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회화 - 셀레스티아 & 그레고리


1. C 회화

셀레스티아
그레고리, 컨디션은 어때?
이쪽 세계에는 익숙해졌어?
그레고리
그저 그래, 원래 있던 세계랑 비슷하면서도
다른 게 많아서 혼란스럽지만…
대체로 익숙해진 것 같아.
빨리 전쟁을 끝내고 평화롭게 만들고 싶어.
셀레스티아
이 세계에서는 또
새로운 적과 대치해야 하니까.
여기 온 이상은 신룡 님께 도움이 되도록
사익으로서 열심히 해야지.
그레고리
…모브도 데려오고 싶었어.
넷이서 왔으면 최고였을 텐데.
셀레스티아
나도 그 생각은 늘 들어.
모브 덕분에 우리가 살아 있으니까.
그레고리
그 녀석이 사익을 결성해 줬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도 이렇게 함께 있을 수 있어.
그런데 제일 먼저 사라지다니.
그때 강제로라도 내가 대신…
셀레스티아
그건 안 돼.
모브는 우리가 살기를 원했어.
뜻을 이어 주기를 바랐지…
그래서 당신에게 부관 자리를 맡긴 거야.
그레고리
나 참, 왜 나 같은 녀석한테.
셀레스티아
연장자 우대 같은 거 아닐까?
그레고리
지난번 일의 복수야?
셀레스티아
후후, 농담이야.
당신이 부관인 이유는 알고 있어.
동료를 지키고 용감하게 싸울 수 있잖아.
그레고리
나는 계속해서 도망친 것뿐이야.
어쩌면 지금도 그런지도 몰라.
셀레스티아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럴 리가 없잖아.
그레고리
왜 갑자기 진지하게 반응하고 그래?
셀레스티아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은 모브가 맞아.
하지만, 그것을 이어가려는 것은 우리 4명의 의지야.
그레고리는 도망치지 않았어.
자신감을 가져, 당신은 사익의 부관이니까.
그레고리
…그래.

2. B 회화

셀레스티아
옛날이야기를 들어 줬으면 해.
그레고리
옛날이야기? 언제 말이야?
셀레스티아
나랑 그레고리가 만나기 조금 전에,
아직 우리의 신룡 님께서 살아 계셨을 무렵의 일이야.
그레고리
그건 꽤 오래전 이야기군.
셀레스티아
정찰에 나섰던 나는 이르시온의 지브르 항구에서
이형병이 모여 있는 것을 발견했어.
가만히 둘 수가 없어서 돌격해 버렸는데,
정찰 중이라 혼자였으니 지금 생각하면 무모한 짓이었어.
숫자에 밀려 큰일 났다 싶었을 때는 이미 늦은 상황이었지.
이탈할 방법도 없어 죽음을 각오했어.
그때 한 남자가 뛰쳐나와서
나를 감싸고 싸우기 시작했어.
그레고리
이봐, 그건…
셀레스티아
지금도 기억나, 그때 들었던 말.
이럴 때는 도망쳐야 한다고, 굳이 쓴맛을 보고 싶냐고 했지.
그레고리
그래, 말했지.
그립군. 까맣게 잊고 있었어.
셀레스티아
지금 생각해도 신기해. 당신은 겁도 많으면서
어째서 도와주러 와 줬을까?
그레고리
내가 가면 도움을 바라는 누군가를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
어렸을 때 나는 주변에서 나쁜 일을 많이 당했는데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어.
누군가가 와 주기를 계속 바랐지만, 끝내 이뤄지지 않았지.
그 아픔을 알고 있었으니까…
그때 도우러 가지 않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어.
적어도 그때의 나한테는.
셀레스티아
기뻤어.
절망 속에서 갑자기 빛이 비쳤으니까.
그레고리
그렇게 좋은 일이었던가?
듣기 나쁘지는 않지만.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서
처음부터 같이 도망칠 생각만 가득했는데.
셀레스티아
덕분에 나는 간신히 목숨을 건졌는걸.
무엇보다… 찾았다고 생각했어.
등을 맡길 수 있는 동료를.
그래서 그 자리에서 우리에게 오지 않겠냐고 권유한 거야.
리토스의 땅에서 함께 싸우지 않겠냐고.
후후, 그레고리는 그 권유에 겁을 먹고는
황급하게 계속 거절했지.
그레고리
결과적으로 못 이기고 승낙했지만.
잘도 나 같은 녀석한테 말을 걸었네.
처음 보는 정체 모를 사람이라고.
셀레스티아
그 상황에서 도우러 와 준 사람은
분명 믿을 수 있는 사람일 테니까.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목숨을 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게 내게는 희망이 됐어.
그레고리
그렇군, 그럼 그날이 내 결의의 날.
진짜 시작의 날이었던 건가.
셀레스티아
그런 거지.
당신은 도망치지 않았다는 거, 이제 알겠지?

3. A 회화

그레고리
셀레스티아는 사익을 가족이라고 부르잖아.
그건 어떤 의미로 부르는 거야?
나는 가족에 좋은 추억이 없어.
그건 사익의 다른 녀석들도 비슷하지 않나?
셀레스티아
그렇지, 우리는 만나기 전에
저마다 소중한 것을 잃었어.
나는 마룡 일족을, 그레고리는 있을 곳을,
마델린은 부모님을, 그리고… 모브는 주군을.
그레고리
모브 이야기는 딱 한 번 본인한테서 들었어.
전투에서 주군을 지켜 내지 못했다고 후회하고 있었지.
별다른 가치도 없는 전투에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허망하게 죽게 해 버렸다면서 말이야.
셀레스티아
우리 사익은 각자 다른 슬픔을 가지고 있어.
그걸 치유할 수 있는 건 돌아올 장소라고 생각해.
없으니까 만들면 된다.
그런 생각으로 모브는 사익을 결성했을 거야.
그레고리
듣고 보니 그럴지도 모르겠네.
하지만 그건 가족이랑은 다르지 않아?
셀레스티아
나도 처음에는 가족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사익은 동료, 동지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함께 지내며… 웃고 이야기하다 보니
각자의 공허함을 채워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
이 넷이라면 서로 의지할 수 있다고.
누구든 괜찮았을 거라는 말이 아니야.
그건… 동료나 동지보다도 가깝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해.
그레고리
그래서 가족인 건가…
셀레스티아
나는 그렇게 생각해.
그리고 돌아올 장소는 유지해야만 하고.
사익은 돌아올 장소이자 가족 모두가 있을 곳…
설령 누군가 빠지더라도 남은 이들이 지켜 나가는 거야.
앞으로 누군가 한 명만 남게 되더라도.
그레고리
…그리고 그건 마룡족인
당신이 될 가능성이 높겠지…
셀레스티아
응?
그레고리
아무것도 아니야.
그런데…
가족이라면 역할은 어떻게 되는 거야?
셀레스티아
음~ 내가 엄마고, 모브가 맏이,
그레고리는 남동생이고, 마델린이 여동생이겠지?
그레고리
묘하게 어울리는 것도 같네. 그나저나 내가 동생…
아니, 아빠는 없는 거야?
셀레스티아
어머, 아빠를 하고 싶었어?
그레고리
농담도.
셀레스티아야말로 외모를 봤을 땐
엄마가 아니라 누나여야 하는 거 아니야?
셀레스티아
웬일로 듣기 좋은 말을 다 하네? 하지만 괜찮아.
나는 엄마로서 모두를 사랑하니까.
마음껏 어리광 부리렴.
자, 사양할 것 없어.
장난이야.
내가 사익을 가족이라고 부르는 이유, 납득했어?
그레고리
그래, 고마워.
말로 들으니까 안심되네.
앞으로도 계속 사익은 가족.
우리의… 돌아올 장소야.