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회화 - 엘 & 라팔


1. C 회화

라팔
누나, 여기 있었군.
라팔.
무슨 일이죠?
라팔
무슨 일이냐니.
지난번 전투에서 최전선에 나섰었지?
누나는 부활한 지 얼마 안 됐잖아.
전선에는 내가 대신 선다니까.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 없어요.
제게는 당신이 준 용석이 있지 않습니까.
덕분에 제 용석이 부서진 지금도
용으로 변신해 싸울 수 있습니다.
라팔
…그건, 그렇지만.
당신은 원래 세계의 전투에서
팔찌의 힘을 얻어 용으로 변신하게 됐죠.
그때 용의 충동을 결정화한 것이
이 용석이고요.
라팔
7팔찌의 강대한 힘 때문인지
용석이 일반적인 것들보다 훨씬 컸지.
그래서 나는 누나가 무사히 깨어난 뒤에
용석을 네 개로 쪼개서 그중 두 개를 건넸고.
무사히 용으로 변할 수 있을지 걱정됐지만
괜한 걱정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안도했어.
네, 저는 이제 괜찮습니다.
그러니까 불안한 표정 짓지 말아요.
라팔
좋아, 하지만 이것만큼은 약속해.
신변에 위험이 닥치면 바로 나를 불러.
고마워요.
그때는 꼭 힘을 빌려줘요.
라팔
어떤 때라도
가장 먼저 달려가지.

2. B 회화

라팔!
라팔
누나…
상처는 괜찮습니까?!
지난번 전투에서 무리해서 저를 감쌌잖아요!
치명상은 아니라서 다행이지만
자칫 잘못됐으면 당신은…
라팔
치료할 때 몇 번이고 들었어.
참격이 조금만 더 오른쪽을 향했다면 죽었을 거라던데.
지팡이로 치료는 했지만
흉터는 평생 사라지지 않는다더군.
그런…
제 탓이에요.
라팔
흉터 정도는 별일 아니야.
누나를 지켰으면 충분해.
라팔.
이제 다시는 그런 위험한 짓 하지 말아요.
당신이 희생해서 제 목숨을 건진들
제가 기뻐할 거라고 생각하나요?
라팔
생각 안 해.
그 정도야 나도 안다고.
하지만 나는 누나가 다시는…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어째서 그렇게…
저도 당신 마음은 이해해요.
하지만…
라팔
누나가 스스로 목숨을 끊고
그 후로 다시 눈을 뜰 때까지… 약 천 년.
나는 그동안 계속 후회해 왔어.
바보 같은 짓을 해서 누나를 죽게 만든 것을.
누나가 이대로 영원히 눈을 뜨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두려운 마음에 정신이 이상해지는 느낌이었지.
라팔…
라팔
두 번 다시 누나를 잃고 싶지 않아.
설령 이 몸이 어떻게 되든…
나는 누나를 지키겠어. 그저 그게 전부야.
이해하고 있다면야 더 할 말은 없겠군.
나는 이만 간다.
기다려요, 라팔!
저는 아직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라팔…
저는 어떻게 해야 하죠.

3. A 회화

라팔
누나… 치료는 끝난 거지?
잠시 이야기를 해 줘야겠어.
라팔, 끝날 때까지 기다렸나요?
시간을 빼앗았군요.
라팔
그런 건 어찌 되든 좋아.
어째서 나 같은 것을 감쌌지?
말했을 텐데. 나는 이 몸이 어떻게 되든
누나를 지키겠다고!
그 행동은 내 선언을 짓밟고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어리석은 짓이다!
후훗… 그러게요.
덕분에 이전과는 입장이 반대가 되었군요.
라팔
누나!
라팔, 당신이 화내는 것도 당연해요.
하지만 지금은 제 이야기를 들어 주세요.
저에게는 얼마 전…
당신에게는 천 년도 더 전이죠.
우리는 원래 있던 세계에서
가짜 쌍둥이 관계였죠.
그때는 진짜 쌍둥이가 되지 못하고
마지막에 싸우게 됐고요.
라팔
그게 어쨌다는 건데.
하지만 이 세계에서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같은 용석을 나눠 가졌어요.
누가 뭐라고 해도 진짜 쌍둥이예요.
쌍둥이 사이에 우열은 없습니다.
그런데… 당신만 저를 지키겠다는 건가요?
라팔
…!
그러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계속 가짜예요.
진짜 쌍둥이가 되기로 했으니,
저도 당신을 지키고 싶어요.
당신의 아픔은 제 아픔이고, 제 아픔은 당신의 아픔이에요.
행복도 불행도, 기쁨도 고통도 전부 반씩 나누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제 두 번 다시는
자신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말은 하지 말아요.
라팔
…………
그래. 사과할게, 누나.
내가 자만하고 있었던 모양이야.
누나를 잃을까 두려운 마음에
대등하지 않은 관계를 원하고 있었어.
누나 말대로야. 우리에게 우열은 없지.
내 무례했던 말들을 용서해 줘.
괜찮습니다. 그만큼 당신이
저를 소중하게 생각해 준다는 거니까요.
라팔
상처는 어때?
계속 남아있을 거라고 하던데요.
그건 당신도 똑같죠?
라팔
그래, 내 상처도 평생 남아.
후훗…
그러면 이건 둘이 맞춘 상처네요.
라팔
별로 즐겁게 웃을 일은 아니야.
저는 기쁩니다.
이 상처는 당신을 지켰다는 증거니까요.
라팔
훗… 나 참,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누나한테만큼은 당해낼 수가 없군.
드디어 웃어 줬군요.
당신의 미소를 보면 행복해집니다.
라팔
누, 누가 미소를 지었다고.
아니요, 속이려고 해도 소용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라팔
진짜 쌍둥이니까, 겠지.
맞아요.
라팔
앞으로도 계속일 거야, 누나.
그래요, 라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