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 회화
루이
신룡 님.
딱히 특별한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루이
그저 멀리서 여성분들이 대화하는 걸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 것뿐이죠.
루이
일종의 철학적인 질문이라고도 할 수 있겠어요.
루이
하지만, 그렇군요.
굳이 말하자면 제 행복을 위해서겠죠.
뤼에르
여성들이 대화하는 걸 보는 게
좋다는 말인가요?
루이
다가가지도 않고 대화에 참여하지도 않고
물론 절대 접촉하지도 않죠.
루이
그저 멀리서 조용히 지켜보기만 할 뿐.
이러면 안 되는 걸까요?
뤼에르
꼭 불법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는 싫어할 수도 있으니까요.
뤼에르
혹시 상대방이 싫어하면
바로 그만두세요.
루이
저도 그 여성분들을
불쾌하게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뤼에르
그 말을 들으니 안심되네요.
그럼 폐는 끼치지 마시길…
2. B 회화
뤼에르
오늘도 여성들의 대화를 지켜보는 중인가요?
방해된다면 자리를 피해 줄게요.
루이
괜찮습니다.
지금은 가족을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뤼에르
그렇군요.
장남이면 여러모로 힘들겠어요.
루이
어머니께서 젊은 나이에 돌아가신지라
동생들 뒷바라지는 제가 했거든요.
루이
하지만 모두 귀여운 동생입니다.
힘들었지만 어떻게든 잘 헤쳐 나왔죠.
뤼에르
그때 고생한 경험이 기사 일에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루이
그렇긴 합니다.
덕분에 어지간한 일로는 동요하지 않게 됐죠.
루이
하지만, 그래서인지…
제 취미도 그 환경의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루이
사방에 남자밖에 없는 환경에 자라서
여성 모임을 지켜보는 게 재미있는 걸지도 모르겠군요.
뤼에르
혹시 루이의 동생들한테도
비슷한 취미가 있나요?
루이
동생들한테는 전혀 그런 기색이 없습니다.
뤼에르
그, 그렇다면 루이의 취미는
자라 온 환경과는 상관없는 게…
3. A 회화
루이
고맙습니다. 신룡 님.
큰 도움이 됐어요.
루이
동생들 선물을 볼 땐 항상 여기저기 눈이 가서
저 혼자서는 고르지 못했을 겁니다.
뤼에르
아뇨, 제가 뭘요. 루이가 주는 선물이라면
분명 뭐든 기뻐할 거예요.
뤼에르
그런데… 편지는 썼나요?
선물과 함께 보낼 거죠?
루이
그러려고 했는데…
역시 편지는 안 보낼까 싶네요.
루이
한동안 고향에 못 돌아갈 것 같으니
적어도 선물과 편지는 보내야겠다…
루이
그렇게 생각했는데 막상 쓰려고 하니
좀처럼 글이 안 써지더군요.
뤼에르
그럼 내용은 신경 쓰지 말고
마음 가는 대로 적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루이
나는 잘 있어. 너희도 잘 있지?
이런 싱거운 내용이 될 것 같은데요.
뤼에르
그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편지는 받기만 해도 기쁜 법이니까요.
뤼에르
그리고 자신의 마음은…
전할 수 있을 때 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루이
그 말이 맞겠군요… 감사합니다.
역시 편지도 보내겠습니다.
루이
모처럼 쓰는 거니
신룡 님에 대해서도 적어야겠어요.
루이
신룡 님께서 얼마나 훌륭한 분인지
동생들에게도 알려 주고 싶으니까요.
루이
소중한 동료를 가족에게 소개하도록 허락해 주세요.
뤼에르
조금 부끄럽지만… 기뻐요.
고마워요. 루이.
4. S 회화
뤼에르
루이, 기다렸죠?
저한테 할 말이 있댔죠?
뤼에르
아뇨, 지금은 괜찮아요.
그보다 할 말이라는 건…?
뤼에르
…평소랑 분위기가 다른데요.
계속 안절부절못하고 있잖아요.
루이
죄송합니다… 신룡 님께 이런 한심한 모습은
보여 드리고 싶지 않았는데…
루이
당당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반대로…
루이
손이 떨리는 데다 한 걸음도 못 움직이겠고
얼굴은 빨개져서 땀이 멈추지 않습니다.
뤼에르
뭔가 고민이 있는 거라면 편하게 이야기해요.
저도 힘이 되어 줄게요.
루이
…실은 제 동생들이… 평화로워지고 나면
신룡 님을 꼭 뵙고 싶다고 합니다.
뤼에르
뭐예요, 그런 거였어요?
저는 괜찮아요.
루이
아, 아닙니다. 그냥 만나고 싶은 게 아니라…
그…
루이
동생들이 알아챈 모양입니다.
제가 신룡 님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루이
동생들에게 쓴 편지에 저는… 생각나는 대로
신룡 님에 대해 잔뜩 적어 버렸습니다.
루이
그랬더니, 그렇게 아끼는 사람이면
꼭 만나 보고 싶다는 답장이 와서…
루이
어머니의 유품인 반지까지 같이 보냈더군요.
이걸 드리라면서.
뤼에르
루이는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만큼
파트너도 아껴 줄 것 같아요.
뤼에르
저도 이걸 줄게요…
이 『약속의 반지』를.
루이
제 고향은 포도로 유명하죠.
이 싸움이 끝나면 꼭 초대하고 싶습니다.
뤼에르
가족분들을 만나는 것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루이
설마 받아 주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당신과 보내는 시간이… 제겐 최고의 행복입니다. 신룡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