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네, 아이비 왕녀님.

당신은 언제나 해맑네…
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어?

그렇진 않습니다.
원래부터 이렇게 생겼을 뿐입니다.

그래…?
신기하네.

난 별로 감정을 겉에 드러내지 않으니까…
오히려 더 신경 쓰이는 걸지도 모르겠어.

확실히 아이비 왕녀님의 미소는
거의 본 적이 없군요.

…보고 싶네요.

루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저는 여성분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을 보는 게
엄청 좋습니다.

저, 정말 무슨 말을 하는 건지…

그렇기에 아이비 왕녀님의 그런 모습도
꼭 보고 싶거든요.

해맑게 웃는 아이비 왕녀님과 여성분들.
그 광경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저는 행복합니다…!

…멋대로 망상에 빠지지 말았으면 해.

우선 아이비 왕녀님을 미소 짓게 해야겠군요.

그러니 당분간은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강하게 밀어붙이는 배짱…
싫지만은 않아.

좋아… 피레네 왕국의 기사, 루이.
날 미소 짓게 할 방법이 있다면 시험해 보도록 해.

네,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어떻습니까? 아이비 왕녀님.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여성분들을 보는 건.

안 되겠어…
전혀 미소가 지어지지 않아.

그건 이상하군요.
제 가슴은 이렇게나 뛰고 있는데 말이죠.

저 광경을 보고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건…
루이밖에 없지 않을까?

그런가요? 아쉽습니다.

그래서…?
날 미소 짓게 만들 방법은 이걸로 끝이야?

미소 짓는 내가 여성들과 즐겁게 대화를 하는…
그 광경을 보는 건 포기하는 거지?

아니요, 아직입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구체적인 다음 방안은 떠오르지 않는군요…

우선 차라도 드시겠습니까?
좋은 홍차를 내오겠습니다.

어머, 그건 기쁜걸…
고마워, 루이.

앗.

무슨 일이야…?

방금 아이비 왕녀님…
조금 웃으신 거 같습니다.

…그래?

아이비 왕녀님께서는 홍차를 좋아하십니까?

그래…
하지만 미소 지은 건 홍차 때문은 아니야.

내 미소 같은 걸 보기 위해…
애쓰고 있는 루이가 이상해서 말이야.

이상할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왕녀님의 미소는 근사하거든요.

…그래.

앗, 또 조금 웃으셨습니다.

이, 이만하면 됐잖아.
어서 홍차나 가져와…

하하하.
알겠습니다, 아이비 왕녀님.

루이, 또 당신이 우려낸 홍차를
마시고 싶은데…

아, 아아아…
곤란합니다, 아이비 왕녀님.

어머나… 바쁘구나?
그럼 나중에 다시 올게.

아닙니다. 바쁜 게 아니라
곤란한 이유는 당신의 미소 때문입니다.

내 미소…?
좀처럼 웃지 않아서 그래?

아닙니다. 방금 이곳에 오셨을 때…
엄청 근사한 미소를 지으셨거든요.

뭐…?

그게 너무나 근사해서
저도 모르게 곤란하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왕녀님께서는 눈치채지 못하셨습니까?

어… 전혀.

그런 근사한 미소는 제게 보여 주시지 말고
귀여운 여성분들에게 보여 주십시오.

그래서 아이비 왕녀님을 중심으로 원이 만들어지면
저는 떨어진 곳에서 지그시 바라보겠습니다.

후후…
그런 말을 들어도 곤란해.

아아… 제게 미소를 낭비하는 건
아깝습니다, 아이비 왕녀님.

하지만 신기하군요.

결국 무엇이 아이비 왕녀님을
미소 짓게 했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실례야…
당신은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나도… 친구나 동료들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미소 짓고 있어.

…! 그 말은 저도 아이비 왕녀님께 있어
그런 존재가 됐다는 말씀이십니까?

화, 확인하지 않아도 돼.
됐으니까 어서 홍차를 내와…

알겠습니다, 아이비 왕녀님.
지금까지보다 훨씬 맛 좋은 홍차를 내오겠습니다.

기대할게… 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