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회화 - 미스티라 & 메린


1. C 회화

메린
…………
미스티라
무슨 일이야, 메린?
멍해 보이는데.
메린
공주님이구나, 미안.
잠깐 생각 좀 하고 있었어.
미스티라
무슨 생각?
메린
공주님과 만났을 때가 생각나서 말이야.
미스티라
아아~!
가업을 잇기 싫어서 가출했을 때, 말하는 거야?
메린
응, 맞아.
메린
어릴 때부터 기사가 되고 싶었는데
난 차기 촌장으로 결정됐었지…
메린
그 불합리함에 진저리가 나서
마을을 뛰쳐나왔을 때의 이야기야.
미스티라
메린은 옛날부터 사고뭉치였구나.
메린
그건 아니야.
나 정도로는 사고뭉치 축에도 못 끼지.
메린
내가 마을을 뛰쳐나오고
갈 곳도 없이 방랑을 계속하다…
메린
그 무렵에 늑대에 탄 진짜 사고뭉치와 만나게 됐지.
미스티라
아하하!
날 말하는 거야?
메린
강도 집단을 겨우 혼자서 상대했잖아.
사고뭉치라는 표현이 모자랄지도 몰라.
미스티라
거기에 메린이 가세했었지.
잊지 못할 만남이었어.
메린
나도 그래.
메린
그때 공주님과 만나지 않았더라면…
난 이곳에 없었을 거야.

2. B 회화

미스티라
이렇게 둘이서 모닥불을 둘러싸고 있으니
함께 방랑하던 때가 생각나네.
메린
강도를 상대로 대판 싸우던 여자아이…
그게 공주님과의 첫 만남이었지.
메린
그 후, 마음이 통한 우리는
솔룸 각지를 둘이서 방랑했잖아.
메린
물론 그때 난
공주님이 진짜 공주라는 걸 모르고 있었지만.
미스티라
딱히 묻지도 않았잖아.
말 안 해도 아는 줄 알았지.
메린
자, 공주님.
잘 들어 봐.
메린
평범한 공주는 혼자서 성을 빠져나오거나
며칠씩 방랑하며 강도와 싸우지 않아.
미스티라
그렇지.
그런 답답한 생활은 나한테 무리야.
메린
후후.
틀림없이 공주님에겐 힘들겠지.
메린
하지만 정말 놀랐어.
함께 각지를 방랑한 친구가 공주님이었다니.
메린
하루는 내 사정을
빠짐없이 공주님에게 말했었잖아.
메린
어릴 때부터 기사가 되고 싶었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건 불가능했었다고 말이야.
메린
그래서 이렇게 가출해서
방랑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었지.
메린
그러자 공주님은…
미스티라
정말 진심으로 기사가 되고 싶어?
이렇게… 물었었지 아마.
메린
그래서 난 되고 싶다고 답했지.
메린
그러자 공주님은 본인의 검을 내 어깨에 대고
기사로 임명을 했어.
미스티라
당신을 기사로 임명합니다.
메린
난 웃었어.
소꿉놀이라도 하는 건가 싶었거든.
메린
하지만 공주님은 웃지 않았어.
진지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지…

3. A 회화

메린
나를 기사로 임명한 공주님의 눈은
진심 그 자체였어.
미스티라
그야 정말 진지했으니까.
미스티라
함께 여행한 덕분에
메린이 엄청 좋은 아이라는 걸 알았거든.
미스티라
이 아이가 내 기사가 되어 준다면
너무 좋을 거 같았어.
메린
후훗.
고마워, 공주님.
메린
그래도 될 수 있으면
임명하기 전에 신분을 밝혔으면 좋았잖아.
미스티라
그, 그거야! 곧바로 신분을 밝혔잖아!
잠시 까먹은 거뿐이었어!
미스티라
게다가, 임명이 끝난 후에
메린의 마을까지 함께 갔잖아!
메린
그랬지.
메린
공주님은…
촌장인 우리 엄마에게 머리를 숙였어.
메린
날 본인의 기사로 삼고 싶다고.
허락을 받고 싶다고 했지.
메린
엄마는 놀랐지만 바로 승낙해 주셨어.
기사 역할이 끝나면 촌장이 되겠다는 조건으로…
미스티라
좋은 어머니셨어.
내 마음도, 메린의 마음도 이해해 주셨잖아.
메린
…………
메린
임명을 받은 순간부터
난 공주님의 기사가 됐지.
메린
그날을 기점으로 내 인생은 빛나기 시작했어.
미스티라
메린…
메린
그리고 그 빛은
앞으로도 평생, 흐려질 리 없어.
메린
그러니까 공주님.
난 앞으로도 당신의 기사로서 존재할 거야.
미스티라
그래. 메린.
나의 기사…
미스티라
앞으로도 쭉
내 기사로서, 좋은 친구로서 함께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