
이 가슴에 손을 대고!
다 이루기 전까지는 끝낼 수 없다!!
…하지만 그건 정말로 기대였을까?
혹시 연민은 아니었을까?
몰라, 모른다고…!
가슴이 괴로워… 계속, 계속!!!!
정신 차리세요, 일!
나는 증명할 것이다!!
아버님의 원수를 갚고, 그 뜻을 잇는 것으로!
바로 내가 유일한… 사룡의 왕이 될 그릇임을!!
뤼에르
과거의 부유섬이라는 곳은…
이 세계의 솔라넬을 말하는 거였군요.
…왔군.
뤼에르
엘을 놓아주세요.
놓아주길 바란다면
마지막 팔찌의 봉인을 풀어라.
뤼에르
봉인?
『3반장의 팔찌』다.
아무도 팔찌의 힘을 사용할 수 없게끔
신룡에 의해 봉인되어 있지.
문장사를 깨우기는커녕
과거의 부유섬에서 꺼낼 수조차 없더군.
뤼에르
섬이 추락한 지금도 그렇다고요?
성가신 일이지. 아버님과의 결전 직전에…
신룡은 내게 이 팔찌의 존재를 알려 줬다.
봉인은 당사자밖에 풀지 못하는데,
그 녀석은 이걸 남기고 죽었지.
그래서 나는 아버님의 후계로 행동할 수 없었다.
팔찌를 7개 모두 모아 봤자 아무런 쓸모가 없으니 말이야.
하지만, 고대 의식을 통해 네 녀석이 나타났지.
그날부터… 나는 오직 이때를 기다렸다.
뤼에르
저라면 이걸 풀 수 있다고 생각해서요?
거스른다면 엘을 죽이겠다.
안 됩니다, 신룡 님…!
뤼에르
괜찮아요, 엘.
지금 구해 줄게요.
이제 됐나요?
후, 후후후…!!!!!
아하하하하하하하!!!!!!
마지막 팔찌가,
그렇게 바라 마지않던 7팔찌가 내 손안에…!!!!!
자, 일어나라, 문장사.
내 비원을 이뤄 내라!!
드디어 해냈습니다…
아버님!!
크아아아아아아아아!!!!!!!!
뤼에르
제 역할은 다했습니다.
엘을 돌려주시죠.
대사룡 일
돌려 달라고?
이 녀석은 여기서 죽을 것이다.
뤼에르
말도 안 돼! 약속한 것과 다르잖아요!
대사룡 일
하하하하하하!!!!
사라져라! 가증스러운 내 누이여!!
뤼에르
엘!!
셀레스티아
그렇게 두지는 않겠어요!!
대사룡 일
뭐라고…?!
뤼에르
셀레스티아, 그레고리, 마델린!
셀레스티아
다치신 곳은 없으신가요? 엘 님!
사익…!
살아 있었군요, 다행입니다…!
무사해서 정말로…!
뤼에르
…?
모브의 모습이 안 보이네요.
셀레스티아
신룡 님, 엘 님.
죄송합니다, 모브는…
…모브는…!!
네…?!

3. 오프닝 3

셀레스티아
기둥은 파괴했어.
이제 신전이 무너지는 걸 기다리기만 하면 돼…
모두 안녕…
…어?
그레고리
모브?!
너, 그거… 워프의 지팡이냐?!
셀레스티아를 바깥으로 내보낸 거야?!
모브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다.
모두 죽을 필요는 없어. 누군가 한 사람이 남아서
나머지를 밖으로 내보내면 희생은 최소한으로 끝나!
그레고리
멍청아! 그 지팡이 이리 내놔!
남을 사람이 필요하면 내가!!
모브
그레고리.
부관의 자리는 너한테 맡기겠다.
마델린
모브!
왜 말해 주지 않았습니까!
모브
마델린, 행복하게 살아라.
나는 분명 이날을 위해…
마델린
다시는 못 볼 것처럼 말하지 마세요!
함께 죽게 될 줄 알고 말도 못 꺼냈는데…
저는, 모브를…!
모브
이거면 됐어, 된 거야.
미안하다, 모두.
마지막에 속이고 말았군.
사익으로서 보낸 날들은 잊지 않겠다.
꿈만 같고, 가족을 얻은 듯한 느낌이었지.
하지만 나는…
……베일 님, 지금 가겠습니다.

4. 오프닝 4

그럴 수가… 모브…!
뤼에르
모브.
셀레스티아
그는 최후의 순간까지 훌륭한 기사였습니다.
부디… 부디 그 사실을 기억해 주세요.
대사룡 일
세 마리씩이나 놓쳤을 줄이야.
게다가 가증스러운 누이도 신룡도 살아 있으니!
용서 못 해, 용서 못 한다, 네 녀석들!!
하나도 남김없이 여기서 죽어!!
뤼에르
일…!
용서 못 하는 건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이 솜브르의 후계자가 되게 두지 않겠어요!
갑시다, 모두!
셀레스티아
사익의 리더로서, 날개 없이도
높이 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드리겠어요!
그레고리
역시 무섭긴 하지만… 나는 물러서지 않겠어.
그 녀석의 뒤를 이은, 사익의 부관으로서!
마델린
주군께서 잘못된 길을 가실 때,
그것을 바로잡는 것도 기사의 의무. 가겠습니다!
신룡 님, 셀레스티아, 그레고리, 마델린.
더 이상 아무도 죽지 말아 주세요.
아마도 이것이…
이 세계의 마지막 싸움입니다.
…일.
저는 당신을, 반드시 막겠어요.

5. 배틀 1

원래 세계가 그립나? 이제 돌아갈 수 없다.
감히 이 몸에게 덤볐으니 말이다!!

6. 배틀 2

내가… 패배했다고…? 그럴 수가…!
아버님…! 아버니이이임!!!

7. 배틀 3

알프레드
모두가 있어서… 기뻐. 꼭 옛날 같은걸…
아아, 나는 사실 줄곧……

8. 배틀 4

알프레드
이제 신룡 님 곁으로 갈 수 있어… 다시 모두 함께…
그 아름다운 꽃밭에서… 웃고……

9. 배틀 5

셀린
행복해, 이제 아무런 책무도 중압감도 없어.
그저 눈앞의 상대를 유린해도 돼!

10. 배틀 6

셀린
마지막 피레네 왕족으로서 당당하게 시들자…
어머님, 모두, 나 행복했어……

11. 배틀 7

디아만드
예전과 같은 평화는 이뤄지지 않겠군…
이 왕위도 이제 아무도 이을 수 없겠어……

12. 배틀 8

디아만드
고맙다… 이제 더는… 싸우지 않아도 돼……
조국 브로디아여… 약한 왕이라 미안했다……

13. 배틀 9

스타루크
제가 죽었다고요…? 총명한 차기 국왕인 제가?
그런, 말도 안 돼요. 하지만 당신이 누구인지, 이제는…

14. 배틀 10

스타루크
고마워요… 더 추태를 부릴 바에는… 차라리…
…형님, 좋은 동생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15. 배틀 11

아이비
아아, 사룡 님의 아드님이 깨어나셔서 기뻐…
그런데 이 공허함은 도대체 뭘까…? 알려 줘…

16. 배틀 12

아이비
사룡만 믿어 온 나도… 빛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못되게 대한 동생에게… 사과할 수 있을까……?

17. 배틀 13

오르텐시아
실은 알고 있어… 아무도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신룡 님과 함께 모두 사라져 버렸지……

18. 배틀 14

오르텐시아
기뻐… 저쪽에서라면 분명, 모두 함께겠지…
언니도… 상냥하게 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19. 배틀 15

미스티라
당신에게 원한은 없습니다. 다만 이렇게 된 이상…
솔룸 왕가 최후의 왕으로서, 역할을 다할 뿐.

20. 배틀 16

미스티라
상쾌한 기분입니다… 마치, 조국의 하늘 같군요.
가능하다면 그 아래에서, 또 다 같이 신룡 님과……

21. 배틀 17

포가토
아하하, 신기하네. 나는 벌써 몇 번이나 죽었는데도
또 누군가를 사랑하고 죽이고 싶어.

22. 배틀 18

포가토
이것으로, 드디어… 끝이겠지……
거기 너, 고마워. 진심으로… 사랑해.

23. 배틀 19

그 모습, 솜브르가 생각나네요.
일도 항상 이런 기분이었군요.
저와 아버님을 겹쳐 보고 있었겠어요.
나를 이해한다는 듯이 말하지 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네 녀석과 나는 다르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갖고, 나를 연민한 네 녀석은
수천 년이 흘러도 나를 이해할 수 없다.
그건… 저희가 함께한 시간을 다 합쳐도 부족하겠군요.
그렇다면 제가 얼마나 당신을 소중히 여기고 있는지도
이해하지 못하겠군요.
잃고 싶지 않습니다.
오직 하나뿐인 당신을.
원래대로 돌아가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그저… 이대로 멀리 가지는 말아 줘요.

24. 배틀 20

감사를 표하지, 신룡.
네 녀석 덕분에 내 비원을 이룰 수 있겠군.
네 녀석이 왔기 때문에, 이 세계가 멸망하는 것이다!
뤼에르
맞아요.
저 때문에 이 세계는 구할 수 없게 됐어요.
그 팔찌의 봉인을 풀어서
멸망으로 이끌어 버린 것은 저예요.
뤼에르
하지만… 저는 파괴하기 위해 불려 온 게 아니에요.
당신을 구하기 위해 이곳에 불려 온 겁니다.
헛소리.
신룡이면서도 세계를 멸망시킨 죄를 참회하며 죽어라!
뤼에르
…그 사람은 세계를 구하라고 하지 않았어요.
소중한 사람들을 구해 달라고 했죠.
뤼에르
모든 것이 멸망할 줄 알면서도
당신이 구제받기를 원했어요.
저는 그것을 전하겠습니다. 싸우고, 쓰러뜨려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요!

25. 배틀 21

셀레스티아인가?
보아라, 내 용맹한 모습을. 긍지 높은 용의 모습을!
셀레스티아
일 님…
네, 같은 용족으로서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하지만 그래서는 누구의 힘도 필요로 하지 않아
고독해지실 거예요, 일 님.
혼자라는 건 의외로 외로운 거랍니다.
지금이라도 다시 생각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외롭다는 감정 따위는 진즉에 사라졌다.
네 녀석은 지금 외롭나? 잃어버린 한 짝의 날개가 그립나?
그렇다면 곧바로 그 녀석의 곁으로 보내 주마!
셀레스티아
나는 그곳에서 정말 죽을 생각이었는데.
모브는 바보라니까, 하지만… 고마워.
셀레스티아
덕분에 각오를 다지고 일 님과 싸울 수 있어.
이제 아무것도 빼앗기지 않을 거야!

26. 배틀 22

오호… 겁 많은 네 녀석이 잘도 도망치지 않고 왔군.
그렇다면 그 기개를 높이 사서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죽여 주마.
그레고리
지금 죽일 거라면, 아파도 상관없어.
나 혼자 편하게 가는 건 불공평하잖아?
분명 그 녀석은, 훨씬 아프고 무서웠을 거야.
그런데 나는 이렇게 멀쩡히 살아남았어!
그레고리
이게 얼마나 분한 일인지 아냐?! 아냐고?!
자기 기사가 죽었는데 슬프지도 않냐!
눈물이라도 보여 주면 만족하나?
그레고리
더 들을 것도 없겠군. 그럼 슬프게 만들어 줄게.
예전의 일 님도 틀림없는 당신의 일부분이니까.
당신을 때려서 막고, 질리도록 추억 이야기를 해서,
다정했던 그때의 당신에게서 눈물을 뽑아 주겠어!
이게 사익의 부관으로서 내가 내는 답이다!

27. 배틀 23

모브가 죽었나 보더군.
내가 미울 테지. 죽이고 싶을 정도로.
그 살의를 갖고 덤벼 봐라, 똑같은 꼴로 만들어 주마.
마델린
저는 당신을 미워하지 않을 겁니다.
그 일을 없었던 일로 만들 생각도 없죠.
명예로운 기사였던 그는 그걸 원하지 않을 테니까요.
받아들일 수는 없어도,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원수를 미워하지 않겠다고?
네 녀석이 그럴 수 있을까?
마델린
모브는 당신에게 살해당하지 않았어요!
그저 명예롭게, 사익을 지키고 죽었습니다!
그러니 저도 그처럼, 최소한 기사로서
고결한 마음을 가지고 당신을 막겠습니다!
그것이… 올바른 행동이라고 믿으니까요!

28. 배틀 24

오르텐시아
신룡 님… 당신도 되살아난 거야?
나처럼…
뤼에르
당신은 자신이 이형병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나요?
오르텐시아
나는 조국에서 한 번 죽었는데…
그런데 이렇게 움직이고 있어.
신룡 님도 그래? 그렇다면 소중한 사람들도
다들 되살아났을지도 몰라…
있잖아, 신룡 님도 우리 편이지?
어째서 비켜 주지 않는 거야…

29. 배틀 25

포가토
신룡 님, 오랜만이야~
신룡왕성에서 본 후로 처음인가?
그때 그 자객, 실은 나였어.
이형병이 된 지 얼마 안 돼서 의식은 희박했지만.
뤼에르
죽어서도 싸우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면서…
어째서 일에게 도움을 주는 거죠?
포가토
재미있을 것 같아서.
살아 있을 때는 못 했던 것들을 하고 싶으니까.
다른 사람들도 그렇지 않을까?
생전보다 욕망이 앞서는 느낌이 들어.
실제로 봐… 나는 지금 좋아하는 신룡 님과
사투를 벌이고 싶어 안달이 났잖아!

30. 이벤트 1

???
부디 그를 막아 주세요…
제 마지막 힘을 당신에게 드리겠습니다.
뤼에르
이건…
뤼에르
…고마워요.
당신의 소원은 제가 반드시.

31. 이벤트 2

발밑이 불안정해서 불길한 예감이 들어요.
신룡 님, 서둘러 북서쪽 섬으로 향하시죠.

32. 이벤트 3

저 수상한 빛의 소용돌이…
틀어막으면 증원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33. 이벤트 4

섬이…!
저곳에 있었으면 목숨을 잃었겠군요.
일은 떨어뜨린 이들의 힘을 빼앗아
자기 것으로 할 속셈인 것 같습니다.
위험이 따르겠지만… 섬이 가라앉기 전에 적의 수를 줄여서
그가 힘을 얻는 것을 저지합시다.

34. 이벤트 5

저기 남아 있는 것은 뭘까요?
불길한 기척은 나지 않지만…

35. 엔딩 1

뤼에르
! 문장사의 팔찌가 사방으로 흩어지고 있어요.
역할을 다한 팔찌는 바로 다시 모이는 일이 없도록
모습을 감춘다고 합니다.
뤼에르
이별의 시간이네요.
팔찌의 문장사들과.
어째서… 어째서…냐……
팔찌의 힘을 얻었는데도 이기지 못하다니…
이미 깨닫지 않았나요?
솜브르의 뜻을 잇겠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겁니다.
아버님의 뜻을 잇지 못한 나는
아무런 가치도 없다……
아니, 태어난 그 순간부터 가치 같은 건 없었지…
그런데도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품어 버렸다.
네 녀석 같은 특별한 존재가…
당신은 무가치한 존재 같은 게 아닙니다.
저의 특별한, 둘도 없는 쌍둥이니까요.
헛소리 마라. 말했을 텐데…
나는 「일」이 아니라고.
……그랬죠.
뤼에르
일이 아니라고요?
어떻게 된 거죠?
셀레스티아
그렇다면 진짜 일 님은 어디에?
진짜 「일」은 천 년도 전에,
엘에게 용석을 받은 직후에 전장에서 죽었다.
누이를 위해 공이라도 세우려 했던 모양이지만,
힘이 부족했지.
뤼에르
그렇다면 당신은?
나도 사룡의 자식 중 하나다.
내 쌍둥이는 내가 철들기도 전에 죽었지.
나는 쌍둥이로 태어나는 자식들 사이에서,
아무런 능력도 발현하지 못한 채 늘 고독했다.
그러던 중에 만난 게 「일」이었다.
나하고 일은 둘 다 자식으로서 가져야 할 능력도 없었고,
외모도 이상할 정도로 닮아 있었지.
의기투합하게 된 이후, 서로 싸우는 자식들 틈에서
일과 있을 때만큼은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쌍둥이가 없는 내게는…
일이야말로 내 반신이었다.
…………
하지만 일에게 반신은…
어디까지나 엘이었겠지.
전장에서 죽어 가던 일을 발견한 그때,
용석을 맡기며 누나를 부탁한다고 하더군.
여기서 죽으면 누나가 슬퍼할 거다.
우수한 누나의 쌍둥이가 없어지면 폐가 될 거다.
그러니… 자신을 대신해 달라고.
뤼에르
그 이후부터 당신은 일을 가장하게 된 거군요.
그날 죽은 게 나인 것으로 속이고서 말이지.
홀로 남은 자식의 죽음 따위… 기록에도
아버님의 기억에도 남아 있지 않겠지만.
셀레스티아
설마 두 분께서…
진짜 쌍둥이가 아니셨다니.
다 알아들었으면 죽여라.
이제 망설일 이유도 없을 테지.
나는 세계를 유린하고 멸망의 구렁에 빠뜨린 악이다.
여기서 끝내지 않으면, 충동이 다시 눈뜰 테지.
아니면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하겠나?
말해 보시지… 엘.
알고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전부.
뭐라고?
일이 이미 죽었다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따져 물으려고 하지 않았죠.
일을 대신해 주는 당신은 틀림없이…
너무나도 다정한 사람일 테니까.
저는 당신도
제 진짜 쌍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전부 지어낸 소리겠지!
지어낸 것도, 거짓말도 아닙니다.
기억하나요? 여행을 떠나기 전에,
신룡왕성의 묘지에 인사를 하며 꽃을 바쳤던 것을.
그때, 일이 가지고 있던 물건도 놓아 두었습니다.
당신도 모르는, 일이 좋아했던 꽃을 말린 것이죠.
저는 신룡 님과… 일에게 인사를 건네고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뤼에르
그 묘지에, 일도…
일이 죽어서 슬펐습니다.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마음도 있었죠.
하지만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어느새 당신을 아끼는 마음이 생겨나서…
누나라고 불리는 게 기뻤고,
당신의 미소가 쓸쓸함을 달래 줬어요.
당신에게는 거짓된 시간이었다고 해도,
저는 함께 지내서 행복했습니다.
이렇게 계속 싸울 수 있었던 것도,
다름 아닌 당신이 있어 줬기 때문이고요.
당신을 가장 믿고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하지만 그 속마음을 알지 못했던 것은…
…그것이, 어찌할 수 없는,
쌍둥이가 아니라는 증거겠죠.
그래, 줄곧 듣고 싶었던…
더할 나위 없는 작별의 말이다.
…각오는 됐나?
네.
지금까지 고마웠어.
안녕, 엘.
안녕히, 일.
윽… 으…!
뭐…?!
무슨 짓이야?!
뤼에르
엘?!
깨달았습니다… 당신의 충동을…
막을 방법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을.
괜찮아요… 제가 죽으면
그 가슴의 고통도 사라질 겁니다.
저는 더 이상, 아무도 잃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게 맞아요.
엘!
조금 더… 일찍 깨달았으면 좋았을 텐데.
그랬으면, 이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자결 같은 짓을 했으니, 진짜 일과…
신룡 님의 곁으로는… 못 가겠군요.
그래도 저는… 당신을 고통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면,
기꺼이 잠에 들겠습니다…
왜,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건데?
나는 잘라 내 버려도 되는 존재잖아.
잃어도 되는 존재잖아! 그런데 왜!
당신의 정체가 무엇이든……
역시 저한테는… 소중한 사람이니까……
마지막으로… 당신의…
진짜 이름…을……
…………
셀레스티아
엘 님! 엘 님!!
뤼에르
그럴 수가…!
죽은… 건가…?
엘이 마지막에, 뭐라고 한 거지?
원망의 말도 제대로 된 유언도 없이.
그저 내 이름을… 물어본 건가…?
…………
라팔
…내 이름은, 라팔.
라팔이야…
…누나…
뤼에르
라팔…
라팔
아, 왜 잊고 있었던 거지?
진짜 일은 죽기 직전에…
「엘을 지켜 줘」라고 말했었는데.
내 소원은 그걸 이뤄주는 거였어.
엘의 보호를 받는 게 아니라, 지키고 싶었다고.
일의 몫까지… 엘을,
누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그 마음을 언제…
어디에 두고 와 버린 거지?
가슴이 아파… 아직도 아파…
누나는 거짓말쟁이야.
고통이 사라질 거라고 했는데!
아직도 이렇게 아프잖아!!
뤼에르
부서진 용석에서…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져요.
셀레스티아
저건 솜브르의 마력이에요.
어쩌면 솜브르는 용석에 주술을 걸어서…
일 님… 아니, 라팔 님께
거짓된 증오심을 심어 놓았을지도 모르겠네요.
용석은 주인의 죽음에 의해서만 파괴되니까…
엘 님이 돌아가신 그 순간이 돼야 주술이 풀리게끔.
뤼에르
그렇다면, 그는 솜브르 때문에
엘과 서로 죽이게 될 운명이었다는 건가요?
라팔
그게 뭐 어쨌다는 거야.
주술 때문에 그렇게 된 거니까 어쩔 수 없다고?
불쌍하니까 용서해 주겠다고 할 셈이냐?
웃기지 마!
아버님의 주술이 있든 없든
이 모든 것은 내가 짊어진 업이고 이 감정은 내 것이다!
저지른 일도, 빼앗은 것도,
모두 내가 결정하고 내가 바라던 것!
이 충동도 죄도,
설령 아버님이 오더라도 넘길 마음은 없다!!
뤼에르
!
라팔
나는 힘을 얻었다. 내 소원은 이루어졌지.
후회는 없어. 다만…
일과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마음에 걸리는 건 그게 전부다.
…………
…신룡.
뤼에르
네?
라팔
강한 힘을 지닌 용족은 자신의 생명력을…
상대에게 건넬 수 있다고 들었다.
넌, 그게 사실이라고 생각하나?
뤼에르
네, 저는 원래 세계에서 어머니…
신룡왕에게 힘을 받아 천 년의 잠에서 깨어났으니까요.
라팔
그렇다면 나도 그렇게 해 봐야겠군.
몇천 년이 걸리든, 엘을 다시 눈뜨게 하겠어.
모두가 사라진 이 세계에서, 영원한 시간 속에서,
쌍둥이가 눈뜰 것만을 믿고 기다려 보겠다.
그게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한 벌이다.
…엘.
언젠가 눈을 뜨면… 그때는…
진짜 쌍둥이가 될 수 있을까.
뤼에르
될 수 있어요.
아니, 지금도…
두 사람은 서로 쌍을 이루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라팔
…그런가.
뤼에르
엘이 눈을 뜨면, 제가 있는 곳으로 오지 않을래요?
저희 세계의 엘레오스 대륙으로요.
라팔
뭐라고?
뤼에르
이곳을 통한다면 제가 있는 엘레오스로 오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해서요.
여기가 솔라넬이기 때문인지…
조금 전부터 제 세계의 기척이 느껴지거든요.
라팔
그건 이세계로 통하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7팔찌의 힘이 그렇게 만든 거겠지.
아버님의 소원을 이뤄 내고 싶다는 바람이
그렇게 한 걸지도 모르겠군.
네 녀석이 말한 것처럼… 그 길이 있는 한은
다른 세계로 가는 것도 가능하겠지.
뤼에르
그렇다면 당신에게 신룡의 가호를 줄게요.
때가 되면 이쪽으로 올 수 있도록이요.
저희 세계의 솔라넬은 신룡의 가호 없이는 못 들어오거든요.
저희 쪽으로 와 주면 그것만으로도 바로…
함께 싸운 여러분이 온 걸 알 수 있어요.
라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서로 죽이려 들던 상대를
동료로 받겠다고? 이해할 수가 없군.
지금 이 자리에서 대답하라면 거절이다.
신룡의 밑에서 살라니, 웃기지도 않는군.
…하지만 그래.
천 년씩이나 지나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르지.
먼 훗날 엘이 눈을 뜨고 나를 용서한다면,
그런 기적이 일어난다면, 그때는…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지.
뤼에르
네.
라팔
이제 그만 가라.
더 할 말은 없으니까.
뤼에르
그럼, 다음에 또 봐요.
라팔.
셀레스티아
라팔 님.
라팔
…왜.
셀레스티아
지금까지 감사했습니다.
언젠가 다시…
만나 뵙게 되기를 바랄게요.
라팔
나한테는 아까운 인사말이군.

36. 엔딩 2

뤼에르
돌아왔네요, 신룡왕성으로.
셀레스티아
마치 백 년은 흐른 기분이에요.
너무 많은 일이 있었잖아요.
뤼에르
이곳을 떠났을 때 곁에 있던 엘과 일은 지금 없어요.
싸웠던 왕족들도, 문장사도, 모두 사라졌죠.
셀레스티아
네, 모브도…
마델린
…………
셀레스티아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할까?
그레고리
글쎄다… 국왕은 모두 공석인 데다
각국의 생존자 여부도 절망적이야.
우리가 국왕 자리에 앉아서
국가 재건이라도 할까?
마델린
현실적이지 못해요. 멸망을 기다리는 상황 속에서
가능한 일은 얼마 없을 것 같은데요.
뤼에르
괜찮으면 같이 가지 않을래요?
세 사람 다요.
셀레스티아
신룡 님?
뤼에르
이 세계가 멸망의 구렁에 빠져 있다는 사실은
이 전쟁을 통해 통감했어요.
하지만 저는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어서
역할을 다했으니 돌아가야 하죠.
남겨진 여러분의 힘만 가지고 남은 시간을
살아남으라고는 도저히 못 하겠어요.
또 새로운 전쟁에 몸을 던지게 되겠지만…
한번 생각해 봐 줄 수 있을까요?
그레고리
…이대로 앉아서 멸망을 기다릴 바에야
신룡 님의 일을 돕는 것도 나쁘지 않지.
나는 찬성이야.
다른 세계도, 새로운 적도…
뭐, 다소 두렵기는 하지만 말이야.
마델린
매력적인 제안이에요.
하지만 정말 그래도 될까요?
이 세계를 떠나다니…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셀레스티아
마델린?
마델린
이곳에…
모브를 홀로 두고 간다니…
다들 죽어 버렸는데 우리만…
그레고리
우리만 뭐?
우리만 행복해지면 안 된다고?
마델린, 그 녀석이,
모브가 마지막에 뭐라고 말했지?
마델린
…행복하게 살아라, 였죠.
그레고리
그럼 괜찮겠네.
그 녀석은 그걸 바라고 있을 거야.
두고 가서, 언젠가는 기억도 못 하게 될 만큼…
네가 앞을 보고 살기를 바라며 그런 말을 했겠지.
마델린
마, 마음대로 해석한 결과잖아요.
그레고리가 모브에 대해 뭘 안다고 그래요!
그레고리
왜 몰라! 계속 함께 있으면서
거의 형제 같은 사이였는데.
너도 마찬가지 아니야?
마델린.
마델린
…마찬가지예요.
사실은 알고 있었어요.
모브는 제가 행복하다면 틀림없이…
으흑…! 으흐흑…!!
셀레스티아
얼마든지 울어. 그날 이후로 한 번도…
슬퍼할 시간조차 없었잖니.
뤼에르
여러분께 태어난 세계를 떠나라고 하는 건
가슴 아픈 일이에요.
강요할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라팔에게는 때가 되면…
저희 세계로 와 달라고 부탁했었으니까요.
괜찮다면, 같이 기다리지 않을래요?
셀레스티아
신룡 님.
저도 마델린하고 같은 생각이었어요.
저희만 도망치는 것 같고…
그리고 주군의 곁을 떠나는 것에 망설임이 있어서요.
뤼에르
…그렇겠죠.
셀레스티아
하지만, 여기서 기다리는 것보다
이 힘이 도움이 될 세계에 가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무엇보다도, 당신께서 하시는 말씀을
반대할 수 있을 리가 없는걸요.
아주, 오랫동안…
저희는 당신을 위해 싸워 왔으니까요.
뤼에르
셀레스티아…
셀레스티아
함께하겠어요.
두 사람 다, 이견 없지?
그레고리
그래.
마델린
네.
셀레스티아
지금부터 셀레스티아, 그레고리, 마델린은
당신의 기사로서 충성을 맹세하겠습니다.
저희는 신룡 뤼에르 님과 함께하겠어요.
뤼에르
고마워요.
앞으로 잘 부탁할게요.
셀레스티아
네!
자, 그럼 가 볼까?
다른 세계에 가서도 사익으로서 힘내는 거야!
그레고리
허, 삼익 아니고?
마델린
알면서 그러는 거죠, 그레고리?
셀레스티아
나, 그레고리, 마델린, 그리고 모브까지.
앞으로도 계속 사익으로 함께야.
어떤 세계에 가더라도.
뤼에르
그러면 출발하죠.
저희 세계의 엘레오스 대륙으로!
…엘, 라팔.
언젠가 꼭 다시 만나요.
???
고맙습니다, 또 다른 신룡이여,
당신의 삶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모두를, 잘 부탁합니다.

37. 엔딩 3

뤼에르
오늘은 날씨가 좋네요.
하늘도 맑고…
뭔가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아요.
라팔
동감이다, 신룡.
뤼에르
어?
…!
오랜만입니다, 신룡 님.
라팔
약속한 대로 와 줬다.
깨우는 데 잠깐… 천 년 정도 애를 썼지만 말이지.
누나와 함께 잘 부탁한다.
뤼에르
어서 와요, 엘, 라팔.
근사한 아침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