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포가토다.
후후후~

기분 좋아 보이네, 누나.
좋은 일이라도 있어?

아니.
딱히 아무 일도 없는데.

아무 일도 없다고?

그래도, 그렇게 행복한 얼굴을 보니
왠지 모르게 나까지 즐거워지는 거 같아.

그래? 잘됐네.

이제 슬슬 이유를 가르쳐 줘.
왜 그렇게 싱글벙글한 거야?

그건 말이야…

당연히 포가토가 곁에 있어서
행복한 거야!

무슨 소리야, 그게?
난 매일 곁에 있었잖아.

매일 곁에 있었다고?
아니, 틀렸어!

솔룸에 있을 때는
서로 성을 비울 때가 많았잖아.

특히 포가토가 그랬지.
거의 성에 없었어!

맞아…
그건 그렇긴 하지.

그러니까, 이런 혼란한 시기지만…
매일 포가토와 만날 수 있어서 기쁜걸.

긍정적이네.
누나는.

한창 전쟁 중인데…
친동생을 만나서 좋다니.

그럼 안 돼?

아니. 동생으로서 그것만큼 행복한 건 없지.
고마워, 누나.

저기, 누나…

무슨 일이야, 포가토?
왠지 슬퍼 보여.

…사과할 일이 있어.

역시 포가토였구나!
내가 아껴 둔 고기를 마음대로 먹은 게!

뭐어?!
그건 오해야! 난 안 먹었어!

그런데, 역시라니…
동생을 향한 신뢰가 부족한 거 아냐?

아하하!
미안, 미안! 마음에 담아 두지 마.

그래서 사과하고 싶은 일이 뭔데?

누나가 말했잖아.
내가 그다지 솔룸 성에 머물지 않는다고 말이야.

솔룸은 자유로운 국민성을 가진 나라니까
그렇게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누나를 슬프게 했다면
앞으로는 행동에 주의할게.

저기, 포가토…

난 알고 있어.
네가 빈번히 성을 나가는 이유를.

유사시에 대책을 세우기 위해
국내 상황을 조금이라도 파악하려고 밖에 나가는 거잖아?

…나와 솔룸의 힘이 되려고.

아하하.
역시 누나야.

당연하잖아.
난 네 누나니까.

귀여운 동생이 생각하는 것쯤이야
전~부 내 손바닥 안이지!

고마워, 포가토.
네가 내 동생이라 정말 다행이야.

가족이니까.
서로 돕고 사는 건 당연한 거야.

하지만 본심을 말하자면…
나라와 나를 위해 행동하기보다는…

그저, 함께 지내기만 해도
기쁠 거 같아.

지금 이 순간처럼 말이야.

누나!
이걸로 문제는 해결이야!

무슨 말이야, 포가토?
문제라니, 뭐가 있었나?

응, 이거 받아.
내가 밤새 만들었어.

봉제 인형?
게다가 이건 혹시…

포가토 모습을 한 봉제 인형이잖아!

정답!

이제 누나와 나는 언제나 함께야.
더 이상 외롭게 하지 않을게.

내가 성을 떠나더라도
이 봉제 인형이 누나 곁에 있을 테니 말이야.

그리고 언제든지
나를 대신해 누나를 지켜 줄 거야.

포가토…

아무리 내가 긍정적인 성격이라 해도
봉제 인형이 날 지켜 준다는 생각은 안 해!

윽…!

게다가 미안하지만, 이 봉제 인형…
별로 포가토를 닮진 않았어!

당연히 너를 대신할 수 없다는 말이야!

여, 역시 그렇지?
하지만 열심히 만들었는데…

그러니까,
대신할 수 없으니…

앞으로는 솔룸에 있을 때도
좀 더 자주 돌아와.

우린 나라를 지키는 왕족이기 전에…
가족이기도 하니까.

누나…

알았어.
앞으로는 가족과의 시간도 소중히 여길게.

그래.
고마워, 포가토.

그럼, 이 봉제 인형은 이제 필요 없으려나?

필요해!
이건 이거 나름대로 소중히 여길 거야!

하하하!
고마워, 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