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 회화
뤼에르
재회한 뒤로 천천히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잖아요.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하고 싶어서요.
라팔
약속했으니까.
「기적이 일어난다면 그때는 다시 만나자」고…
-
누나는 무사히 깨어났다. 약속을 어기는 것은
그 기적을 헛되이 하는 것과 같지.
-
그래서 내가 이곳에 있는 거다.
굳이 감사 받을 일도 아냐.
뤼에르
그렇지만
라팔에게는 도움을 받고 있으니까요.
-
너희를 속이고 상처 입힌 나한테 손을 내밀다니
정말 제정신이 아니야.
뤼에르
그런가요? 저는 그저 라팔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에요.
-
형제끼리 엇갈린 채로 끝나면 슬프잖아요.
게다가…
-
라팔이 어떻게 생각하든
저는 라팔을 좋아하거든요.
라팔
시끄럽다! 너는 네가 할 일이 있잖아.
나는 이제 내버려 둬!
2. B 회화
뤼에르
오늘은 날씨가 좋네요, 라팔.
산책하기 좋은 날이죠?
뤼에르
하지만 라팔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이 남아 있어서 만나러 왔어요!
라팔
당당하게 이야기하지 마.
그런 표정 지어도 안 귀엽다고.
뤼에르
라팔이 좋아하는 것이나 싫어하는 것,
물어보고 싶은 것은 많지만요…
-
…엘이 깨어나기까지의 일을 듣고 싶어요.
저쪽 세계에서 어떻게 지냈나요?
라팔
재미있을 만한 건 없어. 그저 계속 혼자…
누나가 깨어나기를 기다렸을 뿐이니까.
-
손을 잡고 곁에서 그저 바랐지.
깨어나 달라고.
-
다시 한번 쌍둥이로 시작하고 싶다고.
이번에야말로 누나를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다고.
-
무엇보다… 누나에게 내 진짜 이름을 알려 주고 싶다는
그 마음뿐이었어.
라팔
오늘 깨어나지 않으면 내일은 깨어나겠지.
그렇게 바라고 또 바랐는데…
-
정신을 차리고 보니 천 년이 지나 있더군.
라팔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나는 누나한테 그만한 짓을 저질렀으니까.
-
하지만 누나가 깨어난 아침은 선명히 기억나.
나한테 지어 준 미소도.
-
그 뒤로 이곳에 올 계획을 세웠고…
지금은 이러고 있지. 별로 대단할 것도 없어.
뤼에르
그렇지 않아요.
천 년 동안… 고생했군요, 라팔.
라팔
하고 싶다고 생각한 일을 한 것뿐이다.
누구에게도 치하받을 이유는 없어.
-
하지만, 네가 그 말을 해 주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되지 않았겠지.
-
그 건에 대해서는 감사하고 있다.
…일단은.
뤼에르
후훗, 고마움을 표현하는 방식이
엘과 똑같네요.
-
역시 쌍둥이끼리는 닮나 봐요.
정말 멋져요.
라팔
뭐? 지, 지금 누굴 놀리는 거냐?
나는 갈 테니 지금 한 이야기는 잊어!
뤼에르
기다려요, 라팔.
당신의 이야기를 좀 더 들려주세요.
3. A 회화
라팔
주방을 지나다가 억지로 휘말렸다. 과자를 만들기 전엔
안 놓아준다고 닦달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뤼에르
그럼 이건 라팔이 직접 만든 과자인가요…?
기쁘네요, 고마워요!
-
하나는 특별한 맛, 하나는 평범한 맛으로 만들었다.
너는 어느 것부터 먹을 거지?
뤼에르
그렇네요… 특별한 맛도 궁금하지만
우선 평범한 맛부터 먹어 볼까요?
-
으음?! 다, 달아요! 엄청 달아요!
입 안에서 단맛이 날뛰어서, 으윽…!
-
하아, 하아… 어떻게든 삼켰네요.
라팔, 이게 어디가 평범한 맛이에요!
-
나한테는 그게 평범한 맛이거든.
그 정도로 달지 않으면 먹은 느낌이 안 난단 말이지.
뤼에르
그, 그럼… 이 특별한 맛은…
얼마나 무시무시한 맛일까요…
뤼에르
그런 아까운 짓은 안 해요.
자, 잘 먹겠습니다…!
-
어…? 맛있어요, 이건 굉장히 맛있네요.
맛있기만 한 게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맛이에요.
라팔
그렇겠지, 내가 특별히 네 입맛에 맞춰
아주 연한 맛으로 만들었으니까.
라팔
톡톡히 맛봐라.
이런 일 다시는 없을 테니까.
-
평소의 감사를 전할 방법이 꼭 말일 필요는 없다고
여기 있는 녀석들이 알려 줬다.
뤼에르
잘 먹었어요.
이 과자에는 라팔의 마음이 담겨 있군요.
-
그런데… 한 가지 큰 문제가 있는데요.
들어 줄래요?
뤼에르
배가 불러요.
이래서는 저녁을 못 먹어요, 어쩌죠?!
라팔
꼴좋군. 배가 꺼질 때까지
솔라넬을 뛰어다녀 보시지, 신룡!
4. S 회화
뤼에르
물자 보급을 도와줘서 고마워요.
덕분에 살았어요, 라팔.
라팔
마침 손이 비었을 뿐이다.
별다른 일은 안 했어.
뤼에르
말은 그렇게 하지만
짐은 거의 다 라팔이 옮겨 줬잖아요.
라팔
정말이지, 네 녀석은 속도 좋군.
힘든 싸움 중에도 웃으면서 남 생각이나 하다니.
-
이곳의 너는 나처럼 아버지의… 아니,
사룡의 피를 잇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놀랐는데…
-
너처럼 순해 빠진 사룡의 혈족은
내 세계에 있었다면 맨 먼저 죽었을 거다.
라팔
너무하다고? 사실이잖아.
너는 정말… 바보다.
-
태평하고 순한 데다, 오지랖까지 넓으니.
어쩔 수 없는 바보 용이라고.
뤼에르
하지만 그 바보랑 어울려 주는 건
당신이잖아요.
-
약속을 지켜서 여기까지 와 준 데다
계속 함께 싸워 주니… 정말 든든해요.
뤼에르
실없는 소리 더 할래요. 그렇게 차갑게 말해 봤자
어차피 라팔은 제 이야기를 들어 줄 테니까요.
뤼에르
『약속의 반지』예요.
건넨 상대와의 인연이 깊어지는 특별한 반지…
라팔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그건 다른 이에게 건네라고!
내가 매력적인 것은 뭐, 알겠다만…
-
…이건 아니잖아. 내겐 그걸 받을 자격이 없어.
네 파트너로서는 좀 더…
뤼에르
청렴이요? 제게는 사룡의 피가 흐르고 있어요.
아까 당신이 이야기했잖아요.
-
저도… 솜브르의 부하로서 싸운 과거가 있어요.
그쪽 세계의 신룡과는 다르다고요.
뤼에르
이것을 누구에게 건넬지 생각했을 때
라팔의 얼굴밖에 떠오르지 않았어요.
-
앞으로도 부디
저와 함께 싸워 주지 않을래요?
-
…어쩔 수 없군. 내가 눈을 떼면
네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까.
-
내가 마지막까지 함께해 주지.
너는 주저하지 말고 네 뜻대로 밀어붙여.
-
나는 네 곁에서 네 싸움을 지켜보겠다.
설령 세계를 적으로 돌리더라도 네 편이 되겠어.
라팔
그리고… 말인데.
이건 한 번만 말할 거니까 잘 들어.
-
너는 전에
내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했지?
-
처음에는 「라팔」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 것 자체로 행복을 느꼈다. 하지만…
-
이곳에서 지내다 보니
너 없이는 나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게 됐다.
-
그러니까 다시 한번… 나와 약속해라.
신룡 뤼에르.
라팔
멋대로 내 곁을 떠나지 마라.
너도 네 미래도…… 내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