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 회화
안나
축하해~! 축하해~!
오늘은 행복한 기념일이야~!
안나
그러니까 기념으로 뭔가 사 가~!
특별히 할인해 줄게!
안나
정말, 시치미 떼지 말아 줄래?
사실 다 알고 있잖아?
안나
정말, 정신 차려.
오늘은 모브의 기념일이잖아!
안나
자, 대답은 거의 다 나왔을 거야.
조금만 더! 그거야! 자 그거!
안나
그래… 아쉽네. 기념일인 사람에겐
특별한 과일을 팔고 있는데.
모브
잠깐 기다려.
어째서 네가 내 기념일을 아는 거지?
모브
이제 알겠군. 뭐든 좋으니 기념일이라고 갖다 붙여서
상품을 사게 하려는 속셈인가.
안나
오늘은 우리가 이야기한 기념일이니까
특별히 이 과일을 팔게.
모브
거참, 씩씩한 아이로군.
좋아. 그 상인 정신에 졌다. 하나 줘.
2. B 회화
안나
음. 안나가 아니라 안나 씨야.
그렇게 부르지 않으면 용건을 듣지 않겠어.
모브
…안나 씨.
오늘도 그 과일을 줄 수 있나?
안나
알았어. 하지만 잠깐 기다려.
기도하고 나서 줄게.
안나
아냐. 종교 같은 건 아니야.
나는 그냥 단순히 기도하는 것뿐이야.
안나
그래… 예를 들면… 으음.
뭐, 지금부터 기도할 거니까 보고 있어.
안나
부디 도와주세요.
이 상품들이 오늘도 팔리도록…
안나
사 준 사람들을 미소 짓게 만들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도록…
안나
또 그 애한테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모브
너는 왕성한 상인 정신으로 오로지 돈을 위해
장사를 한다고만 생각했다.
모브
하지만 이렇게 마음을 담아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니…
모브
안나 씨를 과소평가하고 있었군.
부끄러울 따름이다, 진심으로 사과하지.
안나
뭐야, 부끄러운 소리 그만해…
자, 그 과일을 팔게.
3. A 회화
안나
모브, 찾았다~!
오늘도 뭔가 사 가는 건 어때!
모브
모른다.
하지만 정신 차리고 보니 너처럼 기도하고 있더군.
모브
그런 건 아니다.
나는 예전에 사룡 신도였으니까.
모브
매일 기도를 올리고는 있었지.
하지만… 그다지 큰 의미가 없었던 것 같다.
모브
그런 셈이지.
가족은 원래 경건한 신룡 신도였지만…
모브
유행병 때문에 가정이 붕괴됐다.
기도는 쓸모없었던 셈이지.
모브
그것 때문에 난… 기도는 해도
신앙이라는 걸 잘 이해하지 못했었다.
모브
하지만 네 기도를 보고 느낀 점이 있었다.
기도란 건 타인에 대한 따뜻한 마음이라는 것을 알았지.
안나
그만해, 어색하잖아.
그래서, 뭘 기도했어?
모브
내 목숨과 바꿔서라도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을 위해 기도했지.
안나
와아… 근사해.
나도 언젠가 그런 기도를 받을 수 있으려나.
모브
그래. 네가 계속 건강하고
즐겁게 장사할 수 있기를… 빌었지.
안나
그래, 보답으로 이걸 줄게!
이 과일, 마음에 들었지?
안나
내가 엄청나게 감동한 날.
그 감사를 담아서 가져가, 이 날강도야~!
모브
하지만 모처럼 감동 기념일이니.
같이 먹지 않겠나? 반으로 나누지.
안나
와아~! 신난다~!
이거 비싸서 자주 못 먹는 거거든…
모브
그럴 것 같았다.
같이 먹으면서 기도 이야기라도 해야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