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알프레드 나리 아니십니까요!
이런 곳에서 뵙다니 별일이구만요!

유나카.
여기 사람들하고는 좀 친해졌어?

물론입죠!
다들 너무 친절해서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요!

하지만 알프레드 나리…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요?

원래 동료도 아닌 저를
이렇게 편하게 받아들이시다니.

어떤 사람인지 조사도 제대로 않으시고…

음?
철저하게 조사하는 게 좋았을까?

뭐어, 보통은 그렇지 않겠습니까요.

확실히 유나카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은 들어.

그럼, 기회가 되면 이야기를 해 보자.

그건 괜찮습니다만…
이야기를 듣기도 전에 덥석 믿으셔도 괜찮으십니까요?

최악의 경우에는…
제가 적의 밀정일 수도 있습니다요!

절대 그럴 리 없어.
난 유나카를 믿으니까 말이지.

허어?!
근거도 없이 어떻게 그런 자신감이!

이유가 뭡니까요?!
어떻게 그렇게 사람을 믿을 수 있으십니까요?!

하하하.
글쎄, 이유가 뭘까.

설마 했는데 본인도 모르시다니!
저는 대화의 미궁에 빠지고 만 것입니까요?!

…그래도 기쁘구만요.
알프레드 나리.

저를 신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요.

감사할 일은 아니야, 유나카.

그래서 유나카는 어디 출신이야?

어이쿠.
갑작스러운 질문이로구만요.

이러시면 저도 무심코
솔직하게 말할 것 같습니다요!

그래? 그럼 말해 줄 수 있어?

…………

…브로디아 어딘가입죠.

그랬구나.
가르쳐 줘서 고마워.

하지만, 가능하면…
다른 사람에게는 비밀로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요.

사정이 좀 있어서 그렇습니다요…

그럼.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감사합니다요, 알프레드 나리.
그리고, 아까는 이야기를 하자고 하셨지만…

가능하면 개인적인 질문은…
피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요.

…………

이래저래 숨겨야 할 게 있어서
질문을 하셔도 솔직하게 대답해 드리기가 곤란하구만요.

저는 알프레드 나리께
거짓말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요…

하지만, 그렇다고 사실대로 말하면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습죠.

그러니 죄송하지만
저는…

사정은 이제 잘 알겠어, 유나카.
이제 더는 네 사정을 묻지는 않을게.

소중한 동료가 괴로워하는 건 원치 않으니까.

알프레드 나리…

하지만, 아까 약속한 대로
이야기는 나눠야겠어.

개인 사정을 이야기하는 대신
예를 들면… 뭘 좋아하는지 같은 거로.

감사합니다요, 알프레드 나리!
그런 이야기라면 얼마든지 환영입죠!

신기한 일이구만요…

뭐가 신기해, 유나카?

만일, 제가 반지의 목소리를 못 들었다면
여기에 있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요.

그렇게 생각해 보면 우연이란 건
참으로 무서우면서도 멋집니다요.

지금 유나카가 여기 있는 것도.
우리 동료로서 함께하고 있는 것도.

그게 전부 우연의 힘은 아니야.
유나카라서 여기 있는 거야.

그게 무슨 말이십니까요?

네가 미카야의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마음먹었으니까
여기 있는 거라는 뜻이지.

그런 선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니까
우리는 서로 둘도 없는 동료가 될 수 있던 거고.

…………

선한 건 제가 아니라
알프레드 나리십니다요.

저는…
그저 비겁한 사람입죠.

제 과거나 본성을 숨기고 있으니까
이렇게 함께 있을 수 있는 겁니다요.

알프레드 나리께서 제 모든 걸 알게 되시면…

틀림없이 저를 경멸하시면서
여기서 내쫓고 싶어지실 겁니다요.

그렇지 않아.
절대 그럴 리 없어.

치, 치사하십니다요!

저에 대해 하나도 모르시면서
그렇게 단언하시다니.

말하지 않은 제 잘못이지만…
아무것도 모르면서 받아 주시는 건… 치사합니다요.

그래.
치사해도 상관없어.

그리고 유나카의 과거를 몰라도 상관없고.

난 유나카를 믿어.
그건 앞으로도 결코 변하지 않을 거야.

알프레드 나리…

이유는 묻지 마.

동료가 동료인 데에는
증명이나 설명 같은 건 필요 없는 거니까.

…………

저도 꽤나 이상한 사람이지만
알프레드 나리께서도 보통이 아니시구만요.

아하하.
내가 생각해도 그래.

특이한 사람들끼리 앞으로도 잘 지내보자.

기꺼이 받들겠습니다요.
알프레드 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