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후…

?

왜 그러세요?
제 얼굴을 쳐다보면서 싱글벙글 웃으시고…

미안해요. 나쁜 뜻은 없었어요.
그냥 저도 모르게…

…혹시,
옷차림이 이상한가요?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

그럼 뭐예요?
확실히 말해 주세요!

…………

에티에는 항상 긍정적이네요.

네?

그런 긍정적인 마음이 외모에도 드러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라
저까지 힘이 나서…

그래서 빤히 쳐다보셨다고요?

미안해요.
기분 나빴다면 그만할게요.

전혀 상관없어요.
신룡 님께 도움이 된다니 영광인걸요.

이런 저라도 괜찮으시다면
계속 지켜봐 주세요.

고마워요!

뭐,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운동에 집중하다 보면 부끄럼도 사라지겠죠.

그럼 신룡 님, 또 봐요!

신룡 님, 오늘도 많이 지켜봐 주셔서
감사해요.

미, 미안해요.
무심결에 또 빤히 보고 있었네요.

괜찮아요.
엄청난 영광인데요.

그렇지만 지켜보기만 하실 게 아니라
신룡 님께서도 힘이 나는 걸 해 보지 않으실래요?

힘이 나는 게 어떤 거죠?

솔라넬 100바퀴 달리기요.

100…?!

이런 저도 가끔은 고민이 있을 때가 있답니다.
그럴 땐 마음껏 달리곤 하죠.

계속 달리다 보면, 아무 생각도 안 하게 되거든요.
땀과 함께 고민도 사라져 버린답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그게 꼭 100바퀴여야 하나요?

제 경험상 그게 최고예요.
그보다 적으면 잡념이 남거든요.

어때요?
흥미가 생기지 않으세요?

아, 네. 뭐…

잘됐네요.
그럼 바로 달리죠.

지금 당장이요?!

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하잖아요.

지금부터 100바퀴를……
아니, 뭐든지 도전해 봐야겠죠.

에티에, 그래요!
함께 달려요!

그렇게 나오셔야죠!

신룡 님, 지난번 달리기는 어떠셨어요?

100바퀴를 달려 본 적이 처음이라
그 후로 세상모르고 잤어요…

그러고는 지옥 같은 근육통이 찾아왔고요.

역시 그렇게 되셨군요.
죄송해요…

하지만, 달리는 동안은
에티에의 말대로였어요.

달리다 보니 고민이 점점 사라지면서
곧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고요…

그건 신기한 느낌이었어요.

어머… 그 기분을 이해해 주신 것만으로도
제겐 엄청난 영광이랍니다.

그럼 다음 단계로 넘어가죠.
이번에 시도해 보셨으면 하는 건 근육 증강제예요.

근육… 증강제?

격렬한 운동을 했으면 회복해야죠.
또 지옥의 근육통이 올 테니까요.

그, 그렇군요… 알겠어요.

달리기와 근육 증강제를 병행하면
에티에처럼 긍정적인 성격이 될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저처럼 평범한 사람도 그렇게 될 수 있었으니…

신룡 님이시라면 훨씬 더 대단해지실 거예요.
아마 빛이 뿜어져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후후… 그렇게 확신해 주니
정말 그렇게 될 것 같네요.

지금까지 저는 에티에에게 힘을 받기만 했어요.
하지만 이렇게 같이 열심히 하다 보면…

다음엔 제가 다른 사람에게 힘이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고마워요, 에티에.

신룡 님…
그렇게 말씀하시면 부끄러워요.

저 잠깐 달리고 올게요!
무례를 용서하세요!

아…!
부끄러웠는지 달려가 버렸네요.

잘됐네요. 모처럼이니
달려서 따라가 봐야겠어요.

신룡 님. 왜 그러세요?
요즘엔 절 피하는 것처럼 혼자서만 달리시고…

으음, 그건…

혹시 제가 실례되는 짓을 했다면
사과드릴 테니…

아니에요!
요즘… 고민이 생겼거든요.

하지만 아무리 달려도 이 고민을 떨쳐 낼 수 없네요.
저는 어떡해야 할지…

미안해요.
여기서 전부 이야기해도 될까요?

부탁드려요.

…에티에.
제 파트너가 되어 주지 않을래요…?

…………

네, 좋아요.

네?!
그렇게 쉽게 결정해도 돼요?!

제 트레이닝 파트너가
되고 싶으신 거죠?

앗, 저기, 그쪽이 아니라요!

저와 특별한 인연을 맺어 주세요…
이 『약속의 반지』를 가진 파트너로서.

…………

네에에에?!

말도 안 돼요…!
어, 어째서 그렇게 중요한 걸 제게…!

에티에는 항상 긍정적이라서
같이 있기만 해도 힘이 솟아나요.

남을 잘 돌보는 면도 상냥한 면도 전부 멋있어서…
당신에게 반지를 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말하려고 했는데,
거절당하는 게 무서워서…

그래서 혼자 달리고 계셨군요.

그런 셈이죠.

…그런 거라면 걱정 마세요.
앞으로는 둘이서 함께 달려요.

인생이라는 이름의 길을, 잠시도 떨어지지 않고서.

그 말은…!

네. 기쁜 마음으로 받을게요.

고마워요!
다행이다… 정말 기뻐요.

저도 기쁘고 영광이에요.
그럼 지금 당장 달려 볼까요?

이 부끄러움을 떨쳐 내고
평온한 행복에 휩싸일 때까지.

네. 좋아요!

자, 달리죠. 신룡 뤼에르 님.
저희, 계속… 떨어지지 말고 함께 달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