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회화 - 모브 & 그레고리


1. C 회화

모브
…………
그레고리
…………
모브
그레고리라고 했나?
그레고리
그래.
모브
거기 우두커니 서 있는다고 무기 정비가 끝나지는 않는다.
당번이 너랑 나라는 사실도 바뀌지 않지.
그레고리
그렇지.
모브
움직일 생각은 없나 보군.
네 녀석은 이곳의 너와 비슷한 성격인 건가.
몇 번 정도 함께 전장에 섰다만
나는 네가 믿을 만한지 판단하지 못했다.
나랑 있는 게 그렇게 싫으면 가라.
이곳에는 나 혼자 남지.
그레고리
그, 그건 싫어!
혼자 남겠다는 말은 하지 마!
모브
…?
그레고리
미, 미안, 어쨌든… 그건 거절하지.
끝날 때까지 반드시 옆에 있을 거야.
모브
하…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군.
이대로라면 결말이 안 나겠어.
그다지 자신 있는 방법은 아니지만
우선 대화를 좀 해 보는 건 어떨까.
그레고리
대화?
모브
나랑 너는 서로를 너무 몰라.
우선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부터…
그레고리
그건 모브가
나랑 이야기하고 싶다는 뜻이야?
모브
그렇다만, 불만인가?
그레고리
…………
흑, 으흐흑…!!
모브
울 정도로 싫나?!
그레고리
아니야! 나도… 계속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하지만 무서웠어, 용서받을 수 없을 것 같아서!
너를 혼자 두고 온 나한테 그럴 자격이 있는 건지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 했어, 용서해 줘…!
모브
그, 그래.
잘 모르겠지만, 알겠다.
그레고리
모브…!
이제 혼자 두지 않을 거야, 계속 함께라고!
모브
아까도 상대하기 힘들었지만…
이건 이거대로 상대하기 힘들군.

2. B 회화

그레고리
저기, 모브…
이렇게 대화하게 됐는데도
모브는 나를 신뢰한다는 느낌이 안 드네.
모브
그런가?
딱히 의식하고 있지는 않다만.
그레고리
이래 봬도 나는 저쪽 세계에서
모브에게 사익 부관 자리를 물려받았다고.
그만큼 나를 신뢰했다는 말이야.
저쪽 세계의 너는.
모브
마음은 이해한다.
여기 있는 네게는 등을 맡길 수 있겠군.
그레고리
이쪽 세계의 나는 어떤데?
듣자 하니 사구라는 조직을 결성했다며?
모브
…듣고 싶나?
그레고리
당연하지, 왜냐하면 불공평하잖아.
내 세계의 모브 이야기는 그렇게 많이 들려줬는데.
모브
펑펑 울고 내 옷에 콧물을 묻혀 가면서 말이지.
알겠다, 하지만 어느 정도
각오하고 듣는 게 좋아.
그레고리
무서운 소리 하지 마.
모브
나도 전부 본인한테서 들은 건 아니지만…
이 세계의 너는 어렸을 때 부모에게 버림받고
사룡 신도들에게 주워져 교회에서 생활했다.
그레고리
흐음,
역시 그 부분은 똑같은가.
모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그 녀석은 아픔을 좋아한다는 점.
상처를 입는 것도, 입히는 것도 좋아했지.
교회에서는 항상 자해를 해서
사룡에게 피를 바쳤다고 들었다.
그 열광적이기까지 한 신앙을 전해 들은 세피아라는 자가
그를 사구로 끌어들였다더군.
그때까지는 다른 신도들이 거리를 둬서…
대화다운 대화도 못 나눴다던데.
그레고리
그야 그랬겠지, 나도 싫어, 그런 녀석은!
아픈 걸 좋아하다니, 제정신이 아니라고…
그래서, 가장 중요한 사구는?
우리 사이는 어땠는데?
모브
빈약한 인연으로 간신히 이어진 사이였다.
한 명의 죽음을 계기로 그것도 완전히 끊어졌지만.
그레고리
한 명의 죽음…? 이쪽 세계의 나야?
셀레스티아? 마델린?
모브
…………
마델린에 해당하는 인물이
너와 셀레스티아에 해당하는 이에게 죽었다.
그레고리
…!
모브
부질없는 최후라며 비웃었지…
나는 그걸 용서할 수 없어서 이쪽 편에 섰다.
지금도 생각나곤 해, 그것 때문에…
같은 모습을 한 너에게도 마음을 다 열지 못하고 있다.
그레고리
…그런 짓을 했다면 그럴 만도 하지.
하하, 네 태도도 납득이 가네.
미안… 오늘은 이만 돌아갈게.
이야기해 줘서 고마워.
모브
…그레고리.

3. A 회화

모브
괜찮나?
죽을상을 하고 있군.
그레고리
문제없어.
모브
얼마 전 일이 신경 쓰이나?
미안했다.
쓸데없는 것까지 이야기할 생각은 없었는데…
그레고리
괜찮아.
내가 듣고 싶다고 한 거니까.
그만한 일을 저질렀으면
모브가 나를 신용 못 할 만하지.
모브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지금까지 같이 지내면서…
네가 동료를 공격할 리는 없다고 깨달았다.
그레고리
당연하지!
나는 그런 짓 안 한다고!
동료를 공격하지도 않을뿐더러
동료를… 홀로 두고 가지도 않아!
모브
그래, 너는 분명… 겁이 많지만
위험할 땐 자기 몸을 던져서라도 동료를 지키겠지.
이렇게 생각할 정도로
나는 너를 신뢰하고 있다.
그레고리
그, 그랬어?
헤헤… 겨우 신뢰를 얻어냈군.
믿어 줘서 고맙다, 모브.
모브
…………
그레고리
뭐야, 사람이 고맙다는데
애매한 표정이나 짓고.
모브
미안하다, 나도 모르게 놀랐군.
그리… 이쪽 세계의 너에게는
이런 식으로 감사 인사를 받아 본 적이 없거든.
그레고리
다른 사람이잖아.
그나저나… 이 세계의 나는 도대체 얼마나 심각한 거야?
모브
훗… 그러게나 말이다.
그레고리
…………
모브
왜 그러지?
그레고리
아니, 모브는 그렇게 웃는구나 싶어서.
모브
다른 사람이잖나.
그레고리
하핫, 그렇네!
서로 닮은 상대가 떠오르기는 하지만…
우리는 우리야.
잘 지내 보자, 모브.
모브
그래, 그러자.
그레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