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도.
이건 이제 피할 수 없는 운명이야.

응.
언젠가는 이렇게 될 줄 알았어.

동료끼리 다투고 싶진 않아.
하지만 도망칠 수도 없어~

나와 네가 만난 순간부터 정해져 있었지.
여기선 정정당당히 싸울 수밖에 없어!

자, 시작할까!

멋진 것과 귀여운 것!

어느 쪽이 최강인지를!

인생에서 귀여운 걸 추구하는 나,
인생에서 멋진 걸 추구하는 메린.

운명의 장난으로 만나 버렸으니
어느 쪽이 최강인지를 정해야만 해.

승부를 낼 방법은 생각해 왔어.

서로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
귀엽다고 생각하는 것을 가져와서 보여 주자.

그것에 마음을 빼앗기는 쪽이 지는 거야.

알았어.
엄청나게 귀여운 걸 준비해 올게~

나도 지지 않을 거야.
내가 준비한 멋진 물건으로… 네 마음을 빼앗고 말겠어!

나야말로 메린을 귀여움의 포로로 만들 거야!

멋진 것과 귀여운 것,
어느 쪽이 최강인지 정하는 싸움…

시작하자, 로사도.
준비는 다 됐어?

응, 최고로 귀여운 걸 가져왔어.
이걸로 메린의 마음을 빼앗겠어.

그렇다면 우선 내가 도전을 받아들이지!
네가 가져온 귀여운 걸 보여 줘!

내가 가져온 건… 이거야!

그건… 뭔가를 그린 건가?

더 가까이서 잘 봐…

실물을 충실하게 그려낸…
북이르시온 복슬복슬 토끼의 모습을!

뭐, 뭐라고오오오오오?!

그 겁이 많아 좀처럼 서식지에서 나오지 않는 희귀 동물…
북이르시온 복슬복슬 토끼의 모습을 이렇게 자세히…

후후후.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어서 말이야.
그때 재빨리 그렸지~

크, 크으으으윽!
내가 희귀 동물을 좋아하는 걸 알고!

제법이군, 로사도!
내 마음은… 빼앗겼다!!

신난다~!
그럼 내가 이긴 거네!

아니, 승리를 선언하는 건
이걸 보고 나서 하도록 해!

드래곤이 정교하게 세공된 머리 장식이다!

뭐, 뭐야 그거!
엄청 멋있어!

너는 드래곤을 좋아하지.
분명 이거라면 마음을 뺏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자, 이것 봐.
입 안의 이빨까지 하나하나 정성스레 만들어졌다고.

그야말로 장인의 기술이네~!
굉장해, 굉장해! 멋져!

…………

…………

이 승부는…

무승부!

허억, 허억…

허억, 허억…

로사도, 난 드디어 깨달았어.

그 후로 몇 번이나 승부를 겨뤘지만,
승부가 날 리 없다는 걸.

그래, 메린.
나도 완전히 동감이야~

왜냐면 메린이 가져오는 멋있는 것은
전부 내 마음을 확실히 빼앗았으니까~

나도 동감이야.
네가 가져오는 귀여운 것에 홀딱 반했어.

역시 말이야, 결론은 이것밖에 없는 것 같아.
멋진 것도 귀여운 것도… 둘 다 좋아!

그래! 어느 쪽이 이겼는지는 상관없어!
좋은 건 좋은 거야!

하지만 미안한걸.
이렇게 오랫동안 상대해 줬으니.

무슨 말이야? 메린.

귀여운 것과 멋진 것 어느 쪽도 차이는 없다.
그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승부를 겨루길 잘했어.

…!

왜 그래, 메린?

로사도, 방금 넌… 정말 멋있었어.
나보다 몇 배나 더.

그 말을 하는 메린도 그래.

승부를 겨룬 뒤의 만족스러운 얼굴은
나보다 몇 배나 귀여워 보였어~

하하하.
고마워, 로사도.

우리는 앞으로도
서로의 길을 끝까지 추구해 나가자.

나는 귀여움의 길을,
메린은 멋짐의 길을.

교차할 일이 없는 길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끝까지 네가 나아가는 길을 지켜봐 주겠어!

응, 메린.
우리는 영원한 라이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