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 회화
모브
거기 우두커니 서 있는다고 무기 정비가 끝나지는 않는다.
당번이 너랑 나라는 사실도 바뀌지 않지.
모브
움직일 생각은 없나 보군.
네 녀석은 이곳의 너와 비슷한 성격인 건가.
-
몇 번 정도 함께 전장에 섰다만
나는 네가 믿을 만한지 판단하지 못했다.
-
나랑 있는 게 그렇게 싫으면 가라.
이곳에는 나 혼자 남지.
그레고리
그, 그건 싫어!
혼자 남겠다는 말은 하지 마!
그레고리
미, 미안, 어쨌든… 그건 거절하지.
끝날 때까지 반드시 옆에 있을 거야.
모브
하…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군.
이대로라면 결말이 안 나겠어.
-
그다지 자신 있는 방법은 아니지만
우선 대화를 좀 해 보는 건 어떨까.
모브
나랑 너는 서로를 너무 몰라.
우선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부터…
그레고리
그건 모브가
나랑 이야기하고 싶다는 뜻이야?
그레고리
아니야! 나도… 계속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하지만 무서웠어, 용서받을 수 없을 것 같아서!
-
너를 혼자 두고 온 나한테 그럴 자격이 있는 건지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 했어, 용서해 줘…!
그레고리
모브…!
이제 혼자 두지 않을 거야, 계속 함께라고!
모브
아까도 상대하기 힘들었지만…
이건 이거대로 상대하기 힘들군.
2. B 회화
-
이렇게 대화하게 됐는데도
모브는 나를 신뢰한다는 느낌이 안 드네.
그레고리
이래 봬도 나는 저쪽 세계에서
모브에게 사익 부관 자리를 물려받았다고.
-
그만큼 나를 신뢰했다는 말이야.
저쪽 세계의 너는.
모브
마음은 이해한다.
여기 있는 네게는 등을 맡길 수 있겠군.
그레고리
이쪽 세계의 나는 어떤데?
듣자 하니 사구라는 조직을 결성했다며?
그레고리
당연하지, 왜냐하면 불공평하잖아.
내 세계의 모브 이야기는 그렇게 많이 들려줬는데.
모브
펑펑 울고 내 옷에 콧물을 묻혀 가면서 말이지.
-
알겠다, 하지만 어느 정도
각오하고 듣는 게 좋아.
모브
나도 전부 본인한테서 들은 건 아니지만…
-
이 세계의 너는 어렸을 때 부모에게 버림받고
사룡 신도들에게 주워져 교회에서 생활했다.
모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그 녀석은 아픔을 좋아한다는 점.
상처를 입는 것도, 입히는 것도 좋아했지.
-
교회에서는 항상 자해를 해서
사룡에게 피를 바쳤다고 들었다.
-
그 열광적이기까지 한 신앙을 전해 들은 세피아라는 자가
그를 사구로 끌어들였다더군.
-
그때까지는 다른 신도들이 거리를 둬서…
대화다운 대화도 못 나눴다던데.
그레고리
그야 그랬겠지, 나도 싫어, 그런 녀석은!
아픈 걸 좋아하다니, 제정신이 아니라고…
-
그래서, 가장 중요한 사구는?
우리 사이는 어땠는데?
모브
빈약한 인연으로 간신히 이어진 사이였다.
한 명의 죽음을 계기로 그것도 완전히 끊어졌지만.
그레고리
한 명의 죽음…? 이쪽 세계의 나야?
셀레스티아? 마델린?
-
마델린에 해당하는 인물이
너와 셀레스티아에 해당하는 이에게 죽었다.
모브
부질없는 최후라며 비웃었지…
나는 그걸 용서할 수 없어서 이쪽 편에 섰다.
-
지금도 생각나곤 해, 그것 때문에…
같은 모습을 한 너에게도 마음을 다 열지 못하고 있다.
그레고리
…그런 짓을 했다면 그럴 만도 하지.
하하, 네 태도도 납득이 가네.
-
미안… 오늘은 이만 돌아갈게.
이야기해 줘서 고마워.
3. A 회화
-
미안했다.
쓸데없는 것까지 이야기할 생각은 없었는데…
그레고리
괜찮아.
내가 듣고 싶다고 한 거니까.
-
그만한 일을 저질렀으면
모브가 나를 신용 못 할 만하지.
모브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지금까지 같이 지내면서…
네가 동료를 공격할 리는 없다고 깨달았다.
-
동료를 공격하지도 않을뿐더러
동료를… 홀로 두고 가지도 않아!
모브
그래, 너는 분명… 겁이 많지만
위험할 땐 자기 몸을 던져서라도 동료를 지키겠지.
-
이렇게 생각할 정도로
나는 너를 신뢰하고 있다.
그레고리
그, 그랬어?
헤헤… 겨우 신뢰를 얻어냈군.
그레고리
뭐야, 사람이 고맙다는데
애매한 표정이나 짓고.
-
그리… 이쪽 세계의 너에게는
이런 식으로 감사 인사를 받아 본 적이 없거든.
-
그나저나… 이 세계의 나는 도대체 얼마나 심각한 거야?
그레고리
아니, 모브는 그렇게 웃는구나 싶어서.
그레고리
하핫, 그렇네!
서로 닮은 상대가 떠오르기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