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흥, 흥…

…음?

앗, 신룡 님.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지금 흥, 흥이라고 한 거 앰버인가요?

맞아요.
고향에 있는 알파카들에게 말을 걸었어요.

네?!

제 고향은 브로디아 왕국 알파카 마을.
어릴 때부터 알파카와 함께 살았죠.

그러다 보니 고향에 있는 녀석들이
가끔 그리워서…

참을 수 없을 때는
밤하늘을 보며 말을 걸곤 한다는 겁니다!

혹시, 아까 흥, 흥은…

알파카 울음소리예요!
저는 알파카어라고 부르고 있죠.

알파카어…

바보 같은 짓이란 건 알아요.
제 목소리가 닿지 않는다는 것도 말이죠.

그래도 이렇게 하면 진정이 돼요.
녀석들이 곁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거든요.

바보 같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앰버의 마음은 분명 닿을 거예요.

신룡 님…! 정말이지 상냥하시네요!
감사합니다!

흥… 흥, 흥…

앰버, 오늘도 알파카들한테
말을 걸고 있군요.

아, 신룡 님!

지금 뭐라고 한 거예요?

알파카어로 너희 잘 지내지~?
라고 했어요.

방금 게 그런 뜻이군요.

목장에서 방금같이 말하면
녀석들이 돌아보면서 반응을 해 주거든요.

와…! 귀엽겠네요.

네! 엄청 귀여워요!

그런데… 사실 꿈에도 몰랐어요.
제가 이런 행동을 하게 될 줄은.

실은 저, 고향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아요.
관광지도 딱히 없는 시골이었으니까요.

언젠가 이곳을 떠나 기사가 될 거야…
그렇게 생각하면서 저는 살아왔죠.

그런데 꿈이 이뤄지고 마을을 떠나니까
가끔 괜스레 외로워서…

…앗, 죄송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별로 듣고 싶지 않으시겠네요!

더 듣고 싶어요.
외롭다면 잠깐 같이 있을게요.

뭐, 저로서는 앰버가 소중히 여기던
알파카들을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다, 당치도 않습니다!
대신할 뿐만 아니라 영광이라 어떡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그러면 염치 불고하고
잠시만 저와 함께해 주세요.

네…!

흥… 흐응, 흥, 흥, 흥…

외로워, 만나고 싶어…
라고 말했죠?

시, 신룡 님?! 어느새?!
그건 그렇고 어떻게 아셨어요?

앰버의 알파카어를 계속 듣다 보니
감으로 알게 됐어요.

그게 돼요?!

음…?!

무, 무슨 일이에요?

지금… 멀리서 알파카들의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아요…

저, 저는 안 들렸는데…
뭐라고 하던가요?

앰버, 한가해지면 갈게…
라고 하네요.

진짜요?! 녀석들…!
그럼 바로 답을 해야겠군요!

흥, 흥흥, 흐응, 흥!

너희가 안 한가한 적이 언제 있었다고…

흐응, 흐응, 흥, 흥!
흐으흥, 흥, 흥!!

그래도 신룡 님께서 계시니 나는 외롭지 않아.
건강 조심하면서 기다려 줘… 맞죠?

네, 전부 맞아요!

저… 조금 놀랐어요.
벌써 알파카어 박사가 되셨네요.

영광이에요.

신룡 님과 같이 있으면
목장으로 돌아온 거 같은 기분이 들어요.

오오… 제가 목장의 알파카 역할이군요!

아뇨! 아니, 아니에요!
죄송합니다, 무례한 발언이었어요!

그렇게 생각하니 영광이네요.
앰버의 고독을 달랠 수 있다면 좋아요.

우, 우오오…! 신룡 님께서는 무척 상냥하시군요…!
감사합니다, 감동했어요!

흐응, 흥, 흥, 흐응.

천만에요, 또 불러 주세요… 맞나요?

네!

이곳이 제 고향입니다.
그리고 이 일대가 목장…

이건 말 안 해도 아시겠네요.
알파카입니다!

앰버가 그림을 이렇게나 잘 그렸다니.
정말 다 아름다운 곳이군요.

고맙습니다!

좋겠네요…
왠지 부럽기까지 해요.

앰버에겐 변함없는 고향이 있죠.
하지만 기억이 없는 제겐…

신룡 님…

…………

도, 돌아갈 장소라면 있어요.
여기예요.

여기?

저요!!!!

네?!

신룡 님, 감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신룡 님께서 검이라면,
저는 그걸 지키는 전설의 검집이 될 겁니다!

신룡 님께서 싸우다 다치시더라도
제가 최선을 다해 치료할게요!

그리고 또 무사히 돌아오실 수 있도록 배웅할게요.
몇 번이고, 당신의 소중한 존재로서 말이죠…

앰버…

…미안해요.
마음은 고마운데…

그, 그렇죠…
죄송합니다, 주제넘은 짓을 해서…

그게 아니에요. 제가 검이라면 당신도 검이어야죠.
같이 전장을 누벼요.

!

앰버의 꿈은 용사가 되는 거죠?
소중한 사람의 꿈을 곁에서 지켜보고 싶어요.

신룡 님…

앰버, 『약속의 반지』를 받아 줄래요?

혹시, 저와 같이…
검이 되겠다면 말이죠.

네…! 물론이죠…!
당신이 바라신다면 검이 되어 함께하겠습니다!

앰버.
저와 함께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 가요.

그리고 언젠가…
앰버의 고향에 가 보고 싶어요.

물론이죠!
신룡 님의 고향에 왔다 생각하시고 편안히 지내세요!

아아, 고마워요.
저… 가슴이 벅차기도 하고, 하여튼 너무 기뻐서…

맞다!
지금 당장 고향에 있는 알파카들한테 얘기해야겠어요!

흐응, 흥, 흐응, 흥, 흥…

저, 저기! 길어질 듯싶은데…
나중에 하지 않을래요? 저도 같이 하고 싶기도 하고…

지금은 저와 대화를 나눴으면 해요.

! 알겠어요, 신룡 뤼에르 님!

우리는 한 쌍의 쌍검이에요. 이제 영원히 함께해요.
싫다고 하셔도 떨어지지 않을 거예요! 신룡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