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 회화
디아만드
멋지군.
이 이야기는 최고의 걸작이야.
디아만드
엘 왕녀.
당신이 말을 걸다니 별일이군.
엘
이미 알고 있겠지만
저는 사룡의 왕 솜브르의 딸입니다.
-
그리고 당신은 브로디아 국왕의 아들이죠.
종족은 다르지만, 왕을 아버지로 두었다는 점은 같습니다.
-
저는 아버지의 뜻을 이해할 수 없어서 갈라섰지만
반대로 당신은 부왕과의 관계가 좋았다고 들었습니다.
디아만드
그래, 나는 아버님을 존경하고 동경해.
하지만 방식에는 의문을 가질 때도 있지.
-
전쟁에 이기고 영토를 확장한 아버님은 뛰어난 왕이시지만
나는 무력에 의한 통치보다는 평화적인 통치를 원하거든.
디아만드
나라의 미래에 관해서 종종 언쟁을 나누기도 했지.
엘
부왕께 거역하고도 처형당하지 않았다는 말인가요?
디아만드
처형이라고?! 그런 걸 당할 리가.
그런 식이면 독재 국가가 될 거다.
엘
독재 국가… 그러면 제 조국은 독재 국가였군요.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면 즉결 처분이 내려졌으니까요.
-
언쟁은커녕, 자식은 반론만 제기해도 죽어야만 했죠.
그곳에 있는 한은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디아만드
그런 일이… 미안하다.
내 생각이 짧았군.
엘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아버지도… 조국도 세계도 지금은 전부 과거일 뿐이니까요.
-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서 만족했습니다.
또 언젠가 느긋하게 이야기를 나누죠.
2. B 회화
엘
인간의 왕자님, 또 만났군요.
이번에도 당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엘
왕에 대한 생각을 들은 뒤로
브로디아 왕국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
그래서 제 마음대로…
마을에 가서 정보를 모아 왔습니다.
엘
용으로 변신해서 금방 다녀왔습니다.
물론 용의 모습은 아무도 못 봤고요.
디아만드
그, 그렇군…
뭔가 의미 있는 정보는 얻었나?
엘
다들 입을 모아 당신을 칭찬했습니다.
당신이 언젠가 부왕을 뛰어넘는 위대한 왕이 될 것이다.
-
마을에 있던 백성들 모두
그렇게 굳게 믿는 것 같았습니다.
엘
제가 이런 말을 하면 조금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그 이야기를 들으니 기뻤습니다.
디아만드
엘 왕녀.
미안하지만, 그 찬사는 받을 수 없어.
디아만드
나에 대한 평가가 좋은 것은 나쁘지 않아.
하지만…
-
실례를 무릅쓰고 반대로 묻겠다만
만약 사람들이 내 평가를 안 좋게 했다면.
-
내가 왕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소문이 떠돌았다면
당신은 그 소문을 그대로 받아들였을 건가?
엘
그럴 일은 없습니다.
소문은 어차피 소문일 뿐이니… 앗.
디아만드
바로 그 점이다. 내가 왕의 그릇이 되는가 못 되는가.
그것은 당신의 눈으로 판단했으면 해.
디아만드
나야말로 잘난 듯이 훈계를 해 버렸군.
-
그렇다면, 각오해 주시죠.
당신이 직접 말한 이상 대충하지 않겠습니다.
-
디아만드가 왕에 어울리는 그릇인지
앞으로는 제가 두 눈 뜨고 확실하게 판단하겠습니다.
-
엘 왕녀에게 인정받는 그날까지
한층 더 자신을 갈고닦도록 하지.
3. A 회화
엘
디아만드.
지난번에 이야기한 후로 저는 당신을 지켜봤습니다.
-
그리고 제 눈으로 판단한 결과.
역시 당신은 훌륭한 왕의 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엘
당신은 강합니다. 이는 육체만을 말하는 게 아니고
무엇보다 그 마음… 의지에 강함이 뒤따르고 있죠.
-
곤경에 처해도 앞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에
여러 차례 격려받았습니다.
-
당신은 틀림없이 위대한 왕이 될 것이다.
이것이 제 판단입니다.
디아만드
고맙다.
엘 왕녀의 찬사는 가슴에 와닿았어.
디아만드
그렇다면 나도 내 생각을 말하지.
너는 총명하고 상냥한 인물이다.
-
항상 동료가 상처받지 않도록 최전선에 서더군.
적의 맹공을 받더라도, 어떠한 국면에 처하더라도.
엘
그것은 용족인 제가 내구력이 뛰어나기 때문이고,
필연적으로 그렇게 된 것뿐입니다.
디아만드
하지만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은 내구력과 상관없어.
마음이 없다면 몸이 강인하더라도 앞으로 나설 수 없으니까.
디아만드
그리고 그 상냥함은 전투 상황이 아닐 때에도
늘 발휘되고 있는 듯하더군.
-
길가에 핀 꽃이 밟히지 않도록
정성스럽게 옮겨 심던 것도 봤다고.
디아만드
네가 지금까지 날 지켜봐 온 것처럼
나도 내 눈으로 판단하려고 했다.
-
다른 세계에서 온 사룡… 그 꼬리표는 무겁겠지만
내가 본 너는 신뢰할 수 있는 큰 인물이야.
-
설마 디아만드도 저를 보고 있었다니.
그럴 수도 있는 것을 미처 몰랐군요.
-
아직 관찰을 계속할 필요가 있겠어요.
또 다른 일면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디아만드
나는 항상 똑 부러지는 사람은 못 돼.
가끔은 결점도 찾아 줬으면 좋겠어.
-
그리고 서로 부족한 점을 메워 주자.
앞으로도 함께할 동료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