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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레 공…
왜 날 따라다니는 거지?

봉사 활동에다 경비 활동…
참으로 모범적인 활동이군.

나를 감시한다는 건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걸세.
나쁘게 생각하지는 말게.

내가 또 사룡 측에 돌아갈 것 같나?

그런 뜻은 아니었네.

하지만, 자네에 대한 처우를
모두가 인정한 것은 아닐세.

그렇군…
난 그만한 행동을 했으니까.

반드레 공.
수고를 끼쳐 미안하군.

신경 쓰지 말게.
난 멀리서 지켜볼 테니.

나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
모두가 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건 상관없네만
아무쪼록 귀찮은 일은 만들지 말게.

역시 신뢰받기 어려운 건가…

반드레 공도 내게 원한이 있을 테지.
그럴 만해. 나는 뤼미에르 공을…

오늘도 봉사 활동과 경비 활동인가?

딱히 마지못해 하는 건 아니야.
예전부터 이런 식으로 일하면 진정이 됐거든.

하지만, 내가 이곳저곳 걸어 다니면
반드레 공이 성가시겠군.

그렇지.
감시하는 입장도 고려해 줬으면 좋겠군.

사과하지…

농담일세.
이건 내 일이니까.

자네는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뭘 하든 내가 참견할 일은 아니지.

…………

반드레 공.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지?

…무슨 뜻인가?

뤼미에르 공에 대한 건 진심으로 미안하다.
지금까지 확실히 말 못 해서 미안하군…

지금은 동료이지 않나.
뭐라고 말할 생각은 없네.

뤼미에르 님께서도 살아 계셨더라면
흔쾌히 모브 공을 받아들이셨을 테니 말일세.

반드레 공은 내가 밉지 않은 건가?

미워한다고 바뀌는 건 없지 않나.

…………

그렇게 계속 담아 두지 말게.

자네가 선한 사람이라는 것은…
그동안 감시하면서 이미 알고 있으니.

앞으로 남은 긴 시간 동안
얼마든지 만회할 기회가 있겠지.

반드레 공…
신경 써 줘서 고맙군.

반드레 공에게 부탁이 있다.

부탁이라니 드문 일이군.
이야기를 들어 보지.

…………

내게 뤼미에르 공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나?

뤼미에르 님의 이야기를…?

내 잘못으로 죽은 사람에 대해
가능하면 알아 두고 싶다.

…알았네.

하지만, 뤼미에르 님과의 추억은 너무 많군.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그래…
그 이야기가 좋겠군.

리토스왕성에 대대로 전해져 오던
귀한 식기가 도둑맞은 적이 있었지.

전원이 범인 찾는 데 혈안이 됐었고
한 시녀가 범인으로 지목됐었다네.

내가 뤼미에르 님께 보고하고 처우에 대해 묻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셨지…

…………

범인을 찾지 못하면 경비의 평판이 떨어지고
위엄이 서질 않아.

그때는 참으로 난처했어서 잘 기억하고 있네.

그래서 어떻게 됐지?

다음 날 아침에 식기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네.

훔친 걸 들켜서 그랬던 것일지도 모르고
팔 용기가 안 나서 그랬을지도 모를 일이지.

확실한 건 모르지만 어쨌든
뤼미에르 님께서는 손대지 않고 사건을 해결하셨어.

…………

뤼미에르 님께서는 그런 분이셨다네.
언제나 웃는 얼굴로 상냥하셨으며, 평화를 바라셨지.

모두가 좋아했고
존경받는 훌륭한 분이셨네.

지금 느껴지는 이 마음의 고통을…
그때 느꼈더라면…

지금 모브 공은 사람들을 도우며 지키고 있네.
뤼미에르 님의 의지를 잇고 있는 거나 다름없지.

난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어.
하지만, 반드레 공의 마음은 고맙군.

반드레 공 같은 사람과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만났지 않나?
모브 공도 이제 괜찮을 걸세.

모든 사람에게 이해받을 생각은 없어.

하지만, 조금이라도 많은 사람에게
내가 변했다고 여겨질 만큼 노력할 것을 맹세하지.

그게 내 책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